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혈증 진단기준, LDL 160이면 바로 약을 먹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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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혈증 진단기준, LDL 160이면 바로 약을 먹어야 할까요?

건강검진센터에서 일하다 보면 “콜레스테롤이 조금 높다는데 괜찮죠?” 하고 결과지를 접어 들고 오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같은 LDL 160mg/dL이라도 30대 비흡연자와 당뇨가 오래된 60대 환자에게 주는 의미는 꽤 다릅니다. 고지혈증, 정확히는 이상지질혈증은 숫자 하나만 보고 끝내기보다 전체 위험도를 같이 봐야 합니다.

저는 진단하지 않습니다. 진단과 치료 결정은 의사가 합니다. 다만 병동과 검진센터에서 오래 보니, 검사 수치를 읽는 기본 기준을 알고 있으면 불필요하게 겁먹는 일도 줄고, 반대로 미루면 안 되는 순간을 놓치지 않게 됩니다.

고지혈증 진단기준은 네 가지 수치를 같이 봅니다

혈액검사에서 흔히 보는 항목은 총콜레스테롤, LDL 콜레스테롤, H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입니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기준에서 이상지질혈증 판단에 자주 쓰는 구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LDL 콜레스테롤: 100mg/dL 미만은 적정, 130~159mg/dL은 경계, 160~189mg/dL은 높음, 190mg/dL 이상은 매우 높음으로 봅니다.
  • 총콜레스테롤: 200mg/dL 미만은 적정, 200~239mg/dL은 경계, 240mg/dL 이상은 높음으로 봅니다.
  • 중성지방: 150mg/dL 미만은 적정, 150~199mg/dL은 경계, 200~499mg/dL은 높음, 500mg/dL 이상은 매우 높음입니다.
  • HDL 콜레스테롤: 40mg/dL 이하는 낮은 수치로 보고, 60mg/dL 이상이면 보호적인 쪽으로 봅니다.

LDL은 흔히 ‘나쁜 콜레스테롤’이라고 부릅니다. 혈관 벽에 쌓여 동맥경화와 관련이 크기 때문입니다. HDL은 반대로 혈관 안의 콜레스테롤을 치우는 역할을 해서 ‘좋은 콜레스테롤’이라고 설명하곤 합니다. 중성지방은 술, 단 음식, 탄수화물 섭취, 체중, 혈당 조절 상태에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LDL 160mg/dL, 누구에게나 같은 의미는 아닙니다

검진 결과지에서 가장 많이 걸리는 숫자가 LDL 160mg/dL 전후입니다. 이 수치는 분명 높은 편입니다. 하지만 바로 약을 먹을지, 생활습관 조절 후 재검할지는 사람마다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혈압도 정상이고, 당뇨도 없고, 담배도 피우지 않고, 가족 중 젊은 나이에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을 겪은 사람이 없다면 의사가 생활습관 조절과 재검을 먼저 권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당뇨, 고혈압, 만성콩팥병, 흡연, 협심증이나 뇌졸중 병력이 있으면 LDL 130mg/dL도 가볍게 보지 않습니다. 이미 심혈관질환이 있거나 위험도가 높은 분은 LDL 목표가 100보다 훨씬 낮게 잡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병동에서 봤던 분들 중에는 “콜레스테롤 약은 한번 먹으면 평생 먹는다더라”는 말 때문에 몇 년을 미룬 분들이 있었습니다. 실제로는 약을 시작하느냐보다, 내 혈관 위험도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는 과정이 먼저입니다. 약이 필요한 상황인데 미루면 심근경색, 뇌졸중으로 처음 발견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대로 약이 아직 꼭 필요하지 않은 분도 있습니다. 그래서 수치와 병력을 같이 봐야 합니다.

검사 전 공복과 재검이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중성지방과 LDL 계산값은 식사 영향을 받습니다. 보통 지질검사는 9~12시간 공복 후 시행합니다. 채혈 전에는 최소 5분 정도 앉아서 안정한 뒤 피를 뽑는 것이 좋습니다. 전날 회식, 과음, 야식, 단 음식 섭취가 있었다면 중성지방이 확 올라와 결과가 실제 평소 상태보다 나쁘게 보일 수 있습니다.

LDL은 직접 측정하기도 하지만, 총콜레스테롤과 HDL, 중성지방을 이용해 계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중성지방이 400mg/dL을 넘으면 계산 LDL이 부정확해질 수 있어 직접 측정이나 추가 평가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검진 결과에서 중성지방이 400 이상으로 나온 분은 “LDL은 괜찮네” 하고 넘기면 안 됩니다.

치료 방향을 정할 때는 서로 다른 시점의 지질검사를 2회 이상 확인하는 것이 원칙에 가깝습니다. 한 번 높게 나왔다고 모두 같은 판단을 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LDL 190mg/dL 이상, 중성지방 500mg/dL 이상처럼 뚜렷하게 높은 경우는 재검만 기다리며 오래 미루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중성지방 500mg/dL 이상은 따로 봐야 합니다

고지혈증이라고 하면 LDL만 떠올리지만, 중성지방이 매우 높은 분도 꽤 많습니다. 특히 술을 자주 마시거나, 복부비만이 있거나, 당뇨 조절이 잘 안 되거나, 단 음료와 빵·면·떡 섭취가 많은 경우에 흔합니다.

중성지방 200mg/dL 이상이면 높다고 보고 생활습관 교정이 필요합니다. 500mg/dL 이상이면 췌장염 위험까지 생각해야 해서 진료를 권합니다. 췌장염은 단순한 소화불량처럼 시작했다가 심한 복통, 구토, 입원 치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응급실에서 “며칠 전부터 명치가 아팠다”고 오셨다가 중성지방이 매우 높게 확인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이럴 때는 건강식품보다 술을 끊는 것, 단 음료를 줄이는 것, 체중과 혈당을 조절하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민간요법으로 수치를 떨어뜨리려다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있는데, 중성지방이 500 이상이면 의사 진료로 원인과 약물 필요성을 확인하는 쪽이 맞습니다.

이럴 땐 진료를 받으세요

검진표를 보고 다음에 해당하면 내과나 가정의학과 진료를 잡는 것이 좋습니다.

  • LDL 콜레스테롤이 160mg/dL 이상으로 반복해서 나오는 경우
  • LDL 콜레스테롤이 190mg/dL 이상인 경우
  • 총콜레스테롤이 240mg/dL 이상인 경우
  • 중성지방이 500mg/dL 이상인 경우
  • 당뇨, 고혈압, 만성콩팥병, 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 병력이 있는 경우
  • 가족 중 남성 55세 이전, 여성 65세 이전에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을 겪은 사람이 있는 경우
  • 콜레스테롤 수치와 함께 가슴 통증, 숨참, 한쪽 마비, 말 어눌함 같은 증상이 있었던 경우

가슴이 조이거나 식은땀이 나고 숨이 차는 증상,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말이 갑자기 어눌해지는 증상은 콜레스테롤 상담 예약을 기다릴 문제가 아닙니다. 이런 증상은 즉시 응급 진료가 필요합니다.

고지혈증 진단기준은 숫자로 시작하지만, 결국은 내 혈관이 앞으로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는 과정입니다. 수치가 조금 높다고 무조건 큰일 난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반복해서 높거나, 이미 다른 위험인자가 있다면 “나중에 관리하지 뭐” 하고 넘기기엔 아깝습니다. 검진 결과지는 접어 넣어두는 종이가 아니라, 지금 내 몸 상태를 알려주는 꽤 현실적인 신호입니다.

고지혈증 진단기준, LDL 160이면 바로 약을 먹어야 할까요?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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