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 후유증, 어디까지가 회복 과정이고 언제 병원에 가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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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 후유증, 어디까지가 회복 과정이고 언제 병원에 가야 할까요?

병동과 검진센터에서 오래 일하다 보면, 같은 시술을 받은 분들도 회복 양상이 정말 다르다는 걸 자주 봅니다. 어떤 분은 이틀 정도 생리통처럼 지나가고, 어떤 분은 출혈이 오래 이어져 불안해서 밤새 검색만 하다 오십니다. 낙태 후유증이라는 말은 무섭게 들리지만, 실제로는 정상 회복 과정과 진료가 필요한 신호를 나눠서 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저는 진단을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다만 병원에 와야 할 기준선을 놓치지 않도록 설명드리고 싶습니다.

낙태 후 흔히 겪는 몸의 변화

임신중지 후에는 자궁이 다시 수축하면서 아랫배가 당기거나 생리통 같은 통증이 올 수 있습니다. 약물로 진행했든, 흡입술 같은 시술을 받았든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출혈과 복통은 흔합니다. 출혈은 처음 며칠 많다가 줄어드는 경우가 많고, 갈색 냉처럼 묻는 정도로 1~2주 이어지기도 합니다. 일부는 몇 주간 소량의 spotting이 남습니다.

메스꺼움, 피로감, 유방통, 두통도 있을 수 있습니다. 임신 호르몬이 바로 0이 되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며칠은 몸이 붕 뜬 것 같고, 속이 울렁거리거나 감정 기복이 커질 수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와 산부인과 진료 지침에서도 안전한 방법과 적절한 진료 체계 안에서 이루어진 임신중지는 대체로 안전한 의료 행위로 설명합니다. 다만 안전하다는 말이 아무 증상이나 참아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출혈은 양과 방향을 봐야 합니다

환자분들이 가장 많이 묻는 것이 피가 얼마나 나와야 정상인지입니다. 생리보다 조금 많은 출혈은 있을 수 있습니다. 작은 혈괴가 나오는 것도 회복 과정에서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패드가 금방 흠뻑 젖는 정도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일반적으로 큰 생리대가 1시간에 2장 이상 젖고, 그 상태가 2시간 연속 이어지면 진료가 필요합니다. 어지럽거나 식은땀이 나고, 얼굴이 창백해지거나 심장이 두근거리는 느낌이 같이 오면 더 빨리 움직여야 합니다. 출혈량은 본인이 느끼는 불안감보다 실제 패드 개수로 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병원에 갈 때는 언제부터, 몇 시간 동안, 생리대를 몇 장 썼는지 말해주면 의료진이 판단하기 좋습니다.

반대로 출혈이 거의 없다고 해서 무조건 문제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시기, 방법, 임신 주수에 따라 다릅니다. 다만 약물 복용 후 안내받은 시간 안에 출혈이나 복통이 거의 없었고 임신 증상이 계속 강하게 남는다면, 임신 조직이 완전히 배출되지 않았는지 확인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통증과 열은 감염 신호를 같이 봅니다

복통은 흔하지만, 진통제를 먹어도 전혀 가라앉지 않는 통증은 그냥 버티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특히 한쪽 아랫배만 심하게 아프거나, 어깨까지 뻐근한 통증, 실신할 것 같은 어지러움이 있으면 자궁 안 임신이 아니었던 경우나 다른 응급 상황도 확인해야 합니다. 낙태 후유증이라고만 생각하면 중요한 원인을 놓칠 수 있습니다.

체온도 기준이 있습니다. 38도 이상 열이 나거나 오한이 심한 경우, 몸살처럼 축 처지는 느낌이 24시간 이상 이어지는 경우는 감염 가능성을 봐야 합니다. 질 분비물에서 악취가 나거나, 누런 분비물이 늘고, 골반 통증이 같이 있으면 산부인과 진료를 권합니다. 감염은 초기에 항생제 치료로 잡히는 경우가 많지만 늦어지면 입원 치료가 필요해질 수 있습니다.

