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고령환자의 척추관협착증, 옆구리유합술로 부담없이 치료 가능

도움말: 강남베드로병원 윤강준 대표원장(신경외과 전문의)

▲ 강남베드로병원 윤강준 대표원장 

30여 년 전 허리 수술을 받은 최명국(80)님은 4년 전부터, 조금이라도 오래 걸으면 허리가 아프고 다리가 저리는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 ‘허리에 또 다른 문제가 생겼나’ 싶었지만 과거 전신마취로 허리 수술을 받은 경험도 있어 지금 이 나이에 또 수술 받기도 두려웠다. 명국님은 ‘노화로 인한 것이니 참는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으로 허리를 고정하는 허리띠를 두르고, 파스를 붙이는 등으로 버텨왔다고 한다.

그런데 올해 들어 부쩍 통증이 더 심해져 이제 걷기도 두려울 정도가 되어 참다 참다 수소문 끝에 필자의 병원을 찾았다. 그는 진료실에 들어서자마자 내 손을 꼭 잡으며 “살면 얼마나 더 살 수 있겠냐만 하루를 살더라도 통증 없이 편안하게 지내고 싶다. 지긋지긋한 이 통증에서 벗어나게 해달라”고 애원했다.

디스크 수술을 받은 뒤 시간이 지나면서 허리 통증과 다리 저림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이는 나이가 들면서 척추가 노화되어 나타나는 척추관협착증이며, 과거 수술받은 부위가 아닌 다른 곳에 이상이 생겼을 확률이 높다.

척추관협착증은 대부분 퇴행성에 의한 것으로 서서히 진행되는데, 허리에 막연히 무지근한 통증과 종아리까지 이어지는 뻣뻣함이 나타난다. 특히 습하고 찬 기후에 악화돼 가을, 겨울로 넘어가는 지금과 같은 환절기에 더 많이 허리 통증을 호소한다.

척추관협착증 초기에는 약물, 주사치료, 운동요법 등으로도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협착이 심한 환자는 부득이하게 수술적인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만약 과거 디스크 수술 경험이 있고, 또 고령자라면 척추 관절에 손상을 주지 않고 그대로 보존하는 시술법을 고려해야 한다.

강남베드로병원에서는 심각한 척추관협착증 환자들에게 ‘옆구리유합술’을 시행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재발된 디스크 환자 및 고령자들에게도 좋은 효과를 보인다.

옆구리유합술은 옆구리 절개 부위를 3cm 정도로 최소화해 척추신경을 건드리지 않고 인공디스크를 삽입하는 수술법이다. 근육과 피부를 최소한으로 절개해 최소침습적인 방법으로 수술하기 때문에 간단하고 안전하다.

과거에는 기술적인 문제로 디스크 복원이 불가능했다. 그래서 척추뼈가 변형되는 것을 막기 위해 뼈와 뼈 사이에 나사를 고정시켜 뻣뻣한 허리를 가진채 생활할 수 밖에 없는 수술법이 사용됐다. 옆구리유합술은 이와 달리 뼈를 많이 제거하지 않고 효과적으로 뼈와 뼈의 간격을 넓혀 유합을 위한 인공디스크를 삽입하기 때문에 허리의 유연성을 보장한다.

옆구리유합술은 보통 30분 이내로 진행되며 시술 시 출혈이 거의 없어 무수혈로 이루어질 수 있는 큰 장점이 있다. 1주 일 정도면 보행에도 큰 문제가 없다. 시간적 여유가 없는 환자라도 편하게 수술받을 수 있다.

또 전신마취를 하지 않기 때문에 고령의 환자나 고혈압 또는 당뇨가 있는 환자도 안전하게 시술받을 수 있다. 재발된 디스크, 퇴행성 디스크, 심각한 척추관협착증, 70세 이상 고령자들에게 옆구리 유합술을 적용한 결과 95% 이상의 환자 만족도를 얻었다.

단, 치료 후 증상이 완화됐다고 하더라도 허리 근력강화 운동을 통해 허리 및 주변 주위를 강화해주는 것이 좋다. 격렬한 윗몸 일으키기나 달리기 등은 오히려 척추에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불편과 고통을 안고 살아가기보다 증상과 컨디션에 맞는 안전하고 효과 높은 치료법이 있으니, 척추치료에 경험이 많은 신경외과 전문의와 상의해 통증 없는 삶을 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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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이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