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혈증 수치 250, 바로 약을 먹어야 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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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혈증 수치 250, 바로 약을 먹어야 하는 걸까요?

검진센터에서 일하다 보면 결과지를 들고 오셔서 “고지혈증 수치가 250이라는데 큰일 난 건가요?” 하고 묻는 분들이 많습니다. 숫자 하나가 빨간색으로 찍혀 있으면 마음이 덜컥 내려앉죠. 그런데 이 250이 총콜레스테롤인지, LDL 콜레스테롤인지, 중성지방인지에 따라 의미가 꽤 달라집니다.

저는 진단을 하지 않습니다. 진단과 처방은 의사가 합니다. 다만 18년 동안 내과 병동과 검진센터에서 본 경험상, 고지혈증은 “아프지 않아서” 미뤄지는 경우가 많고, 그래서 기준선을 알고 움직이는 게 중요합니다.

250이라는 숫자, 먼저 무엇의 수치인지 봐야 합니다

검사 결과지에는 보통 총콜레스테롤, LDL 콜레스테롤, H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이 따로 적혀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고지혈증 250”이라고 말할 때는 총콜레스테롤 250 mg/dL을 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와 질병관리청 안내 기준으로 보면 총콜레스테롤은 200 mg/dL 미만이면 적정, 200~239 mg/dL이면 경계, 240 mg/dL 이상이면 높은 범위로 봅니다. 그러니 총콜레스테롤이 250이라면 “조금 높네” 정도로 넘기기보다는 이상지질혈증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숫자입니다.

하지만 총콜레스테롤 250 하나만 보고 약이 필요하다고 단정하지는 않습니다. LDL이 얼마나 높은지, HDL이 낮은지, 중성지방이 함께 높은지, 당뇨병이나 고혈압이 있는지, 흡연을 하는지, 가족 중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병력이 있는지를 같이 봐야 합니다.

LDL, HDL, 중성지방을 같이 봐야 하는 이유

LDL 콜레스테롤은 흔히 나쁜 콜레스테롤이라고 부릅니다. 혈관 벽에 쌓여 동맥경화와 관련이 깊기 때문입니다. LDL은 130 mg/dL 이상이면 경계로 보고, 160 mg/dL 이상이면 높은 범위, 190 mg/dL 이상이면 매우 높은 범위로 봅니다.

HDL 콜레스테롤은 혈관에 쌓인 콜레스테롤을 치우는 쪽에 가까워 좋은 콜레스테롤이라고 부릅니다. 대체로 40 mg/dL 미만이면 낮다고 봅니다. 여성은 기준을 더 엄격하게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총콜레스테롤이 250이어도 HDL이 충분히 높고 LDL이 심하게 높지 않다면 위험도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중성지방도 놓치면 안 됩니다. 150 mg/dL 미만은 적정, 150~199 mg/dL은 경계, 200 mg/dL 이상은 높은 범위입니다. 특히 500 mg/dL 이상이면 심혈관 위험뿐 아니라 급성 췌장염 위험도 걱정해야 해서 빨리 진료가 필요합니다.

  • 총콜레스테롤 250: 높은 범위에 해당할 가능성이 큽니다.
  • LDL 160 이상: 생활습관 교정만으로 미루지 말고 진료 상담이 필요합니다.
  • LDL 190 이상: 약물치료 가능성이 높아지는 수치입니다.
  • 중성지방 500 이상: 빠른 진료가 필요합니다.
  • HDL 40 미만: 혈관 건강 위험요인으로 함께 봐야 합니다.

증상이 없다고 괜찮은 병은 아닙니다

고지혈증이 무서운 이유는 대부분 증상이 없다는 점입니다. 혈압이나 혈당도 비슷하지만, 콜레스테롤은 특히 더 조용합니다. 몸이 찌뿌둥하거나 뒷목이 당긴다고 해서 고지혈증 증상이라고 말하기도 어렵고, 반대로 아무 증상이 없다고 혈관이 괜찮다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병동에서 본 환자들 중에는 평소 건강검진에서 콜레스테롤이 높다는 말을 여러 번 들었지만 “몸은 멀쩡했다”고 하신 분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가슴 통증으로 응급실에 오거나, 말이 어눌해지고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져 뇌졸중 평가를 받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물론 고지혈증 하나만으로 그런 일이 생겼다고 단순하게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고혈압, 당뇨, 흡연, 복부비만이 같이 있으면 위험은 확실히 올라갑니다.

