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진단기준, 140/90이면 바로 고혈압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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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진단기준, 140/90이면 바로 고혈압일까요?

건강검진센터에서 일하다 보면 혈압표를 들고 조용히 다시 줄 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첫 측정에서 150/92mmHg가 나오면 얼굴이 굳어지고, 반대로 138/88mmHg가 나오면 “정상은 아니어도 괜찮은 거죠?” 하고 넘어가려는 분도 계셨습니다. 그런데 혈압은 한 번 잰 숫자만 보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긴장, 커피, 수면 부족, 통증, 방금 계단을 오른 일까지 다 영향을 줍니다.

그래도 기준선은 분명히 알아두셔야 합니다. 고혈압 진단기준은 병원에 갈지 말지를 가르는 중요한 숫자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진단하지 않습니다. 진단은 의사가 합니다. 다만 어떤 수치가 반복될 때 진료를 미루지 말아야 하는지는 병동에서 정말 많이 봤습니다.

진료실 기준으로는 140/90mmHg부터 고혈압입니다

대한고혈압학회 진료지침에서 성인 고혈압은 진료실 혈압 기준으로 수축기혈압 140mmHg 이상 또는 이완기혈압 90mmHg 이상입니다. 둘 중 하나만 높아도 기준에 걸립니다. 예를 들어 145/82mmHg도 고혈압 범위이고, 128/94mmHg도 이완기혈압이 높아서 고혈압 범위로 봅니다.

  • 정상혈압: 수축기 120 미만 그리고 이완기 80 미만
  • 주의혈압: 수축기 120~129 그리고 이완기 80 미만
  • 고혈압 전단계: 수축기 130~139 또는 이완기 80~89
  • 고혈압 1기: 수축기 140~159 또는 이완기 90~99
  • 고혈압 2기: 수축기 160 이상 또는 이완기 100 이상

많은 분들이 “위 혈압만 높고 아래 혈압은 괜찮다”고 말씀하시는데, 수축기와 이완기 중 더 높은 단계가 중요합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수축기혈압만 140 이상으로 올라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도 그냥 나이 탓으로만 넘기면 안 됩니다.

한 번 높게 나왔다고 바로 확정되는 건 아닙니다

검진장에서 혈압이 높게 나온 분 중에는 잠깐 쉬고 다시 재면 내려가는 분이 꽤 있습니다. 병원만 오면 긴장해서 혈압이 오르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병원에서는 괜찮은데 집이나 직장에서는 높은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고혈압은 보통 반복 측정과 진료 판단이 필요합니다.

혈압을 잴 때는 최소 5분 정도 앉아서 쉬고, 등은 기대고, 발은 바닥에 둡니다. 커프는 팔 높이가 심장 높이와 비슷해야 하고, 측정 중에는 말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커피나 흡연, 운동 직후에는 혈압이 올라갈 수 있어 30분 정도 피해서 재는 편이 낫습니다.

제가 검진센터에서 자주 봤던 상황이 있습니다. 첫 혈압이 162/96mmHg였는데 “아침에 뛰어왔다”고 하셔서 쉬고 다시 쟀더니 148/90mmHg, 며칠 뒤 집에서 잰 기록도 140대였습니다. 이런 경우는 단순히 뛰어서 오른 혈압만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첫 측정 150대였지만 안정 후 120대로 내려오고, 집 기록도 정상인 분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숫자 하나보다 반복되는 흐름이 더 중요합니다.

집에서 재면 기준이 조금 다릅니다

가정혈압은 보통 진료실보다 낮게 나옵니다. 그래서 집에서 잰 혈압은 평균 135/85mmHg 이상이면 고혈압을 의심합니다. 병원 기준 140/90mmHg보다 낮은 숫자를 기준으로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집에서는 아침과 저녁에 재는 방식이 많이 쓰입니다. 아침은 일어나서 화장실을 다녀온 뒤, 약을 먹기 전, 식사 전이 좋습니다. 저녁은 잠들기 전 안정된 상태에서 재면 됩니다. 한 번만 재기보다 1~2분 간격으로 두 번 재고 기록해 두면 진료 때 훨씬 도움이 됩니다.

