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가슴 두근거림', 공황장애일까 부정맥일까?

▲ 오상신경외과 오민철 대표원장 
갑작스럽게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으로 불편감을 느끼는 이들이 많습니다. 별다른 이유 없이 자주 반복되는 증상 때문에 혹시 큰 병은 아닐지 불안해하는데, 오히려 이 불안감으로 증상이 악화되기도 합니다. 오상신경외과 오민철 원장을 통해 두근거림의 원인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Q. 두근거림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A. 두근거림이란 심장박동이 빠르거나 불규칙할 때 느끼는 증상입니다. 의학용어로는 ‘심계항진’ 또는 ‘부정맥’이라고 합니다. 누구나 두근거림이 나타나면 심장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닐까 걱정을 하게 됩니다. 물론 심장이 원인인 경우가 많지만 의외로 심장에는 문제가 없이 감정적으로 흥분하거나 불안한 상태나 심한 운동, 술, 담배, 카페인 등이 원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Q. 즉시 병원을 가야 하는 심장질환과 연관된 두근거림의 증상은?
A. 현기증이나 어지럼증 또는 실신 등의 증상이 동반된 경우, 그리고 흉통이나 호흡곤란이 있는 경우, 마지막으로 심혈관 질환 가족력이 있거나 고혈압, 고지혈증, 관상동맥 질환 등의 위험인자가 있는 경우는 심장질환과 연관이 높습니다.

이 세 가지의 경우에는 지체하지 말고 가장 가까운 내과 병원으로 바로 가서 심전도를 찍어 봐야 합니다. 예약 방문이 아닌, 곧바로 가서 심전도를 찍어 보는 게 좋습니다. 부정맥은 심장에 위중한 문제가 없어도 증상의 원인이 될 수 있는데요. 이러한 증상이 나타날 때 심전도 검사를 하면 부정맥 진단이 더 용이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Q. 심장검사에서 문제가 없는 경우 꼭 확인해야 하는 내과적 문제는?
A. 심장에 별다른 이상 없이 나타나는 두근거림의 원인으로는 갑상선기능항진증, 저혈당증, 탈수, 전해질 이상 등이 있습니다. 또한 처방받은 약물에 의해 발생하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약물로는 일부 혈압약, 기관지 확장제, 식욕 억제제, 갑상선 호르몬 약, 당뇨병약, 우울증약, 항생제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전문의약품이 아닌 일부 종합 감기약 등도 두근거림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꼭 확인이 필요합니다.

Q. 심장 문제도, 내과적인 문제도 아니라면?
A. 가슴 두근거림의 약 1/3은 공황장애, 정신적인 스트레스, 불안증 같은 정신적인 문제 때문에 발생합니다. 특히 공황장애는 매우 심하고 갑작스러운 공포감이나 불안감이 이유 없이 수 초 또는 수 분간 짧게 나타나면서 심장이 두근거리는 증상이 있을 때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교감신경은 우리 몸에서 긴장이나 위기 상황에 대한 대비를 준비하는 신경이고, 부교감신경은 반대로 이완이나 안정과 관련된 신경입니다. 스트레스로 인해 교감신경이 지속적이고 만성적으로 자극되면 심장박동 수가 증가하고 심장의 수축력이 강해지기 때문에 가슴 두근거림을 더 잘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교감신경의 흥분을 가라앉히고 부교감신경의 기능을 올리는 치료가 두근거림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여성의 경우 생리할 때나 폐경기 때 체내 호르몬 변화와 함께 가슴 두근거림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 역시 생리 주기와 관련된 자율신경의 균형이 깨지면서 오는 교감신경의 항진이 원인입니다.

Q. 가슴이 두근거리면 부정맥 치료를 받아야 하나요?
A. 두근거림이 있다고 해서 모두 부정맥 치료를 받는 것은 아닙니다. 증상이 없고 장기간 경과해도 심장의 수축 기능을 떨어뜨리지 않으며, 실신이나 급사를 발생시킬 위험성이 거의 없는 부정맥은 치료하지 않아도 됩니다.

설령 증상이 있더라도 항부정맥 약제를 바로 처방받아 복용하는 것은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심신 안정, 충분한 수면과 휴식, 음주를 절제하면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가 많아, 증상이 있다고 바로 항부정맥 약제를 처방받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항부정맥 약제 복용이 또 다른 부정맥을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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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