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병 부위의 특성상 먹고, 말하고, 숨 쉬는 기본적인 기능 수행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외모 변화까지 동반해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킬 수 있는 질환이 있다. 바로 두경부암이다. 그럼에도 다른 암에 비해 인지도가 낮고, 증상이 나타나도 대수롭지 않게 여겨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두경부암은 머리와 목에서 발생하는 모든 악성종양을 지칭하지만 일반적으로 뇌에서 발생하는 것은 제외한다. 발생 위치에 따라 다양한 각기 다른 특징과 증상을 보이며, 대표적인 종류로는 구강암, 인두암, 후두암, 비강 및 부비동암, 침샘암 등이 있다.
구강암은 혀, 잇몸, 볼 안쪽 점막, 입천장, 입술 등에 발생하는 암이며, 인두암은 공기와 음식물이 지나가는 통로인 인두에 발생하는 암으로, 위치에 따라 코 뒤쪽의 비인두암, 목젖과 편도 주변의 구인두암, 식도 입구 쪽의 하인두암으로 나뉜다.
후두암은 목소리를 내는 성대를 포함한 후두에 발생하는 암이고, 비강 및 부비동암은 코 안과 코 주변 얼굴 뼈 속의 빈 공간인 부비동에 발생하는 암을 말한다. 침샘암은 귀밑샘, 턱밑샘, 혀밑샘 등 침샘에서 발생하는 암이다.
두경부암의 약 90% 이상은 해당 부위 점막의 편평상피세포에서 기원하는 편평상피세포암이다. 증상은 암의 위치와 크기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입안에 낫지 않는 상처나 혹, 설명되지 않는 출혈, 백색 또는 적색 반점이 나타나고, 목소리 변화 및 목에 덩어리가 만져지기도 한다. 음식을 삼키기 어렵거나 삼킬 때 통증이 있고, 만성적인 코막힘, 반복되는 코피, 후각 변화, 안면 부종이나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또 한쪽 귀의 먹먹함 또는 통증, 호흡 곤란이 생길 수도 있다.

두경부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가장 중요하고 잘 알려진 요인은 흡연과 음주이다. 최근에는 구인두암 발생과 관련해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이 매우 중요한 원인으로 밝혀졌다. 이 외에도 불량한 구강 위생 상태, 잘 맞지 않는 틀니의 만성적인 자극, 특정 작업 환경에서의 유해 물질 노출, 엡스타인-바 바이러스 감염, 유전적 요인 등이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므로, 특별한 이유 없이 쉰 목소리가 나거나 목에 혹이 만져지는 경우, 입안의 궤양이나 통증 등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반드시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조기 진단은 완치율을 높이고 치료 후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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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