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에 가려움증이 발생하면 흔히 '주부습진'을 의심하게 된다. 주부습진은 물, 세정제 등에 과도하게 노출되면서 피부장벽이 손상돼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주부습진과 유사한 형태로 나타나 헷갈리기 쉬운 질환으로 '한포진'이 있다. 주부습진은 주로 외부 자극에 의해 발생하지만, 한포진은 면역체계 이상을 근본적인 원인으로 본다. 때문에 치료 방법에도 차이가 있다.
한포진은 주로 손과 발에 발생하며 작은 물집과 가려움증이 특징이다. 손가락, 손바닥, 발가락, 발바닥 등에 수포가 생기면서 가렵고 따가운 증상, 열감을 동반한다. 특히 증상은 여름철에 악화되기 쉽다. 여름에는 높은 기온과 습도로 인해 땀 분비가 늘어나는데, 땀은 피부를 자극해 한포진을 유발할 수 있다.
한포진은 계절적 특성 외에 스트레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코르티솔이 과다 분비되면 면역체계가 약해지면서 피부장벽이 무너지게 된다. 이 때 한포진을 비롯해 다양한 피부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면역이 약화된 상태에서는 약을 발라도 호전되지 않고 증상이 반복된다.
한포진은 적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관리가 중요하다. 수포가 터지면 각질이 일어나고 피부가 벗겨져 감염 위험이 높아지게 된다. 전염은 되지 않지만, 물집이 터지면 주변으로 병변이 확대될 수 있다. 또 만성화되면 피부가 두꺼워지고 갈라지면서 통증과 가려움증이 심해진다.
한포진은 상태에 따라 치료 방법을 달리 한다. 물집이 생겼을 때는 멸균생리식염수로 물찜질을 해주는 것이 좋다. 거즈 등에 생리식염수를 적셔 병변 부위에 올려두는 방식이다. 물집이 사라지면 국소 스테로이드 연고를 발라준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경구 스테로이드제가 사용될 수 있다. 스테로이드제는 부작용 우려가 따르기 때문에 전문의의 지시에 따라 알맞은 용량과 사용기간을 지켜야 한다.
이 외에 습포제, 광선치료 등도 증상 호전에 도움이 된다. 다만 한포진은 재발 가능성이 높은 질환으로, 일시적으로 증상이 호전되더라도 재발할 수 있다.
한포진은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화학약품 등 피부에 자극이 되는 물질과의 접촉, 덥고 습한 환경, 스트레스 등 악화 요인에 대한 노출을 피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또 손과 발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보습제를 자주 발라주고, 손을 씻은 후에는 물기를 잘 말려준다.
한포진은 심한 가려움증을 유발해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질환이다. 조기에 치료하고 꾸준히 관리해 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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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