  • 진통제로 조절되지 않는 심한 복통
  • 38도 이상 발열 또는 심한 오한
  • 악취 나는 분비물
  • 점점 늘어나는 출혈
  • 어지러움, 실신, 심한 무기력

검사에서는 무엇을 확인할까요

병원에 가면 대개 문진, 활력징후 확인, 복부와 골반 상태 확인을 합니다. 필요하면 초음파로 자궁 안에 남은 조직이 있는지 보고, 혈액검사로 빈혈이나 염증 수치를 확인합니다. 임신 호르몬 검사인 hCG를 추적하기도 합니다. 소변 임신반응은 시술 후 한동안 양성으로 나올 수 있어서, 단 한 번의 검사만으로 불안을 키우기보다 의사가 정한 간격으로 변화를 보는 것이 낫습니다.

Rh 음성 혈액형인 경우에는 임신 주수와 상황에 따라 면역글로불린 주사가 필요한지 의료진이 판단합니다. 예전에 제왕절개를 했거나 자궁 수술력이 있는 분, 임신 주수가 더 진행된 상태였던 분은 합병증 위험 평가가 조금 더 꼼꼼해야 합니다. 이런 내용은 부끄러워서 빼고 말하면 진료가 어려워집니다. 의료진은 혼내려고 묻는 게 아니라 위험도를 가르기 위해 묻습니다.

다음 생리, 임신 가능성, 마음의 변화

생리는 보통 4~8주 안에 돌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배란은 그보다 먼저 올 수 있습니다. 즉 생리를 아직 안 했더라도 임신 가능성이 생길 수 있습니다. 성관계를 다시 시작할 계획이 있다면 피임 방법은 미루지 말고 산부인과에서 상담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콘돔, 경구피임약, 자궁내장치 등은 몸 상태와 계획에 따라 선택이 달라집니다.

많이들 걱정하는 것이 불임입니다. 적절한 의료 환경에서 합병증 없이 회복된 경우, 임신중지 자체가 이후 임신을 어렵게 만든다고 단정하지 않습니다. 다만 감염, 심한 출혈, 자궁 손상, 반복적인 자궁 내 처치가 있었던 경우에는 별도의 평가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증상이 있을 때 빨리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음 쪽 후유증도 가볍게 넘기지 않았으면 합니다. 슬픔, 죄책감, 안도감, 불안이 섞여 올 수 있습니다. 감정이 복잡하다고 해서 이상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잠을 거의 못 자거나, 식사를 못 하거나, 자책이 너무 심해서 일상이 무너진다면 정신건강의학과나 상담기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몸의 회복만큼 마음의 회복도 진료의 영역입니다.

이럴 땐 진료를 받으세요

낙태 후유증을 검색하는 분들은 대개 이미 불안한 상태입니다. 그래서 기준을 숫자로 잡아두면 도움이 됩니다. 큰 생리대가 1시간에 2장 이상 젖는 출혈이 2시간 이어질 때, 38도 이상 열이 날 때, 악취 나는 분비물이 있을 때, 진통제로 안 잡히는 복통이 있을 때, 어지럽거나 쓰러질 것 같을 때는 기다리지 말고 진료를 받으세요. 시술받은 병원에 연락이 되면 먼저 연락하고, 밤이나 주말이라면 응급실도 선택지입니다.

반대로 출혈이 조금씩 줄고, 통증이 진통제로 조절되고, 열이 없고, 냄새 나는 분비물이 없다면 몸이 회복되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습니다. 그래도 본인이 느끼기에 평소와 다르다 싶으면 확인받는 쪽이 낫습니다. 병원에 오는 이유가 꼭 큰 병이어야 하는 건 아닙니다. 괜찮다는 말을 확인받는 것도 진료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낙태 후유증, 어디까지가 회복 과정이고 언제 병원에 가야 할까요?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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