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풍 증상 발에서 어떻게 시작될까요?

검진센터에서 요산 수치가 높다는 말을 듣고도 발이 멀쩡하다며 안심하는 분이 있습니다. 반대로 수치는 괜찮았다는데 어느 날 새벽 엄지발가락이 아파 잠에서 깬 분도 있었고요. 발 통증이 모두 통풍은 아닙니다. 다만 갑자기 붓고 뜨거워진 관절이라면, 통증이 시작된 방식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엄지발가락이 갑자기 아프다면
통풍 발작은 흔히 엄지발가락 뿌리 관절에서 시작합니다. 잠들 때는 괜찮았는데 새벽에 통증 때문에 깨거나, 몇 시간 사이에 붓기와 통증이 뚜렷해질 수 있습니다. 관절이 뜨겁고 붉어지며 이불이 스치기만 해도 아프다고 말하는 분도 있습니다. 발등이나 발목에 먼저 나타나기도 하니 엄지발가락만 확인해서는 놓칠 수 있습니다.
제가 병동에서 듣던 표현 중 하나가 “어제 많이 걸어서 그런 줄 알았다”는 말이었습니다. 오래 걸은 뒤의 통증은 움직일 때 더 불편하고 쉬면 가라앉는 경우가 많습니다. 통풍에서는 특별히 다친 기억이 없는데 한 관절이 빠르게 붓고, 가만히 있어도 욱신거릴 수 있습니다. 이것은 구별에 도움이 되는 단서일 뿐, 증상만으로 병명을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발작은 치료하지 않아도 1~2주에 걸쳐 잦아들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원인이 해결됐다는 뜻은 아닙니다. 통증이 사라진 뒤 몇 달 또는 몇 년 동안 조용하다가 다시 나타나기도 합니다. 같은 부위가 반복해서 붓거나 발목·무릎까지 아팠다면, 지난 통증의 날짜와 지속 기간을 기억해 진료 때 알려주세요.
요산 수치가 높으면 통풍일까요?
요산은 몸에서 만들어지고 신장을 통해 배출되는 물질입니다. 혈액에 요산이 많아지면 관절 주변에 결정이 쌓일 수 있지만, 요산 수치가 높은 사람 모두에게 통풍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검진표에 숫자 하나가 높게 표시됐다는 이유만으로 발 통증의 원인을 통풍으로 단정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반대도 가능합니다. 발작 중에는 혈액 요산 수치가 평소보다 낮게 측정될 수 있어, 검사값이 검사실의 정상 범위 안에 들어와도 통풍을 바로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의사는 통증이 시작된 시간과 관절 상태, 복용 중인 약, 이전 발작을 함께 확인합니다. 필요하면 관절액에서 요산 결정을 확인하거나 초음파 같은 검사를 고려합니다.
이미 통풍으로 진단받아 요산을 낮추는 치료를 하는 분이라면 숫자의 뜻이 달라집니다. 미국류마티스학회는 대체로 혈중 요산 6mg/dL 미만을 치료 목표로 안내합니다. 이것은 누구에게나 약을 시작하라는 기준이 아니라, 진단받은 환자의 재발 예방과 치료 경과를 살필 때 쓰는 목표입니다. 검진 결과와 약 복용 여부를 함께 가져가면 상담이 더 정확해집니다.
아픈 동안 집에서 할 수 있는 일
통증이 심할 때는 발에 체중을 싣는 일을 줄이고, 앉거나 누울 때 발을 편하게 올려두는 편이 낫습니다. 냉찜질은 수건으로 감싼 냉팩을 한 번에 20분 이내로 대고, 피부에 얼음을 직접 대지 마세요. 이런 방법은 불편함을 덜기 위한 것이지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는 않습니다.
예전에 처방받은 발작 약이 있다면 처방받은 방법을 확인해 사용하세요. 소염진통제는 통풍 통증에 쓰이지만 신장질환, 위궤양, 심혈관질환이 있거나 다른 약을 복용 중이라면 선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약국에서 산 진통제를 여러 종류 겹쳐 먹거나, 남의 콜히친을 빌려 먹는 일은 피해야 합니다. 평소 요산을 낮추는 약을 복용하고 있다면 통증이 생겼다는 이유로 임의로 끊지 말고 처방한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술을 마셨거나 고기를 먹은 날 시작됐다 해도 음식 하나만 원인으로 지목하기는 어렵습니다. 탈수, 다른 질환, 관절 손상, 약물 등이 발작과 관련될 수 있습니다. 물을 제한하라는 진료 지시가 없다면 탈수를 피하고, 발작이 잦다면 생활습관과 현재 복용약을 진료 때 함께 점검받는 편이 좋습니다. 특정 건강식품으로 요산을 낮추겠다는 기대에 치료 시기를 미루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이럴 땐 진료를 받으세요
처음 겪는 갑작스러운 관절 통증과 붓기라면 가까운 시일 안에 진료를 받으세요. 통풍처럼 보여도 다른 염증이나 손상일 수 있습니다. 통증이 가라앉았다가 반복되거나, 이미 처방받은 발작 약을 썼는데도 나아지지 않는 경우에도 치료 계획을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 발이나 발목 관절이 갑자기 심하게 붓고 아프면서 열이 38도 이상 나거나 오한이 든다면 당일 진료가 필요합니다.
- 통증과 붓기가 빠르게 심해지거나, 발을 디딜 수 없고 몸까지 아프다면 지체하지 말고 응급 진료를 받으세요.
- 당뇨병이 있거나 면역을 억제하는 약을 쓰는 분에게 뜨겁고 부은 관절이 생겼다면 열이 없어도 서둘러 진료받는 편이 안전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관절 안의 감염을 확인해야 합니다. 열이 없다고 감염 가능성이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발이 보내는 신호를 혼자 병명으로 바꾸기보다, 언제 시작됐고 얼마나 빨리 심해졌는지 그대로 전하는 것이 진료에 도움이 됩니다. 특히 처음 생긴 붓고 뜨거운 발 통증은 참고 지나갈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