  • 진료실 혈압 고혈압 기준: 140/90mmHg 이상
  • 가정혈압 고혈압 의심 기준: 평균 135/85mmHg 이상
  • 24시간 활동혈압은 시간대별 평균 기준이 따로 있어 의사 판단이 필요

혈압 기록을 가져오실 때 “높았어요”보다 숫자와 시간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면 “8월 12일 아침 7시, 146/88, 맥박 76”처럼 적어두면 진료실에서 판단하기가 훨씬 좋습니다. 약을 이미 드시는 분이라면 복용 전인지 후인지도 같이 적어두는 게 좋습니다.

130대 혈압은 괜찮다고 넘기기엔 아깝습니다

130~139/80~89mmHg는 고혈압 전단계입니다. 이 구간은 당장 약을 시작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하지만 생활습관을 바꿀 기회가 있는 구간입니다. 특히 당뇨병, 만성콩팥병,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병력이 있거나 가족력이 강한 분이라면 130대 혈압도 가볍게 보지 않습니다.

병동에서 오래 일하며 느낀 건, 고혈압 자체보다 ‘오래 방치된 고혈압’이 무섭다는 점입니다. 혈압이 높은 상태가 몇 년씩 이어지면 혈관, 심장, 콩팥, 눈에 부담이 쌓입니다. 처음에는 아무 느낌이 없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숨이 차거나, 다리가 붓거나, 시야가 흐려지거나, 뇌졸중으로 발견되는 경우를 봅니다.

생활습관 이야기를 하면 너무 뻔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혈압에서는 정말 기본이 큽니다. 짠 음식 줄이기, 체중 3~5kg 감량, 걷기 같은 유산소 운동, 과음 줄이기, 수면 부족 관리가 실제 혈압을 움직입니다. 민간요법이나 특정 건강식품보다 이런 변화가 훨씬 근거가 분명합니다.

이런 혈압과 증상은 미루지 말고 진료가 필요합니다

혈압이 140/90mmHg 이상으로 반복되면 내과나 가정의학과에서 상담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집에서 재도 135/85mmHg 이상이 계속 나오면 기록을 들고 진료를 보세요. 검진 결과지에 ‘고혈압 의심’ 또는 ‘확진검사 필요’가 적혀 있다면 가까운 의료기관에서 확인하는 단계가 필요합니다.

수축기혈압이 160 이상이거나 이완기혈압이 100 이상이면 더 미루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혈압이 180/120mmHg 안팎으로 매우 높게 나오면서 가슴통증, 심한 두통, 한쪽 팔다리 힘 빠짐, 말 어눌함, 호흡곤란, 시야 이상, 의식 저하가 있으면 응급상황일 수 있습니다. 이때는 집에서 쉬면서 지켜볼 일이 아닙니다.

  • 140/90mmHg 이상이 여러 번 반복될 때
  • 가정혈압 평균이 135/85mmHg 이상일 때
  • 160/100mmHg 이상이 확인될 때
  • 180/120mmHg 근처의 혈압과 신경학적 증상, 흉통, 호흡곤란이 함께 있을 때
  • 당뇨병, 콩팥질환, 심혈관질환 병력이 있는데 혈압이 130대 이상으로 자주 나올 때

고혈압 진단기준은 겁을 주려고 만든 숫자가 아닙니다. 조용히 올라간 혈압을 더 늦기 전에 발견하자는 기준선에 가깝습니다. 혈압은 증상보다 숫자가 먼저 알려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검진표 한 줄을 가볍게 넘기지 말고, 며칠간 제대로 재서 기록한 뒤 필요한 진료를 받는 쪽이 훨씬 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고혈압 진단기준, 140/90이면 바로 고혈압일까요? - 요약
고혈압 진단기준, 140/90이면 바로 고혈압일까요? | 질병노트 : https://healthweek.co.k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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