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골다공증의 날] 뼈 도둑 ‘골다공증’, 소리 없는 골절의 경고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매년 10월 20일은 국제골다공증재단(IOF)이 제정한 ‘세계 골다공증의 날’이다. 골다공증 예방과 조기 진단, 치료의 중요성을 알리고 전 세계인의 뼈 건강 증진을 도모하기 위해 지정된 날이다. 이처럼 전 세계가 주목하는 골다공증은 단순한 뼈의 문제가 아닌, 삶의 질 전반에 걸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전신 질환이다.

골다공증은 뼈의 양과 질이 모두 감소해 작은 충격에도 쉽게 골절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더 무서운 점은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어 ‘침묵의 병’으로 불린다는 사실이다. 환자가 증상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척추 압박 골절이나 고관절 골절 같은 심각한 골절로 이어진 뒤에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골절의 위험성은 매우 크다. 척추 골절은 키가 줄거나 허리가 굽는 노인성 변형의 원인이 되며, 특히 고관절 골절은 수술과 장기간 입원을 필요로 해 일상생활에 큰 제약을 초래한다. 나아가 장기간 침상 생활은 폐렴, 심부정맥혈전증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 위험까지 높인다. 특히 고령 환자에서는 가벼운 기침이나 사소한 낙상에도 골절이 발생할 수 있어 조기 검진과 예방적 관리가 더욱 절실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골다공증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20년 약 105만 명에서 2024년 약 132만 6천 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4년 기준 전체 환자의 약 94%가 여성일 정도로 여성에게서 압도적으로 많이 발생한다. 여성은 폐경 전후로 뼈를 보호하던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이 급격히 줄면서 골밀도가 낮아져 골다공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에서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며, 나이가 많을수록 골절 합병증 위험 역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골다공증 진단은 골밀도 검사가 기본이다. 단순 방사선 촬영만으로는 초기 발견이 어렵기에, 이중에너지 X선 흡수계측법(DXA)을 통해 객관적인 골밀도 수치를 확인해야 한다. 특히 폐경 여성이나 65세 이상 고령자는 정기 검진이 강력히 권장된다.

치료는 약물치료가 중심이다. 뼈 흡수를 억제하거나 뼈 생성을 촉진하는 다양한 약제를 사용해 골밀도를 유지하고 골절 위험을 낮춘다. 환자의 나이, 동반 질환, 골절 여부에 따라 맞춤형 치료가 이뤄지며, 최근에는 경구제, 주사제, 장기지속형 제제 등 다양한 방식이 개발되어 환자의 생활 패턴에 맞춰 선택할 수 있다.

다만, 골다공증 치료는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꾸준히 이어져야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 치료를 중단하면 골밀도가 다시 감소할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 상의해 자신에게 맞는 약제와 투여 방식을 선택하고 순응도 높은 지속적인 치료를 이어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다공증은 예방이 가장 중요한 질환인 만큼, 평소 생활습관 관리가 필수적이다. 칼슘과 비타민 D 섭취는 뼈 건강의 기본이다. 칼슘은 우유, 치즈, 요구르트같은 유제품과 멸치, 뱅어포 등 뼈째 먹는 생선에 풍부하다. 비타민 D는 햇빛을 통해 합성되지만, 실내 생활이 많은 경우 부족해지기 쉬워 보충제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권장 섭취량은 성인 기준 칼슘 800~1000mg, 비타민 D 800IU 이상이다.

운동도 중요하다. 걷기, 계단 오르기 등 체중 부하 운동과 스쿼트, 팔굽혀펴기 등 근력운동은 뼈와 근육을 동시에 강화해 골절 위험을 낮춘다. 갑작스럽게 무리하면 부상 위험이 있어 개인의 체력과 관절 상태를 고려해 점진적으로 강도를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골절 경험이 있거나 가족력이 있는 고위험군은 정기 검진이 필요하다. 낙상 예방을 위해 집안 환경을 정비하고, 시력과 청력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한다.

골다공증은 더 이상 노화의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라 조기에 발견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하는 질환이다. 평소 건강한 생활습관 관리와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뼈 도둑’ 골다공증을 물리치고 건강하고 활기찬 삶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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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