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혈증 수치 낮추는 음식, 무엇부터 바꿀까요?

건강검진센터에서 결과지를 설명할 때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기름진 음식은 별로 안 먹는데 왜 수치가 높죠?” 식사를 함께 짚어보면 고기보다 달콤한 커피와 늦은 밤 술자리가 더 자주 등장하기도 합니다. 고지혈증 수치 낮추는 음식을 찾기 전에, 결과지에서 어떤 수치가 높은지 먼저 보는 이유입니다.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식사에서 볼 곳이 다릅니다
검사 결과의 L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은 같은 ‘지질 수치’여도 식사에서 살필 부분이 다릅니다. LDL 콜레스테롤이 높다면 포화지방을 줄이고 식이섬유를 늘리는 쪽에 무게를 둡니다. 중성지방이 높다면 술, 단 음료, 과자, 흰 빵처럼 당분과 정제 탄수화물이 자주 들어오는지 돌아봐야 합니다. 두 수치가 함께 높을 수도 있으니 총콜레스테롤 숫자 하나만 보고 식단을 정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예를 들어 아침마다 버터를 바른 빵을 먹고 저녁에는 삼겹살을 자주 먹는다면 지방의 종류를 바꾸는 일이 먼저입니다. 반면 식사는 담백하게 해도 매일 달콤한 커피 두 잔을 마시고 주말마다 술을 마신다면 중성지방에 영향을 주는 습관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식사만으로 원인을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당뇨병이나 갑상선 질환, 복용 중인 약 등이 수치에 영향을 줄 수도 있어 진료실에서 함께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LDL이 높을 때는 무엇을 덜고 무엇을 채울까요?
가장 먼저 바꿀 것은 ‘건강식품 한 가지 추가’보다 자주 먹는 포화지방을 줄이는 일입니다. 비계가 많은 고기와 가공육, 버터, 생크림, 전지유 제품을 자주 먹는다면 빈도와 양을 줄여보세요. 미국심장협회도 LDL을 낮추는 식사의 출발점으로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을 줄이는 일을 강조합니다. 고기를 끊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기름기 적은 부위를 고르고, 튀기기보다 굽거나 삶는 식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그 자리를 콩과 두부, 생선, 채소로 채우면 식사가 한결 수월해집니다. 버터 대신 올리브유나 카놀라유처럼 불포화지방이 많은 기름을 소량 쓰는 것도 방법입니다. 다만 좋은 기름도 열량은 높습니다. 견과류 역시 하루 한 줌 정도를 간식 대신 먹는 편이 낫지, 식사에 더해 큰 봉지째 먹을 음식은 아닙니다.
귀리, 보리, 콩류, 사과 등에 들어 있는 수용성 식이섬유도 도움이 됩니다. 미국 국립심장폐혈액연구소는 LDL을 낮추는 식사에 수용성 식이섬유를 더하도록 안내합니다. 아침 흰 빵을 귀리죽으로 바꾸거나, 흰쌀밥에 보리를 섞고, 반찬으로 콩이나 두부를 올리는 식이면 시작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채소와 통곡물을 갑자기 많이 먹으면 배가 더부룩할 수 있으니 양을 천천히 늘리고 물도 충분히 마시는 편이 편합니다.
중성지방이 높다면 ‘몸에 좋은 지방’도 양을 봐야 합니다
검사에서 중성지방이 높게 나왔다면 술부터 살펴보는 게 좋습니다. 술과 함께 먹는 안주뿐 아니라 술 자체가 중성지방을 올릴 수 있습니다. 달콤한 라테, 주스, 탄산음료, 디저트도 매일 먹는다면 줄일 여지가 큽니다. 밥이나 면을 무조건 끊기보다 평소 먹던 양을 살피고, 흰 빵과 과자 일부를 통곡물과 콩류로 바꾸는 쪽이 오래 이어가기 쉽습니다.
등푸른생선은 식사에 넣을 만하지만, 생선이나 견과류를 많이 먹는다고 높은 수치가 저절로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특히 중성지방이 500mg/dL 이상이면 췌장염 위험을 고려해 의료진과 빠르게 상담해야 합니다. 이때는 일반적인 ‘좋은 지방을 더 먹자’는 조언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미국심장학회는 이런 경우 지방 섭취량까지 개인별로 조정할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생선기름 보충제도 처방약과 같다고 생각해 임의로 시작하거나, 복용 중인 약을 대신해서는 안 됩니다.
식단을 바꾼 뒤에는 결과지를 다시 확인하세요
검진 결과지를 받으면 LDL 콜레스테롤, H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수치를 각각 표시해 두면 좋습니다. LDL 목표는 모두에게 같지 않습니다. 당뇨병이나 심혈관질환 병력, 흡연 여부 등 전체 위험을 보고 의사가 정합니다. 그래서 옆 사람보다 수치가 낮다는 이유만으로 안심하거나, 반대로 숫자 하나만 보고 지나치게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식사를 바꿨다면 의료진과 재검 시기를 상의하세요. 보통 몇 주에서 몇 달 사이의 변화를 확인하며, 이미 약을 먹고 있다면 식단을 고쳤다는 이유로 스스로 중단하지 않아야 합니다. 병동에서 보면 약을 끊은 뒤에도 몸으로는 아무 변화를 못 느껴 그대로 지내는 분이 있습니다. 고지혈증은 증상만으로 조절 여부를 알기 어려워 검사 결과가 중요합니다.
이럴 땐 진료를 받으세요
LDL 콜레스테롤이 190mg/dL 이상이거나 중성지방이 500mg/dL 이상이라면 음식만 바꿔 보며 기다리지 말고 진료 일정을 잡으세요. 가족 중 젊은 나이에 심근경색을 겪은 사람이 있거나, 이미 당뇨병·심혈관질환이 있다면 수치가 그보다 낮아도 치료 기준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갑자기 심한 윗배 통증과 구토가 생기거나, 가슴 통증·한쪽 팔다리의 힘 빠짐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응급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한 가지 음식을 열심히 챙기는 것보다 매일 반복되는 식사의 방향을 바꾸는 편이 오래갑니다. 그리고 그 변화가 내 수치에 충분했는지는 다음 검사와 진료에서 확인하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