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히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i)균은 전 세계 인구의 절반가량이 감염되어 있을 만큼 흔하면서도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특히 한국은 찌개나 반찬을 공유하는 특유의 식문화로 인해 감염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며, 이는 위암 발생의 주요 위험 인자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헬리코박터균의 특성과 위험성, 그리고 올바른 대처법에 대해 서술하고자 한다.
헬리코박터균은 인간의 위장 점막에 기생하는 나선형 모양의 세균이다. 일반적으로 위장은 강한 산성의 위액이 분비되어 세균이 살기 힘든 척박한 환경이지만, 이 균은 스스로 '우레아제'라는 효소를 분비하여 주위의 산도를 중화시킴으로써 끈질기게 생존한다. 한 번 감염되면 자연적으로 치유되는 경우가 드물며, 적절한 치료 없이 방치될 경우 평생 위 점막에 머무르며 만성적인 염증을 유발하는 특징이 있다.
이 균의 주요 감염 경로는 주로 사람의 입을 통해 이루어지는 구강 간 전파나 분변을 통한 구강 전파로 알려져 있다. 청결하지 못한 조리 환경이나 감염자와 음식을 나누어 먹는 습관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감염 초기에는 대부분 특별한 자각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방치되기 쉽지만, 균이 증식하며 위 점막을 손상시키면 소화 불량, 복부 팽만감, 속 쓰림, 명치 통증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더욱 우려되는 지점은 헬리코박터균과 위암의 상관관계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 균을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균이 일으키는 지속적인 염증이 위 점막을 얇게 만드는 위축성 위염이나 점막 세포가 변형되는 장상피화생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태는 위암 발생 위험을 수배 이상 높이는 결정적인 요인이 되므로, 위암 가족력이 있거나 위 점막 변형이 확인된 경우라면 반드시 제균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진단은 위내시경을 통한 조직 검사나 내쉬는 숨을 분석하는 요소호기검사를 통해 비교적 간편하게 이루어진다. 치료는 보통 두 가지 이상의 항생제와 위산 분비 억제제를 조합하여 1주에서 2주간 복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때 주의할 점은 처방된 약을 임의로 중단하거나 불규칙하게 복용하면 균에 내성이 생겨 향후 치료가 매우 까다로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해진 기간 동안 약을 끝까지 복용하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헬리코박터균은 당장 치명적인 증상을 일으키지는 않더라도 장기적으로 위암이라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잠재적 위협이다.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음식을 덜어 먹는 식습관을 갖추는 예방 활동은 물론,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는 자세가 위 건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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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