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통증, 단순 근육통 아닐 수 있어

▲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정형이과 최지욱 교
현대인의 척추가 경고음을 내고 있다. 장시간 앉아 일하고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생활 방식, 운동 부족은 허리 통증을 일상화시키고 있다. 처음에는 단순 근육통으로 넘기기 쉽지만, 이러한 습관은 추간판(디스크)의 퇴행을 촉진하여 결국 요추부 추간판 탈출증(허리디스크)으로 악화된다. 허리디스크는 신경을 압박해 요통을 넘어 다리 저림, 근력 저하까지 유발한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정형이과 최지욱 교수와 함께 디스크 치료의 최신 경향 외에도 재발을 막기 위한 생활 속 관리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Q. 현대인이 허리 통증을 많이 호소하는 주요 원인과 디스크로 악화되는 과정은 무엇인가?
A. 현대인의 생활 습관 자체가 척추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장시간 앉아서 일하는 좌식 생활, 스마트폰 사용 증가로 인한 구부정한 자세, 그리고 운동 부족이 주된 원인이다. 처음엔 단순 근육통으로 치부하기 쉽지만, 이러한 잘못된 자세와 생활 방식이 지속되면 척추뼈 사이의 완충재인 추간판(디스크)의 퇴행성 변화를 가속시킨다. 나이가 들면 디스크의 수분이 줄고 탄력이 떨어지는데, 흡연이나 비만 같은 요인까지 더해져 외부 압력에 쉽게 손상되고 내부의 수핵이 빠져나와 신경을 누르는 요추부 추간판 탈출증(허리디스크)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Q. 허리디스크의 대표적인 증상과 함께, 환자가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응급 증상은?
A. 가장 흔한 증상은 요통과 함께 다리로 뻗치는 방사통이다. 탈출된 디스크가 신경을 압박하면 다리가 저리거나 감각이 둔해지고, 심하면 근력이 약해져 발뒤꿈치로 걷기 힘들게 된다. 환자분이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응급 상황은 드물게 발생하지만, 디스크가 크고 중앙으로 돌출될 때 나타나는 대소변 장애, 하지 마비, 성기능 장애 등이다. 이런 증상은 신경 손상이 심각하다는 신호이므로 즉시 병원을 찾아 신속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Q. 진단은 어떻게 진행되며, 처음부터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할까?
A. 진단은 증상과 진찰, 그리고 영상 검사를 종합하여 판단한다. 진찰 시에는 통증을 유발하여 신경 압박을 확인하는 '하지 직거상 검사'를 시행한다. 이후 척추 정렬을 확인하는 방사선 검사를 진행하며, 필요에 따라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로 디스크 탈출 부위와 신경 압박 정도를 정확히 평가한다.

MRI의 진단적 가치는 높지만, 모든 환자가 처음부터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허리디스크 환자는 6주에서 12주 정도의 안정, 약물치료, 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충분히 호전될 수 있다. 보존 치료에 효과가 없거나 신경 마비 증상이 진행될 때 정밀 검사나 수술을 고려하게 된다.

Q. 척추내시경수술의 장점은?
A. 보존적 치료에도 통증이 개선되지 않거나 신경마비가 진행될 때 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다. 과거의 고전적인 절개 수술법과 달리, 최근에는 절개를 최소화한 척추내시경수술이 환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척추내시경수술은 1cm 내외의 미세 절개로 특수 카메라가 달린 내시경을 삽입해 병변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탈출된 디스크를 제거한다. 절개 부위가 작아 근육 손상과 출혈이 적고, 수술 후 통증이 적어 회복이 매우 빠르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또한 부분마취로 진행할 수 있어 고령이나 만성질환자에게도 비교적 안전하고, 입원 기간이 보통 2~3일에 불과하여 일상 복귀가 빠르다.

Q. 수술 후 척추 건강을 유지하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A. 수술로 통증을 줄여도 척추 건강이 완전히 회복되는 것은 아니다. 한 번 손상된 디스크는 원래대로 돌아가기 어렵기 때문에 꾸준한 생활 습관 관리가 재발 방지의 핵심이다.

먼저 요추의 정상 만곡을 유지하는 올바른 자세가 중요하다. 무거운 물건을 들 때는 허리를 굽히지 말고 무릎을 굽혀 드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장시간 앉아있다면 30분마다 일어나 가볍게 스트레칭하는 것이 좋다.

또한 비만은 디스크에 가해지는 압력을 높이고, 흡연은 디스크 내 혈류를 감소시켜 퇴행을 촉진하므로 금연과 체중 관리는 필수이다. 또 걷기, 자전거, 수영 등 척추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통증 재발을 막는 데 가장 중요하다.

Q. 마지막 조언 한마디
A. 내시경 수술로 통증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력 강화와 자세 교정이 병행되어야만 건강한 척추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습니다. 환자 스스로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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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훈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