그래서 고지혈증 수치 250은 겁낼 숫자라기보다 “내 혈관 위험도를 계산해볼 때가 됐다”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특히 40대 이후이거나, 부모님이나 형제 중 젊은 나이에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이 있었거나, 당뇨병이 있다면 더 빨리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검사 전날 식사와 공복 여부도 확인하세요

검진 결과를 볼 때 의외로 중요한 것이 검사 당시 상황입니다. 기름진 회식 다음 날, 술을 마신 다음 날, 공복 시간이 짧았던 날에는 중성지방이 높게 나올 수 있습니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에서는 치료 방향을 정할 때 서로 다른 시점의 지질검사를 최소 2회 이상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안내합니다.

그렇다고 “검사가 틀렸겠지” 하고 그냥 넘기면 안 됩니다. 총콜레스테롤 250이 처음 나왔다면 1~3개월 안에 내과나 가정의학과에서 재검을 잡고, LDL과 중성지방을 같이 확인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이미 당뇨병, 고혈압, 만성콩팥병, 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 병력이 있다면 기다리지 말고 결과지를 들고 진료를 보셔야 합니다.

약을 먹게 될까 봐 병원을 피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솔직히 그 마음 이해합니다. 하지만 병원에 간다고 바로 평생 약이 시작되는 것은 아닙니다. 의사는 수치와 위험요인을 보고 생활습관 교정으로 볼지, 약을 같이 시작할지 판단합니다. 약이 필요한 상황인데 미루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생활습관은 ‘조금’이 아니라 방향을 바꿔야 효과가 납니다

총콜레스테롤 250 전후라면 식사와 운동을 점검할 여지가 큽니다. 튀김, 가공육, 버터가 많이 들어간 빵, 야식, 잦은 음주가 반복되면 LDL과 중성지방이 같이 올라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채소, 콩류, 생선, 견과류를 적당량 넣고, 흰쌀과 면 위주의 식사를 줄이면 수치가 내려가는 분들도 봤습니다.

운동은 거창할 필요가 없습니다. 주 5일, 하루 30분 정도 빠르게 걷는 것부터 시작해도 됩니다. 체중이 많이 나가는 분은 현재 체중의 5~10%만 줄어도 중성지방과 혈당, 혈압이 함께 좋아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만 LDL이 190 이상이거나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은 분은 생활습관만으로 버티기보다 약물치료를 같이 의논해야 합니다.

건강식품으로 해결하려는 분들도 자주 봅니다. 홍국, 오메가3, 각종 추출물 이야기를 많이 하시는데, 제품마다 함량과 효과가 다르고 약과 상호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간수치가 높거나 항응고제, 항혈소판제, 당뇨약을 드시는 분은 임의로 시작하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이럴 땐 진료를 받으세요

총콜레스테롤이 250 mg/dL로 나왔다면 결과지를 접어두지 말고, L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를 같이 확인하세요. LDL이 160 mg/dL 이상이거나, 중성지방이 200 mg/dL 이상이거나, HDL이 낮다면 진료 상담을 권합니다.

특히 LDL 190 mg/dL 이상, 중성지방 500 mg/dL 이상, 당뇨병이나 고혈압 동반,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병력, 가족 중 이른 나이의 심혈관질환 병력이 있다면 빠르게 내과 진료를 잡는 것이 좋습니다. 가슴을 누르는 통증, 식은땀, 호흡곤란, 한쪽 마비, 말이 어눌해짐, 갑작스러운 시야 이상이 있으면 검진 예약을 기다리지 말고 응급실로 가야 합니다.

고지혈증 수치 250은 당장 무너지는 숫자는 아닐 수 있습니다. 그래도 몸이 조용하다고 혈관도 조용한 건 아닙니다. 검사 결과지는 겁먹으라고 주는 종이가 아니라, 더 커지기 전에 방향을 바꾸라고 알려주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저는 이 숫자를 본 분들이 “나중에”가 아니라 이번 달 안에 한 번은 제대로 상담받았으면 합니다.

고지혈증 수치 250, 바로 약을 먹어야 하는 걸까요?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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