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머리만 욱신거리는데 좌측 편두통 원인이 궁금하신가요?

내과 병동에서 근무할 때 “왼쪽 머리만 아파요”라고 오신 분들을 꽤 많이 봤습니다. 어떤 분은 며칠 쉬면 낫는 편두통이었고, 어떤 분은 혈압이 많이 올라간 상태였고, 드물게는 말이 어눌해지거나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증상이 같이 있어 바로 응급 평가가 필요했습니다. 같은 ‘좌측 두통’이라도 출발점이 다릅니다. 그래서 통증이 어느 쪽이냐보다 더 중요한 건 언제 시작됐는지, 얼마나 심한지, 동반 증상이 있는지입니다.
왼쪽만 아프면 전부 편두통일까요?
아닙니다. 편두통은 이름 때문에 꼭 한쪽만 아픈 병처럼 느껴지지만, 양쪽으로 아픈 분도 있고 처음엔 왼쪽이었다가 다음엔 오른쪽으로 오는 분도 있습니다. 다만 전형적인 편두통은 한쪽 머리가 욱신욱신 뛰듯 아프고, 움직이면 더 심해지며, 메스꺼움이나 구토, 빛과 소리에 예민해지는 증상이 같이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치료하지 않으면 보통 4시간에서 72시간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건강검진센터에서 문진을 하다 보면 “눈앞이 번쩍거리다가 머리가 아팠다”는 이야기도 듣습니다. 이런 전조 증상은 시야에 지그재그 선이 보이거나, 한쪽 얼굴이나 손이 저리거나, 말이 잠깐 잘 안 나오는 식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대개 서서히 생겨 60분 안쪽으로 사라지지만, 처음 겪는 증상이라면 뇌졸중 같은 응급 질환과 구분이 필요합니다.
좌측 편두통 원인으로 흔한 것들
편두통의 정확한 원인은 한 가지로 딱 잘라 말하기 어렵습니다. 뇌의 통증 조절 체계, 삼차신경, 혈관 주변 신경 반응, 세로토닌이나 CGRP 같은 신경 전달 물질 변화가 함께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가족력이 있는 분도 많습니다. 부모나 형제 중 편두통이 있으면 본인도 반복 두통을 겪을 가능성이 올라갑니다.
유발 요인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병동에서 야간 근무 뒤에 두통이 심해지는 직원들도 있었고, 검진 오신 분 중에는 식사를 거르거나 커피를 갑자기 끊은 뒤 두통이 반복되는 분도 있었습니다. 여성분들은 생리 전후나 배란기, 피임약 변경 뒤에 두통 양상이 바뀌었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 수면 부족 또는 평소보다 긴 수면
- 끼니를 거르거나 탈수 상태가 된 경우
- 스트레스가 심하거나 긴장이 풀린 직후
- 술, 특히 와인이나 숙성 음식, 가공육 일부
- 강한 냄새, 밝은 빛, 큰 소리
- 생리 주기, 호르몬 변화
- 목과 어깨 긴장, 오래 숙인 자세
근데 유발 요인이 있다고 해서 매번 같은 반응이 오는 건 아닙니다. 전날 잠을 못 자고, 물도 적게 마시고, 점심까지 거른 날처럼 여러 조건이 겹쳤을 때 터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두통 일지를 2~4주만 적어도 꽤 많은 단서가 보입니다.
편두통처럼 보여도 다른 원인일 수 있습니다
왼쪽 관자놀이가 아프다고 모두 편두통은 아닙니다. 눈 주위가 찌르듯 아프고 눈물이 나거나 콧물이 한쪽으로 흐르면 군발두통 가능성도 있습니다. 뒷목에서 시작해 한쪽 머리로 올라오면 경추성 두통이나 근막 긴장이 원인일 수 있습니다. 턱관절이 딱딱 소리 나고 씹을 때 더 아프면 턱관절 문제도 봐야 합니다.
