귓속의 불청객 ‘이명’, 원인과 치료법은?

▲ 잠실아산이비인후과 임현우 원장

이명은 귀 질환 중에서도 매우 흔하지만 쉽게 해결법을 찾기 어려운 질환이다. 이명은 실제로는 주변에 존재하지 않는 소리가 귀와 머리에서 들리는 것으로, 본인에게만 들리는 소리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은 이해할 수 없는 ‘혼자만의 고통’이라고 할 수 있다. 잠실아산이비인후과 임현우 원장과 함께 이명의 원인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Q. 이명은 어떤 소리를 말하는가?
A. 귀에서 들리는 소리는 매우 다양할 수 있지만, 대표적인 이명 소리는 ‘삐’, ‘잉’, ‘웅’ 소리와 같이 일정한 음의 높이를 가지는 순음이다. 이 외에도 ‘쉬’, ‘치’, ‘쏴아쏴아’히는 식의 잡음이나 매미소리, 풀벌레 소리, 쇠 가는 소리, 바람소리와 같은 소리롤 표현하기도 한다. 여러 종류의 소리가 함께 들리거나 시간에 따라 들리는 소리가 계속 바뀌기도 한다. 원인에 따라서는 ‘드드드드’하는 식의 진동과 같은 소리가 들리거나 ‘쿡쿡’ 또는 ‘슉슉’하는 소리가 맥박이 뛰듯이 규칙적으로 들리기도 한다.

Q. 이명이 생기면 왜 힘든가?
A. 종일 귀에서 소리가 지속되면 일상생활이 어려워지고 삶의 질이 떨어진다. 낮 동안에 바쁘게 생활하는 동안에는 이명이 있더라도 크게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기도 하지만, 특정 조건이 되면 이명이 더 크게 들리게 된다. 밤에 자려고 누웠을 때, 중간에 잠에서 깨었을 때, 조용하게 무언가에 집중하고 싶을 때, 스트레스를 받거나 감정적으로 불안정할 때 더 크고 분명하게 이명이 들리면서 불편이 심해진다.

이처럼 반복되는 괴로운 경험 속에서 이명에 대한 불안감과 분노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커지고, 이로 인해서 이명 소리는 더 크고 더 괴롭게 느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Q. 이명은 왜 생기는가?
A. 이명의 가장 흔한 원인은 청각 기능 저하이다. 본인은 청각에 불편이 별로 없더라도 이명 환자를 검사해보면 많은 경우 어떤 식으로든 청각 기능에 이상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귀에서 머리로 보내주는 신호의 양이 온전하지 않으면, 머리에서는 귀에서 올라오는 신호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기 위해서 스스로 소리를 만들어 내는 현상이 생긴다. 이때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소리를 머리에서 만들어 내면서 이명을 듣게 되는 것이다.

이명 환자의 대부분은 청각적인 문제가 있지만, 검사에서 전혀 이상 소견이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귀 주변이나 뇌혈관에 문제가 있어서 혈관안에서 혈액이 지나가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고, 귀와 머리의 근육이나 관절의 문제로 인해서 경련이나 마찰에 의해 발생하는 소리를 듣는 경우도 있다.

Q. 이명은 어떻게 진단하나?
A. 우선 이명이 어떤 소리인지를 알아야 한다. 이명의 소리는 여러 종류가 있다, 전파소리, 바람소리, 벌레소리, 심장박동소리 등 여러 가지로 표현되는 소리를 의학적으로 기술할 수 있도록 소리의 성질과 크기 등에 대한 분석을 시행한다. 또한, 이명으로 인한 생활의 불편감이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환자와의 면담과 설문지를 통해 이명으로 인한 괴로움의 정도와 평소 이명과 관련해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확인한다.

이명의 특성을 확인한 후, 이명의 원인에 대한 검사를 시행한다. 고막과 고막 안쪽 상태를 내시경과 현미경으로 확인한다. 달팽이관의 청각 기능을 확인하기 위해 청각검사가 필요하다. 고막 안쪽에 병변이 있거나 청신경의 문제가 의심되는 상태라면 CT와 MRI를 시행하기도 한다.

Q. 치료 방법은?
A. 치료의 가장 중요한 첫 단계는 이명과 관련된 현재 상태를 환자에게 상세히 알려주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불필요한 불안감을 줄이고 장기적인 치료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이명의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달라진다. 갑자기 생긴 급성 난청에 동반된 이명이라면 난청 치료를 통해 이명을 해결할 수 있다. 만성적인 이명이라도 청력 개선이 가능한 경우라면 수술 등의 치료를 통해 이명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 청각 기능이 호전될 수 없는 만성 이명의 경우에도 적절한 치료를 통해 이명을 충분히 완화시킬 수 있다.

