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과 실 사이... 비타민D와 피부암의 딜레마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햇살이 강한 계절, 야외 활동이 늘어나면서 햇빛 노출에 대한 고민도 깊어진다. ‘햇빛을 쬐어야 비타민D를 얻는다는데, 피부암 위험 때문에 피해야 한다’는 상반된 정보 속에서 혼란을 느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과연 햇빛은 우리에게 ‘약’일까, ‘독’일까? 비타민D 흡수와 피부암 위험이라는 두 가지 상반된 요소를 균형있게 이해하고, 건강한 햇빛 노출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햇빛, 특히 자외선B(UVB)는 우리 몸이 비타민D를 합성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이다. 비타민D는 단순히 뼈 건강에만 관여하는 것이 아니다. 칼슘 흡수를 도와 뼈를 튼튼하게 하고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것은 물론, 면역 세포의 기능을 조절해 감염에 대한 저항력을 높인다. 일부 연구에서는 심혈관 질환, 당뇨병, 암 등 만성 질환의 위험을 낮추는 데 비타민D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하고 있으며, 햇빛 노출로 세로토닌 분비가 촉진돼 우울감 완화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비타민D는 음식으로도 섭취할 수 있지만, 햇빛을 통해 얻는 양이 훨씬 더 많다. 따라서 적절한 햇빛 노출은 건강한 삶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햇빛에는 간과할 수 없는 위험도 존재한다. 바로 피부암이다. 햇빛의 자외선은 피부 세포의 DNA를 손상시켜 돌연변이를 일으키고, 이는 피부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자외선A(UVA)는 피부 깊숙이 침투해 피부 노화를 촉진하고, 자외선B(UVB)는 화상을 유발하며 피부암의 주요 원인이 된다.

피부암 중 기저세포암과 편평상피세포암은 가장 흔한 형태의 피부암으로, 자외선 노출이 주된 원인이다. 주로 햇빛에 많이 노출되는 얼굴, 목, 팔 등에 발생한다. 발생빈도는 낮지만, 전이와 재발이 잦아 가장 치명적인 피부암 악성 흑색종의 발생 위험도 있다. 이는 어린 시절의 강한 햇빛 노출과 관련이 깊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따라서, 비타민D와 피부암이라는 두 가지 위험을 모두 고려할 때, ‘적절한’ 햇빛 노출은 매우 중요하다. 건강한 햇빛 노출 방법은 시간대 조절, 노출 시간, 계절별 고려, 자외선 차단제 등을 고려할 수 있다.

자외선이 가장 강한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사이에는 햇빛 노출을 피하는 것이 좋다. 이 시간대에는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바르고, 모자나 양산을 활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하루 15~20분 정도, 팔과 다리 등 넓은 부위를 햇빛에 노출시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비타민D를 합성할 수 있다.

흐린 날에도 자외선은 존재하므로 외출 시에는 반드시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SPF30 이상, PA+++ 이상의 제품을 선택하고 2~3시간마다 덧바르는 것이 효과적이다.

단, 피부색이 밝을수록 자외선에 취약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또 겨울에는 햇빛이 약하고 옷을 두껍게 입어 햇빛 노출이 줄어드는데, 이럴 때는 비타민D 보충제를 복용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다.

햇빛은 우리 몸에 필수적인 비타민D를 제공하는 소중한 자원이다. 하지만 무분별한 노출은 피부암이라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햇빛을 ‘약’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현명한 지혜가 필요하다. 무조건 피하기보다는 적절한 시간과 방법으로 햇빛을 즐기며, 건강과 아름다움을 모두 지켜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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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