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 후 치솟아... 잦은 ‘혈당 스파이크’ 치매까지 유발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식습관의 서구화와 정제 탄수화물의 과도한 섭취로 인해 식사 후 혈당이 급격히 치솟았다가 급락하는 현상, 즉 ‘혈당 스파이크(Glucose Spike)’를 경험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단순한 피로감으로 치부하기 쉬운 이 현상은 우리 몸을 조용하지만 치명적으로 손상시키는 주범이다.

혈당 스파이크는 주로 밥, 빵, 면, 설탕이 많이 든 음료 등 GI(혈당지수)가 높은 음식을 빠르게 섭취했을 때 발생한다. 혈액 속 포도당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 우리 몸은 이를 처리하기 위해 췌장에서 인슐린을 과도하게 분비한다.

이러한 인슐린의 과잉 분비와 급격한 혈당 변동 과정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혈당이 급격히 떨어질 때(저혈당 상태) 뇌에 공급되는 에너지가 부족해지면서 참을 수 없는 졸음과 무기력함이 몰려온다. 혈당이 급락하면 몸은 다시 에너지를 보충하라는 신호를 보내며, 결국 단 음식이나 탄수화물을 다시 찾게 되는 ‘혈당 롤러코스터’의 악순환에 갇히게 된다.

혈당 스파이크가 반복되면 당뇨병뿐만 아니라 전신에 걸쳐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한다.

먼저, 혈당 스파이크 시 혈액 속의 포도당이 혈관 벽을 직접 공격하여 염증을 일으킨다. 이 염증은 혈관의 탄력을 잃게 하고, LDL 콜레스테롤이 혈관 벽에 쌓이는 것을 촉진하여 동맥경화를 가속화한다. 이는 궁극적으로 심근경색, 협심증, 뇌졸중 등 생명을 위협하는 심혈관 질환의 발생 위험을 급격히 높인다.

또한, 췌장이 반복적으로 과도한 인슐린을 분비하게 되면, 우리 몸의 세포들은 인슐린 신호에 둔감해지는 인슐린 저항성이 생긴다. 이는 혈당 조절 능력을 상실하게 만들어 2형 당뇨병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체중 증가 및 내장 지방 축적에도 관여한다. 과잉 분비된 인슐린은 혈액 속의 남은 포도당을 지방으로 전환하여 저장하도록 명령한다. 특히 복부에 내장 지방 형태로 축적되기 쉬워 비만을 유발하며, 내장 지방은 다시 인슐린 저항성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만든다.

아울러 반복적인 혈당 스파이크는 뇌의 혈관을 손상시키고 염증을 일으켜 인지 기능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당뇨병을 ‘3형 치매’라고 부를 정도로, 높은 혈당은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혈당 스파이크를 예방하고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식사 방식에 작은 변화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식사 시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를 먼저 먹어 위벽을 코팅하면 탄수화물의 흡수 속도를 늦춰 혈당 급상승을 막을 수 있다.

단백질이나 건강한 지방(견과류, 올리브유 등)을 함께 섭취하면 포만감이 오래가고 혈당을 안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식사 후에는 10~15분 정도 가볍게 걷기나 스트레칭을 하면 근육이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여 혈당이 빠르게 떨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혈당 스파이크는 몸이 보내는 강력한 경고 신호이다. 지금부터라도 식습관을 개선하여 혈당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건강한 미래를 지켜나가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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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훈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