Q. 오래된 만성 이명은 어떻게 치료하나?
A. 만성 이명 환자에서의 치료 목표는 생활에 큰 어려움이 없을 정도로 이명을 완화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여러 가지 기법의 치료를 복합적으로 사용하는데, 크게 상담 치료, 소리 치료, 신경조절 치료로 나눠볼 수 있다. 이러한 치료들을 환자에 따라 다르게 조합해 적용해서 이명에 대한 습관화를 일으키고 이명에 대한 생각 자체를 바꿔서 이명이 벌 불편해지고 덜 들리는 증상 완화를 가져온다.

Q. 상담 치료란?
A. 지시적 상담 또는 치료적 상담이라고 부르는 상담 치료는 첫 번째 치료이면서 치료 성공에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한다. 현재 상태에 대한 정확한 설명을 바탕으로 이명에 대한 환자의 오해와 불안감을 없앤다. 잘못된 생각을 교정하고 향후 이명 치료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한다. 상담을 기반으로 해 환자의 생각과 감정을 조절해 나가는 인지행동치료도 이명 치료에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Q. 소리 치료는?
A. 소리 치료는 소리를 이용한 모든 치료를 아우르는 개념이다. 첫 번째는 ‘적막 회피’이다. 주변에 항상 소리가 존재하게 해서 이명에 바로 노출되지 않도록 해준다. 두 번째는 습관화 치료이다. 주변 환경음 또는 생성음을 이용해서 이명 소리에 대한 습관화를 유도하고 이명 소리에 익숙해지도록 만든다. 준비된 음원을 사용할 수도 있고 휴대폰 이명 치료 앱을 이용해 소리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

청력이 떨어져 있는 환자에서는 보청기도 매우 중요한 소리 치료이다. 주변 소리를 더 많이 듣게 해 이명을 차단함과 동시에 뇌로 올라가는 소리를 보강시켜 이명의 생성 자체를 줄여주는 효과를 만들어 낸다.

Q. 신경조절 치료는 어떤 치료인가?
A. 신경조절 치료는 뇌신경의 활동을 직접 조절해 이명을 억제하는 치료로, 약물치료와 신경자극술이 있다. 뇌의 신경활동을 억제하는 약물들을 이명 치료에 사용할 수 있다. 약물치료의 직접적인 이명 억제 효과는 상당히 제한적이지만, 이명으로 인한 불면과 불안 등의 동반 문제를 효과적으로 개선시키므로 매우 중요한 치료 중 하나다.

경두개 자기장 치료와 전류자극술은 이명을 만들어내는 뇌의 청각피질을 자극해 이명을 억제하는 치료이다. 원래 우울증 등의 치료에 쓰이는 치료 기법이고 이명에 대한 치료 효과가 확실치는 않지만, 일부 환자에서는 신경조절치료를 통해 이명이 개선되기도 한다.

Q. 이명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A. 갑자기 생긴 이명의 경우 급성 난청이 원인인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조기 치료를 놓치면 청각 회복 가능성이 떨어지게 되고 이명이 만성화될 수 있습니다. 지속되는 만성 이명의 경우에는 불편감이 심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일상생활에 문제가 동반된 이명의 경우에는 불안, 불면 등의 문제가 갈수록 악화해 생활 전반의 질이 나빠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Q. 이명이 치매 발병에 영향을 주나?
A. 청각 기능이 심하게 감퇴하면 인지기능의 악화와 치매의 진행에 영향을 주지만, 이명이 곧바로 치매와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이명은 청각 상태와 밀접한 관계가 있지만, 대부분의 이명 환자의 경우 인지기능 저하를 우려할 수준의 청각 저하 상태는 아닌 경우가 많다. 이명의 정도와 청각 기능 상태에 대한 파악만으로도 근거 없는 걱정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

Q. 이명 환자에게 전하는 조언
A. 이명은 나만이 듣는 소리이다. 주변 사람은 듣지 못하고 나만 듣는 소리이기 때문에 아무도 당사자의 고통을 바로 알아주지 않는다. 지금 듣는 소리가 어떤 소리인지 얼마나 불편하지 성명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귀를 전공한 의사를 통해서야 본인만이 느끼는 이명 현상이 객관적으로 세상과 연결되는 것이므로, 진료 시의 원활한 소통과 신뢰 형성이 치료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나을 수 있다는 긍정적인 믿음을 가지고 이명을 대할 때 좋은 치료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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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