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반지가 꽉 끼고 신발이 잘 안들어가요”... 부종, 왜 생기는 걸까?

도움말: 경희궁전한의원 장호기 원장

▲ 경희궁전한의원 장호기 원장 

“손발이 뻑뻑해요”, “아침에 눈 주위가 붓는 것 같아요”, “라면 먹고 자지도 않았는데 얼굴이 부어요”, “반지가 꽉 끼어요”, “집에 와서 양말을 벗으면, 양말자국이 발목에 남아있어요”, “신발이 잘 안들어가요”, “발목이 부으면 아파요”. 살면서 대개 한 번쯤은 이와 같은 증상들로 불편함을 호소해본 적이 있으실 겁니다.

살이 찐건가 싶다가도 체중계에 올라가보면 큰 변화가 없음에도, 몸은 퉁퉁 불어있는 것처럼 불편하기도 하고 누군가 마주치면 살쪘냐는 질문에 근심 걱정이 쌓이게 됩니다.

오늘은 이렇게 전신 또는 팔, 다리 등 국소부위가 붓는 부종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부종이란?
부종은 간질액(세포 밖에 있는 체액 중 혈장을 제외한 액체)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된 상태를 말합니다. 체내 지방조직이 과다해진 상태인 비만과는 다르게 부종은 조직액 또는 림프액이 순환되지 못하고 고이게 돼 과잉 존재하는 상태를 뜻합니다.

부종의 원인은?
인체의 수분 균형은 ①혈장과 간질액 간의 정수압 차이와 ②혈장과 간질액 간의 삼투압 차이, ③혈관의 투과성, ④간질액으로 빠져나간 단백질과 수분을 혈장으로 돌려주는 림프계 이상 등 4가지 기전에 의해서 유지됩니다. 이 기전이 깨지는 순간, 혈장과 간질액 사이의 불균형으로 부종이 발생하게 됩니다.

부종은 특별한 원인이 없는 특발성 부종(26%), 만성 신부전(8%), 약물(5%), 갑상선기능저하증(3%), 울혈성 심부전(1%) 순으로 흔히 나타납니다. 이는 발생 부위에 따라 크게 ‘전신부종’과 ‘국소부종’으로 분류해 다시 나눠볼 수 있습니다.

먼저 전신부종은 신증후군, 급성신염, 신부전 등과 같은 신장질환이나 간질환, 갑상선질환, 부신질환, 빈혈, 저알부민혈증 등이 주요 원인이 됩니다. 이 외에도 약인성 부종, 주기성 부종, 특발성 부종과 더불어 금식 후 식이 재섭취시 생기는 재영양 부종도 이에 속합니다.

전신부종을 일으킬 수 있는 약물로는 고혈압약과 호르몬제, 항우울제를 비롯해 이뇨제,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NSAIDs) 등이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아울러 국소부종은 전신부종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특정 부위에만 발생한 부종입니다. 크게 염증성 질환, 정맥 또는 림프관의 저류, 폐쇄로 인한 순환장애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상지에만 나타나는 경우는 드물며, 편측 하지에 나타날 경우, 외상, 수술, 감염, 악성종양, 방사선치료, 심부정맥혈전증 등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부종 치료 방법은?
심부전, 신장질환, 갑상선, 말초성 동맥경화증, 심부정맥혈전 등 부종의 원인이 되는 질환이 있을 시에는 일차적으로 원인질환을 교정해야 합니다. 원인질환의 조절이 가능하거나 특별한 원인이 없는 부종의 경우 운동 및 자세 등 생활습관과 식이 그리고 침과 한약으로 충분히 조절 가능합니다.

다만 부종이 갑자기 발생하거나, 의미있는 정도의 통증이 동반되는 경우, 숨 가쁨을 동반하는 부종, 심장질환력 또는 심장이상 소견, 객혈, 호흡곤란과 간비대, 황달, 복수, 비장비대, 토혈, 압통이 있는 편측성 하지부종 등이 부종과 더불어 나타날 시, 장기 또는 혈관 손상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응급처치가 필요합니다.

생활습관은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특히, 림프부종의 경우 운동요법을 위주로 실시합니다. 걷기, 자전거타기 등의 유산소 운동을 주 3회 이상 규칙적으로 할 수 있도록 시행합니다. 사우나나 온욕은 전신 혈액순환 촉진 효과가 있지만, 오히려 피로, 무력감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주의합니다. 하지부종의 경우, 앉거나 누워있을 때, 심장보다 다리를 높게 올릴 수 있도록 합니다.

이와 함께 염분 섭취량 조정이 필요합니다. 하루 염분 섭취량을 평균 섭취량의 1/2 정도인 10g 이하로 줄이고, 증상이 심할 때는 하루 1,200~1,500mL까지 수분섭취를 제한합니다.


침&한약치료는 어떻게? 
특정 장기가 원인이라면 해당 장기의 기능을 도울 수 있는 침치료법을 이용합니다. 특발성 부종, 근력약화로 인한 림프, 정맥의 순환장애의 경우 전신의 순환을 도울 수 있는 침이나 특정 근육에 유효한 침자극을 가해 신체의 체액순환을 도울 수 있도록 합니다.

한약치료는 원인질환이 있는 경우 원인질환에 대한 보조요법으로 아급성기 혹은 만성기에 사용하거나, 특발성일 시 부종 자체에 대한 치료를 위해 사용합니다. 특히 특발성 부종은 한의학적 변증과 진단을 통해 개개인의 증상에 맞게 처방이 이뤄지게 됩니다.


부종으로 한의원에 내원하시는 환자분들은 대부분 특별한 원인질환이 없는 특발성 부종인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원인이 없다’는 것은 혈액검사, 초음파, CT, MRI 등 진단검사상 원인을 알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인체를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한의사의 적절한 변증과 진단으로 이러한 특발성 부종의 원인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붓기, 부종 등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끼고 계신분들은 한의원에 내원하셔서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으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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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