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는 불청객 '탈장', 방치하면 응급 상황 초래할 수 있어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탈장은 현대인들에게 비교적 흔하게 발생하는 질환 중 하나이나, 발병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사례가 빈번하다. 대개 초기에는 통증이 거의 느껴지지 않으며, 특정 자세를 취할 때만 신체 일부가 불룩하게 돌출되는 양상을 보이기 때문에 이를 단순한 근육 문제나 일시적인 현상으로 오인하기 쉽다. 그러나 탈장은 신체 구조적인 결함으로 발생하는 질환인 만큼 자연적으로 호전되지 않으며, 방치할 경우 일부 환자에게서 장 괴사와 같은 치명적인 응급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탈장이란 신체의 장기나 조직이 본래 있어야 할 복강 내에 머물지 못하고, 복벽의 약해진 틈을 통해 외부로 돌출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임상적으로 가장 빈번하게 관찰되는 형태는 사타구니 부위에 발생하는 ‘서혜부 탈장’이다. 이는 주로 복벽의 노화가 진행되는 중장년층 남성에게서 높은 빈도로 나타나지만, 신체 구조적 특성에 따라 연령과 성별을 불문하고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다. 이 밖에도 배꼽 주변 조직이 약해져 발생하는 ‘배꼽 탈장(제대 탈장)’과 과거 수술을 받았던 절개 부위가 벌어지며 나타나는 ‘절개 탈장’ 등이 대표적인 유형으로 꼽힌다. 이러한 탈장의 주요 원인으로는 선천적인 복벽의 약화 외에도 노화에 따른 근력 저하, 만성적인 기침, 변비, 반복적인 복압 상승, 비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탈장의 특징적인 증상은 특정 부위가 돌출되는 현상이다. 특히 오래 서 있거나 기침을 할 때, 혹은 복부에 힘을 줄 때 돌출 부위가 더욱 명확해지며, 반대로 누운 자세에서는 다시 원래 위치로 돌아가는 양상을 띠어 환자가 질환을 인지하지 못하고 방치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초기에는 경미한 이물감이나 묵직함 정도로 느껴지지만, 증상이 진행됨에 따라 돌출 부위가 커지고 불편감 또한 심화된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상황은 탈장된 장기가 복벽의 틈에 끼어 혈액 공급이 차단되는 ‘교액 탈장’의 발생이다. 이 경우 극심한 통증과 함께 구토, 복부 팽만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장기 괴사의 위험이 크기 때문에 즉각적인 응급 수술이 불가피하다.

진단 과정은 전문의의 진찰과 촉진을 통해 상당 부분 이루어지며, 정밀한 평가를 위해 초음파 검사나 CT 촬영 등을 병행하여 탈장의 정확한 위치와 크기를 파악한다. 탈장의 근본적인 치료법은 수술이 유일하다. 복대를 착용하여 일시적으로 불편함을 경감시킬 수는 있으나, 이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며 약해진 복벽을 인공막 등으로 보강하는 수술적 처치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최근 의료 기술의 발달로 복강경이나 로봇수술 등 최소침습 수술 기법이 널리 적용되면서, 수술 후 통증이 현저히 줄어들고 회복 기간 또한 단축되어 환자들의 부담이 경감되고 있다. 다만 환자의 전신 상태나 탈장의 형태, 재발 여부에 따라 적합한 수술 방법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임상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와 신중히 논의해야 한다.

탈장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서는 일상생활 속에서 복부 압력을 높이는 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릴 때는 허리보다는 다리 근육을 사용하는 올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하며, 복압 상승의 원인이 되는 만성 기침이나 변비가 있다면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아울러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복부 근육을 강화하는 노력이 병행된다면 탈장의 위험으로부터 신체를 보다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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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훈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