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의 적 ‘척추관협착증’, 수술만이 답일까?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나이가 들면 누구나 허리통증을 경험하게 된다. 직립보행을 하는 인간의 특성상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숙명과도 같다. 국내 전체 인구의 80% 이상이 평생 한 번 이상 허리통증으로 고생한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다.

특히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디스크(추간판탈출증)와 함께 중장년층의 삶을 괴롭히는 대표적인 척추질환 중 하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척추관협착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182만2204명으로 2020년 165만9452명에서 3년간 9.8% 늘었다.

척추관협착증은 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대표적인 퇴행성질환이다. 머리부터 팔, 다리까지 신경이 지나는 통로인 척추관의 노화로 주변의 인대와 관절이 두꺼워지면서 신경을 압박해 통증이 발생한다. 나이가 들면 척추뼈와 뼈 사이의 탄력 조직인 디스크에서 퇴행성 변화가 시작되는데 더 진행되면 척추관협착증으로 악화한다.

눕거나 쉴 때는 증상이 없지만 일어서거나 걸으면 엉덩이와 다리 부근에 시리고 저린 느낌이 들거나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나타난다. 이때 걸음을 멈추고 앉아서 쉬거나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 순간적으로 척추관이 넓어져 통증이 줄어든다.

발병률은 여성이 남성보다 높은 편이다. 여성이 전체 환자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여성 환자의 거의 대부분(2023년 기준 97.8%)은 폐경기가 시작되는 50대 이후 호르몬 변화의 영향으로 척추 주변 조직이 약해지면서 발생한다.

척추관협착증의 증상은 서서히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자연적인 현상으로 치부하거나, ‘곧 치유되겠지’하는 생각으로 병이 진행된 후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급성통증으로 대부분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는 허리디스크와는 다른 점이다.

그러나 척추관협착증을 조기에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게 되면 하지 근력 약화는 물론 다리 감각까지 떨어져 걷기가 힘들어지고 낙상 위험 역시 높아진다. 특히 골다공증이 있는 노년층 여성은 뼈가 약하기 때문에 낙상할 경우 뼈가 부러지기 쉽고, 이로 인해 활동이 제한되면 체중이 증가하고 비타민 D 부족으로 뼈가 더욱 약해지면서 다양한 합병증을 생기고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질환 초기에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척추관협착증 치료는 환자 상태에 따른 단계적 치료가 원칙이다. 자세보정, 운동요법, 약물치료, 물리치료, 신경근 차단술 같은 주사 시술 등 보존적 치료를 우선적으로 시행한다. 수술은 적절하고 충분한 기간의 일차적인 보존적 치료에도 심한 통증이나 보행 제한이 지속 또는 악화하는 경우, 수술로 기대되는 이점이 수술 위험보다 훨씬 많다고 예상될 때 받는 것이 좋다.

물론 빠른 수술이 불가피한 경우도 있다. 질환이 상당히 진행돼 급격히 하지의 운동 마비 증상이 발생하고 진행하는 경우나 대소변 장애가 나타날 땐 빨리 수술 치료를 시행해 영구적인 장애가 남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퇴행성질환은 평상시 생활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무거운 것을 나르거나 허리를 너무 많이 움직이는 동작은 척추에 무리를 줄 수 있다. 평소 올바른 자세를 취하도록 한다. 앉을 때 다리를 꼬고 앉는 습관은 허리와 골반 주변에 통증을 유발하고 척추 변형을 가져올 수 있다. 무엇보다 몸을 자주 움직이고 걷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 좋다. 척추나 허리 강화에 도움을 주는 걷기 운동을 1주일에 3회 이상, 40~50분씩 약간 빠르게 걷는 정도가 도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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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훈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