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 증상, 언제 병원에 가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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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 증상, 언제 병원에 가야 할까요?

검진센터에서 일하다 보면 “피곤한 건 나이 탓인 줄 알았어요”라고 말하는 분들을 자주 만납니다. 병동에서도 비슷했습니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살이 빠지는데 스트레스라고 넘긴 분도 있었고, 추위를 심하게 타고 얼굴이 붓는데 잠을 못 자서 그런 줄 알았다는 분도 있었습니다. 갑상선은 작지만 몸의 속도를 조절하는 기관이라, 문제가 생기면 증상이 아주 넓게 나타납니다.

먼저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증상만으로 갑상선 질환을 진단할 수는 없습니다. 갑상선기능항진증, 갑상선기능저하증, 갑상선염, 갑상선 결절은 서로 겹치는 부분도 있고 완전히 다른 경과를 보이기도 합니다. 다만 어떤 증상에서 병원을 미루지 말아야 하는지는 꽤 분명합니다.

몸이 빨라지는 느낌이 계속된다면

갑상선호르몬이 과하게 작용하면 몸이 계속 달리는 상태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심장이 뛰고, 손이 떨리고, 더위를 못 견디고, 땀이 많아집니다. 식욕은 늘었는데 체중이 줄기도 합니다. 예민해지고 잠이 얕아지는 분도 많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환자 중 한 분은 한 달 반 사이에 체중이 5kg 정도 빠졌는데 “요즘 바빠서 그렇겠지”라고 넘겼습니다. 그런데 계단을 오르지 않아도 맥박이 110회 안팎으로 뛰고 손끝 떨림이 보였습니다. 이런 경우는 단순 피로로만 보기 어렵습니다. 서울아산병원 건강정보에서도 갑상선기능항진증에서 불안, 체중 감소, 손떨림, 불면, 심박수 증가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 가만히 쉬어도 맥박이 자주 100회 이상으로 빠른 경우
  • 의도하지 않았는데 1~2개월 사이 체중이 3kg 이상 줄어든 경우
  • 손떨림, 불면, 땀 증가, 설사가 함께 생긴 경우
  • 눈이 튀어나와 보이거나 눈이 뻑뻑하고 시린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

특히 흉통, 숨참, 어지럼, 실신감이 같이 있으면 갑상선만의 문제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이런 증상은 내과나 응급실에서 먼저 확인받는 쪽이 맞습니다.

몸이 느려지는 느낌도 신호입니다

반대로 갑상선호르몬이 부족하면 몸의 대사가 느려집니다. 피곤하고, 추위를 많이 타고, 변비가 심해지고, 피부가 건조해집니다. 얼굴과 손이 붓고 목소리가 낮아지거나 쉬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체중이 조금씩 늘고, 여성은 생리 양이나 주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사실 갑상선기능저하증 증상은 너무 흔해서 놓치기 쉽습니다. 피로, 우울감, 집중력 저하, 체중 증가가 모두 생활습관 문제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전과 다르게 추위를 심하게 타거나, 붓기가 오래가거나, 변비와 피로가 같이 지속되면 혈액검사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갑상선 기능검사는 보통 TSH, Free T4, 필요하면 T3 등을 봅니다. 서울아산병원 자료에서는 TSH 참고치를 대략 0.4~5.1, Free T4를 0.8~1.9 정도로 제시하지만, 검사실마다 기준이 다릅니다. 한국인 자료를 이용한 연구에서는 TSH 참고 범위가 서구 자료와 다를 수 있다는 점도 언급됩니다. 그래서 결과지의 숫자 하나만 보고 스스로 약을 시작하거나 끊으면 안 됩니다.

목의 멍울과 쉰 목소리는 따로 봐야 합니다

갑상선 문제라고 하면 피로와 체중 변화만 떠올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목 앞쪽의 멍울, 삼킬 때 걸리는 느낌, 갑자기 생긴 쉰 목소리는 기능 이상과는 다른 방향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갑상선 결절은 흔하고 대부분 양성이지만, 촉진이나 초음파가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국가암정보센터 안내에서도 갑상선암은 초기에는 증상이 없을 수 있고, 목의 혹이나 쉰 목소리, 삼킴 불편감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물론 이런 증상이 있다고 모두 암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감기 후 성대 염증, 역류성 인후두염, 근육 긴장 때문에도 목소리가 변합니다. 다만 2~3주 이상 이어지는 쉰 목소리와 만져지는 멍울은 그냥 넘기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 목 앞쪽에 단단한 혹이 만져지고 점점 커지는 경우
  • 쉰 목소리가 2~3주 이상 계속되는 경우
  • 음식이나 침을 삼킬 때 걸리는 느낌이 반복되는 경우
  • 목 멍울과 함께 호흡이 답답하거나 누우면 불편한 경우

이런 경우는 내분비내과, 이비인후과, 갑상선외과 중 접근 가능한 진료과로 예약하면 됩니다. 숨쉬기 힘들 정도의 압박감이 있으면 예약일까지 기다리지 말고 바로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검진 결과에서 TSH가 이상하다고 나왔을 때

건강검진에서 “갑상선 수치 이상”이라는 문구를 보고 놀라서 오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보통 선별검사로 TSH를 먼저 봅니다. TSH는 뇌하수체가 갑상선에 보내는 신호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갑상선호르몬이 부족하면 TSH가 올라가고, 호르몬이 과하면 TSH가 낮아지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숫자는 상황과 같이 봐야 합니다. 임신 중인지, 갑상선 약을 먹는지, 심장약이나 스테로이드 같은 약을 쓰는지, 최근 심한 illness가 있었는지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검진 전후로 체중 변화, 두근거림, 손떨림, 추위 민감, 붓기, 변비 같은 증상이 있었는지도 중요합니다.

검진센터에서 제가 자주 드렸던 말은 이겁니다. 결과지에 ‘재검’이나 ‘추적’이 적혀 있으면 겁부터 먹기보다 검사 날짜를 잡는 게 먼저입니다. 대개는 혈액검사를 다시 하고, Free T4와 항체검사, 필요하면 초음파를 추가합니다. 수치가 아주 많이 벗어나거나 증상이 뚜렷하면 더 빨리 진료를 잡아야 합니다.

이럴 땐 진료를 받으세요

갑상선 증상은 애매하게 시작되는 일이 많습니다. 그래서 “며칠 더 보자”가 몇 달이 되기 쉽습니다. 그래도 기준선을 잡아두면 덜 불안하고, 필요한 때를 놓치지 않습니다.

  • 두근거림, 손떨림, 체중 감소가 2주 이상 이어질 때
  • 피로, 붓기, 추위 민감, 변비가 새롭게 생겨 한 달 이상 지속될 때
  • 목 앞쪽 멍울이 만져지거나 커지는 느낌이 있을 때
  • 쉰 목소리, 삼킴 불편감, 목 압박감이 2~3주 이상 갈 때
  • 검진에서 TSH 또는 Free T4 이상으로 재검 안내를 받았을 때
  • 임신 중이거나 임신을 준비 중인데 갑상선 수치 이상을 들었을 때

갑상선은 혈액검사와 초음파로 비교적 접근이 쉬운 편입니다. 그래서 무서워서 미루기보다, 지금 내 몸에서 실제로 어떤 변화가 있는지 확인하는 쪽이 더 편안합니다. 증상이 가볍더라도 이전의 나와 확실히 달라졌다면 그 느낌을 기록해서 진료실에 가져가세요. 의사는 그 기록과 검사 결과를 함께 보고 판단합니다.

갑상선 증상, 언제 병원에 가야 할까요?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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