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년 10월 19일은 ‘세계 유방암의 날’이다. 세계 유방암의 날은 유방암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을 고취하고 조기 검진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세계보건기구가 제정했다.
최근 발표된 유방암 연구 결과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경고를 던지고 있다. 바로 첫 유방 촬영(맘모그래피) 검진에 참여하지 않은 여성은 검진에 참여한 여성에 비해 유방암으로 사망할 위험이 무려 40% 높다는 사실이다. 이 40%의 간극은 단순히 통계 수치를 넘어, ‘조기 검진’이 곧 ‘생존’이라는 명확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한국 여성의 유방암 발병 연령은 서구 여성보다 10년 이상 빠르며, 그 발병 연령 또한 점차 낮아지는 추세이다. 이는 현대 여성의 라이프스타일 변화, 특히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Estrogen) 노출 기간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초경이 빨라지고 첫 임신 및 출산 시기가 늦어지면서 에스트로겐 노출 기간이 길어지는 것이 유방암 발병 위험을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다행히 한국은 전체 유방암 환자 중 조기 유방암(0·1·2기) 비율이 90% 이상을 차지하며, 이 덕분에 국내 유방암 5년 생존율은 1~2기에서 90% 이상으로 매우 높다. 그러나 3기부터는 생존율이 70%대 이하로 급격히 떨어진다. 이 수치가 의미하는 바는 명확하다.
‘정기적인 검진만 제때 받으면 유방암은 충분히 극복 가능한 질환’이며, 반대로 ‘검진 지연이 곧 위험 증가’로 직결된다는 것이다.

특히 유방암 발병률이 높은 40대 이후에는 유방 엑스레이인 맘모그래피와 유방 초음파 검사를 병행하여 조기 발견율을 극대화해야 한다. 치밀 유방이 많은 한국 여성의 특성상 맘모그래피만으로는 병변이 가려지는 경우가 있어, 초음파 병행 검사는 조기 발견의 성공률을 높이는 중요한 전략이다.
유방암은 더 이상 중년 여성만의 질환이 아니다. 젊은 여성에게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이에 따라 모든 여성은 20대부터 매달 자가 검진을 생활화해야 한다. 자가 검진은 통증이나 멍울, 유두 함몰, 혈성 분비물 등 이상 증상을 가장 먼저 감지할 수 있는 기본적인 방어선이다.
또한, 40대 이후에는 반드시 의료기관을 통한 정기검진을 의무화해야 한다. 만약 가족력이 있거나 호르몬제 복용 이력, 조기 초경, 늦은 폐경 등의 위험 요인을 가진 경우에는 30대부터 주기적인 검진을 시작하는 것이 권장된다.
한국 여성의 유방암은 서구보다 젊은 연령층에서 발병하는 특징을 보인다. 젊을수록 건강을 과신하여 자가 검진을 소홀히 하기 쉽다. 그러나 조기 발견이 생존율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소인 만큼, 모든 여성들이 ‘조금 더 일찍, 조금 더 자주’ 검진하는 습관을 들여 유방암으로부터 스스로를 지켜야 할 때이다.
<저작권자 ⓒ 헬스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태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