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인생을 가로막는 '남성 갱년기', 적극적인 진단과 치료가 완치의 열쇠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중년 남성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으로 꼽히는 남성 갱년기(Andropause)는 여성의 폐경과 달리 서서히 진행되기에 자각하기 어려운 특징이 있다.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분비는 30대 후반부터 매년 약 1%씩 자연스럽게 감소하기 시작하며, 50대에서 70대 사이의 남성 중 상당수가 이로 인한 신체적, 정신적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흔히 노화에 따른 단순한 기력 저하로 치부하기 쉽지만, 이는 엄연한 의학적 관리가 필요한 질환임을 인식해야 한다.

남성 갱년기의 증상은 신체 전반에 걸쳐 다각도로 나타난다. 가장 먼저 감지되는 변화는 성 기능의 저하로, 성욕 감퇴와 함께 발기 부전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신체적으로는 근육량이 줄어드는 반면 복부 비만을 중심으로 체지방이 급격히 증가하며, 골밀도가 낮아져 골다공증 위험이 높아지기도 한다. 정신적인 측면에서도 감정 기복이 심해지고 이유 없는 우울감이나 불안감, 기억력 저하 등이 나타나며, 밤잠을 설치거나 식은땀이 나는 등 자율신경계 이상 반응이 수반되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의 근본적인 원인은 테스토스테론 수치의 하락에 있다. 테스토스테론은 근육과 뼈의 형성을 돕고 성 기능을 조절하며 인지 능력에도 관여하기 때문에, 이 호르몬이 부족해지면 신체의 균형이 무너지게 된다. 진단은 전문 의료기관에서 혈중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측정하는 혈액 검사를 통해 이루어지며, 보통 오전 8시에서 11시 사이 호르몬 수치가 가장 높을 때 검사하는 것이 정확하다. 수치가 정상 범위보다 낮고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이 뚜렷할 경우 남성 갱년기로 판정한다.

치료법으로는 부족한 호르몬을 외부에서 직접 주입하는 호르몬 보충 요법이 주로 시행된다. 주사제, 피부에 붙이는 패치, 바르는 젤 등 다양한 형태가 있으며, 이를 통해 근력을 회복하고 성 기능을 개선하며 무기력증을 완화할 수 있다. 다만 전립선암이나 심혈관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호르몬 요법이 기저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하여 득과 실을 따져본 뒤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일상생활 속에서의 예방과 관리 또한 치료 못지않게 중요하다. 규칙적인 근력 운동은 테스토스테론 생성을 자극하는 가장 효과적인 자연 요법이며, 아연과 비타민 D가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과도한 음주와 흡연은 호르몬 대사를 방해하므로 지양해야 하며, 스트레스 관리와 충분한 수면을 통해 호르몬 수치가 급격히 떨어지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남성 갱년기는 중년 이후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의 일부이지만, 적극적인 대처 여부에 따라 제2의 인생을 맞이하는 모습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자신의 몸이 보내는 작은 변화에 귀를 기울이고, 의학적 도움과 건강한 생활 습관을 병행한다면 중년의 활력을 충분히 유지하며 건강한 노년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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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