부비동염은 이마나 광대뼈 쪽 압박감, 누런 콧물, 발열이 같이 오기도 합니다. 또 혈압이 매우 높을 때 머리가 무겁고 어지럽다고 표현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다만 고혈압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더 흔해서, 두통만으로 혈압 문제라고 단정하면 안 됩니다. 집에 혈압계가 있다면 안정한 상태에서 재보고, 수축기 혈압이 180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120 이상이면서 흉통, 호흡곤란, 신경 증상이 있으면 바로 응급 평가가 필요합니다.
이런 증상은 기다리지 않는 게 맞습니다
저는 두통 상담을 할 때 “평소와 다른가요?”를 꼭 묻습니다. 오래 두통이 있던 분도 양상이 갑자기 달라지면 진료 기준이 바뀝니다. 특히 벼락 치듯 갑자기 시작해 1~2분 안에 최고 강도로 올라가는 두통은 응급실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살면서 가장 심한 두통이라고 느껴진다면 참는 쪽으로 가지 않는 게 좋습니다.
- 갑자기 시작한 극심한 두통
- 한쪽 팔다리 힘 빠짐, 얼굴 마비, 말 어눌함
- 시야 장애, 복시, 의식 저하, 경련
- 발열, 목 뻣뻣함, 심한 구토가 동반됨
- 머리를 다친 뒤 생긴 두통
- 50세 이후 처음 생긴 새로운 두통
- 기침, 배변 힘주기, 성관계, 운동 뒤 갑자기 심해지는 두통
- 암, 면역저하, 임신 또는 산후 상태에서 새로 생긴 두통
이런 경우는 “편두통 약 먹고 좀 볼까”보다 먼저 확인이 필요합니다. 실제로 병동에서도 보호자가 “평소 두통인 줄 알았다”고 말했지만, 같이 온 증상을 들어보면 이미 말이 느려지고 보행이 흔들렸던 경우가 있었습니다. 두통 자체보다 옆에 붙어 있는 신호가 더 위험할 때가 있습니다.
집에서 확인할 것과 약 먹을 때 주의할 점
두통이 반복된다면 날짜, 시작 시간, 위치, 통증 강도, 먹은 약, 생리 주기, 수면 시간, 카페인, 식사 여부를 적어두면 진료 때 큰 도움이 됩니다. “왼쪽이 아파요”보다 “한 달에 6번, 한 번 오면 12시간, 빛이 싫고 토할 것 같다”가 훨씬 정확한 정보입니다.
진통제는 초기에 적절히 쓰면 도움이 되지만, 너무 자주 먹으면 약물 과용 두통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한 달에 10~15일 이상 진통제를 반복해서 먹는 상황이면 의사와 상의해 예방 치료나 다른 접근을 검토해야 합니다. 위궤양, 신장질환, 간질환, 항응고제 복용 중인 분은 흔한 진통제도 조심해야 합니다.
편두통은 생활습관만으로 전부 해결되는 병은 아닙니다. 그래도 수면 시간을 일정하게 맞추고, 물을 충분히 마시고, 끼니를 거르지 않는 것만으로 빈도가 줄어드는 분들이 있습니다. 카페인은 갑자기 끊기보다 양을 일정하게 줄이는 편이 낫습니다. 목과 어깨 긴장이 같이 있다면 오래 숙이는 자세를 줄이고, 화면 높이를 조절하는 것도 현실적인 도움이 됩니다.
이럴 땐 진료를 받으세요
좌측 편두통 원인을 찾을 때 제일 중요한 기준은 반복성과 변화입니다. 한 달에 여러 번 반복되거나, 통증 때문에 일상생활을 멈춰야 하거나, 약을 먹어도 잘 듣지 않거나, 전보다 횟수와 강도가 늘었다면 신경과나 가까운 의료기관에서 상담을 받는 게 좋습니다. 처음 겪는 전조 증상, 한쪽 마비나 말 이상, 갑작스러운 극심한 두통은 응급실 기준입니다.
두통은 흔하지만, 흔하다는 말이 늘 가볍다는 뜻은 아닙니다. 반대로 머리가 한쪽만 아프다고 해서 모두 큰 병이라는 뜻도 아닙니다. 내 몸의 평소 패턴을 알고, 달라진 신호를 놓치지 않는 것. 그게 병원에서 많은 환자분을 보며 제가 가장 자주 확인하게 된 기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