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돌릴 때 빙글 도는 이석증 증상, 원인과 치료법이 궁금하신가요?

얼마 전 건강검진센터에서 만난 분이 “누우려고 고개만 돌리면 천장이 한 바퀴 도는 것 같다”고 하셨어요. 혈압도 재고, 빈혈 수치도 확인했는데 큰 이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침대에 눕거나 일어날 때만 짧게 빙 도는 느낌이 반복됐고, 이비인후과 진료에서 이석증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을 들으셨습니다.
이석증은 이름 때문에 귀 안에 돌이 생긴 병처럼 느껴지지만, 정확히는 귓속 평형기관에 있던 작은 칼슘 결정이 제자리에서 떨어져 반고리관 안으로 들어가면서 생기는 어지럼입니다. 의학적으로는 양성 돌발성 체위성 현훈이라고 부릅니다. 말이 어렵죠. 쉽게 말하면 “머리 위치를 바꿀 때 갑자기 빙글 도는 어지럼”입니다.
이석증 증상은 보통 짧고 강하게 옵니다
이석증 증상은 대개 몇 초에서 1분 안쪽으로 짧게 옵니다. 그런데 짧다고 해서 약한 건 아닙니다. 환자분들은 “침대가 뒤집히는 느낌”, “천장이 도는 느낌”, “몸은 가만히 있는데 주변이 회전하는 느낌”이라고 표현합니다.
특히 이런 동작에서 잘 생깁니다.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날 때, 누운 상태에서 옆으로 돌아누울 때, 고개를 뒤로 젖혀 높은 선반을 볼 때, 미용실에서 머리를 감을 때, 바닥에 떨어진 물건을 줍고 다시 일어날 때입니다.
- 빙글빙글 도는 회전성 어지럼
- 메스꺼움, 구역감, 드물게 구토
- 몸이 한쪽으로 쏠리는 느낌
- 어지럼이 지나간 뒤 남는 멍함과 불안정감
- 특정 방향으로 고개를 돌릴 때 반복되는 증상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석증은 대개 “가만히 있어도 몇 시간 계속 도는 어지럼”과는 양상이 다르다는 겁니다. 물론 사람마다 표현은 다르지만, 전형적인 이석증은 자세 변화가 방아쇠가 되고 증상은 짧게 지나갑니다.
왜 생길까요?
사실 이석증 원인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외래에서 설명을 들은 분들도 “딱히 다친 적도 없는데 왜 생겼죠?”라고 많이 물으세요. 나이가 들면서 평형기관의 작은 결정이 약해져 떨어질 수 있고, 머리를 부딪힌 뒤 생기기도 합니다. 오래 누워 지낸 뒤, 귀 안쪽 질환을 앓은 뒤, 골다공증이 있는 분에서 더 잘 보인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50대 이후에 비교적 흔하고, 여성에게 조금 더 자주 보입니다. 그렇다고 젊은 사람에게 안 생기는 병은 아닙니다. 병동에서도 30대 환자분이 “출근 준비하다가 갑자기 세상이 돌아서 응급실에 왔다”고 하신 적이 있습니다.
이석증 자체는 생명을 위협하는 병인 경우가 드뭅니다. 다만 문제는 넘어짐입니다. 특히 화장실, 계단, 새벽에 일어나는 상황에서 어지럼이 오면 골절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어지럼보다 낙상이 더 무서운 경우가 실제로 많습니다.
치료법은 약보다 위치를 맞추는 치료가 중심입니다
이석증 치료법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이석정복술입니다. 귀 안에서 빠져나간 이석이 제자리로 돌아가도록 머리와 몸의 위치를 순서대로 바꾸는 치료입니다. 대표적으로 에플리 방법 같은 체위 치료가 있습니다. 이비인후과나 신경과에서 안진 검사와 자세 유발 검사를 보면서 어느 쪽 귀, 어느 반고리관 문제인지 확인한 뒤 시행합니다.
미국 이비인후과학회 진료 지침에서도 전형적인 이석증에는 불필요한 영상검사나 전정억제제를 반복적으로 쓰는 것보다, 정확한 진단과 이석정복술을 권합니다. 물론 모든 어지럼이 이석증은 아니기 때문에 처음부터 스스로 단정하면 안 됩니다.
약은 메스꺼움이 심하거나 구토가 있을 때 증상 조절 목적으로 짧게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어지럽다고 해서 며칠씩 누워만 있거나, 안정제 계열 약을 오래 먹는 방식은 오히려 회복을 늦출 수 있습니다. 약이 필요한지는 의사가 현재 상태와 다른 질환, 복용 중인 약을 보고 판단해야 합니다.
집에서 조심할 점도 있습니다
이석증이 의심될 정도로 빙글 도는 어지럼이 오면 우선 앉거나 눕고, 바로 운전하거나 계단을 내려가면 안 됩니다. 특히 혼자 사는 분이나 고령자는 화장실 바닥, 침대 옆, 현관처럼 넘어지기 쉬운 곳을 조심해야 합니다.
인터넷에 나오는 자가 운동을 보고 따라 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근데 방향이 맞지 않거나 다른 원인의 어지럼인데 억지로 자세 운동을 하면 증상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이전에 병원에서 이석증 진단을 받았고, 의료진에게 어떤 방향 운동을 해야 하는지 배운 경우라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처음 생긴 어지럼이라면 먼저 진료를 받아 원인을 구분하는 쪽이 안전합니다.
검사실에서 보면 이석증 환자분들은 “이렇게 심한데 뇌 문제는 아닌가요?” 하고 많이 불안해하십니다. 그 불안은 당연합니다. 다만 이석증은 특징적인 자세 유발 어지럼과 눈 떨림 양상으로 비교적 잘 구분되는 편입니다. 그래서 병원에서는 병력, 혈압, 신경학적 증상, 청력 변화, 안진 등을 같이 봅니다.
이럴 땐 진료를 받으세요
어지럼이 처음 생겼거나, 반복되거나, 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이비인후과나 신경과 진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갑자기 심한 두통이 같이 오거나, 말이 어눌해지거나,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얼굴 감각이 이상하거나, 물체가 둘로 보이거나, 걷기 힘들 정도로 중심을 못 잡는다면 응급 진료가 필요합니다.
- 어지럼이 1분 이상 길게 지속되거나 점점 심해질 때
- 새로운 심한 두통, 발열, 의식 저하가 동반될 때
- 말이 어눌함, 한쪽 마비, 감각 이상, 복시가 있을 때
- 갑작스러운 청력 저하나 귀 먹먹함이 동반될 때
- 구토가 심해 물도 못 마실 때
- 넘어졌거나 머리를 부딪힌 뒤 어지럼이 생겼을 때
-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 뇌졸중 병력이 있는 분에게 새 어지럼이 생겼을 때
이석증은 겁나는 이름에 비해 치료 반응이 좋은 편입니다. 하지만 “자세 바꾸면 도니까 이석증이겠지” 하고 넘기기엔 어지럼 뒤에 숨어 있는 병들이 있습니다. 제가 병동에서 오래 보며 느낀 건, 어지럼은 참다가 키우기보다 양상을 잘 설명하고 한 번 확인받는 편이 마음도 몸도 덜 고생한다는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