[칼럼]뇌전증 환자, 일상생활 가능할까?

도움말: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신경과 김성훈 교수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김성훈 교수
결론부터 말하자면 뇌전증 환자도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뇌전증은 신경세포의 일시적이고 불규칙적인 이상흥분현상에 의해서 발생한다는 것이 밝혀진 만큼 이러한 현상을 억누르는 약물(항경련제)을 복용하거나 병소를 제거하는 경우 증상의 완화와 치료를 기대해 볼 수 있다.

뇌전증(Epilepsy)의 어원은 그리스에서 유래한 것으로 외부에서 악령에 의해 영혼이 사로잡힌다는 뜻에서 시작되었다. 의학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기에는 경련 발작을 일으키는 뇌전증 환자를 보며 악령에 들렸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의학기술의 발전으로 뇌전증이 뇌신경세포의 과도한 전기적 방전으로 인하여 갑작스러운 경련이나 의식 소실 등의 다양한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만성질환으로 밝혀졌다. 그렇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편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2012년 대한뇌전증학회에서는 ‘간질’이라는 용어를 ‘뇌전증’으로 변경하였다.

뇌전증은 특별한 원인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수천억 개의 뇌신경세포 중 일부가 짧은 시간동안 과도한 전류를 발생시킴으로써 발작(Seizure)이 일어나는 것이다.

2회 이상 이러한 발작이 나타나는 경우 지속적인 약물치료가 필요한 뇌전증 환자 군으로 분류되며, 전 세계 인구의 약 0.5~1%가 이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2~3만 여명의 새로운 뇌전증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나 이들 중 20~30%만이 적절한 치료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뇌전증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발작이 언제 어디서 일어났는지, 얼마나 지속되었는지, 환자가 기억했는지 등에 대한 문진을 먼저 시행한다. 그 이후 환자의 증상에 따라 자기공명영상(MRI), 뇌파검사(EEG), 양전차 방출 단층촬영법(PET) 검사, 24시간 동영상 뇌파검사 등을 시행한다.

뇌전증을 치료하는 방법 중 가장 효과적인 것은 항경련제의 복용이다. 실제로 적절한 약물치료를 받는 뇌전증 환자들의 약 60%는 발작 없이 생활 하고 있으며 약 20%정도만 수개월의 한번 정도의 드문 발작을 보인다. 뇌전증 전문의 처방에 의한 적절한 항경련제를 복용하더라도 경련이 발생해 사회 생활이나 일상생활의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뇌전증을 앓고 있던 사람 중에서는 소크라테스나 프랑스의 나폴레옹, 미술가 고흐 등이 있으며 이들이 쌓은 업적을 볼 때 뇌전증을 앓고 있어도 충분히 사회적으로 인정과 존경을 받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주위에 뇌전증 증상(발작이나 갑작스러운 의식 소실 등)을 보이는 사람이 있으면 주위의 뇌전증 질환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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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