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알고 있는 1형, 2형 당뇨병에 비해 췌장성 당뇨병(외분비 췌장질환 유발 당뇨병)에 대한 내용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전세계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췌장성 당뇨병에 대해서 한국인 빅데이터를 이용해 그 특성과 임상경과를 밝힌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아주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 한승진 교수팀(이나미 임상강사)은 당뇨병 분야 최고 권위의 학술지 ’Diabetes care(IF 19.112)' 최근 온라인판에 ‘췌장성 당뇨병이 2형 당뇨병보다 임상 경과가 더 나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 코호트 자료를 이용해, 2012년부터 2017년까지 당뇨병을 처음 진단받은 환자 157,523명 중 췌장질환 진단 이후 당뇨병 진단을 받은 췌장성 당뇨병 환자 3,629명(2.3%)과 2형 당뇨병 환자 153,894명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췌장성 당뇨병 환자군은 2형 당뇨병 환자군보다 당뇨병 진단 5년 후 인슐린 치료 비율이 38% 더 높았다. 게다가 합병증인 저혈당 발생은 85%, 당뇨병성 신경병증·신병증·안병증 발생 위험은 각각 38%, 38%, 10% 높게 나타났다. 또한 심·뇌혈관질환, 말초혈관질환은 각각 59%, 38%, 34% 더 많이 발생했으며, 사망률 발생의 경우 74% 더 높았다.
이는 췌장성 당뇨병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우는 연구결과다. 2형 당뇨병 환자에 비해 당뇨병 진행으로 인한 인슐린 치료를 더 많이 받았기 때문이다. 치명적일 수 있는 당뇨병 합병증과 함께 사망률 발생이 눈에 띄게 높은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따라서 만성·급성 췌장염, 췌장암 등의 췌장질환 진단 시 췌장성 당뇨병 발생에 더욱 유의해야 한다. 만일 진단을 받는다면 더욱 적극적인 혈당 관리와 당뇨병 합병증 관리가 필요하다.
한 교수는 “1형·2형 당뇨병은 비교적 잘 진단되는 반면, 췌장성 당뇨병은 간과하기 쉬워 2형 당뇨병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흔하다”며 “이번 연구로 췌장성 당뇨병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1형 당뇨병은 자가면역성질환으로 인한 췌장 베타세포 파괴로, 2형 당뇨병은 주로 인슐린 저항성으로 인한 인슐린 분비의 감소를 주요 기전으로 한다. 반면, 췌장성 당뇨병은 췌장의 모든 세포(알파세포, 베타세포, 췌장 폴리펩티드세포)를 파괴해 고혈당 위험성뿐 아니라 저혈당 위험성도 높다. 또한 흡수 장애 및 영양결핍 등 다양한 증상을 동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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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