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몸의 기둥인 척추는 7개의 경추, 12개의 흉추, 5개의 요추, 그리고 5개의 천추가 합쳐진 천골과 4개의 미추로 구성된다. 이 척추뼈들 사이, 특히 경추부터 천골까지는 외부 충격을 흡수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추간판(디스크)이 존재한다. 추간판은 질긴 결합 조직인 ‘섬유륜’에 둘러싸여 있다.
간혹 외상이나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퇴행성 변화로 인해 디스크 안의 수핵이 섬유륜을 뚫고 튀어나오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것을 바로 추간판 탈출증이라고 한다. 흔히 ‘척추 디스크’라고 부르지만, 정확한 의학 용어는 추간판 탈출증이다.
추간판 탈출증은 허리통증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주로 엉덩이, 허벅지, 장딴지, 발 등의 부위에 방사통, 저린 감각, 감각 이상 또는 근력 저하를 동반한다. 이러한 증상들이 나타나면 혹시 심각한 상태가 아닐까 걱정할 수 있다. 하지만 다행히도 추간판 탈출증 환자의 80~90%의 비수술적인 치료만으로 수주에서 수개월 내에 회복되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추간판 탈출증은 하지 직거상 검사 같은 이학적 검사를 통해 의심할 수 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CT나 MRI 검사를 통해 탈출된 수핵이 신경근을 압박하는 모습을 직접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X-ray 검사에서도 간접적인 소견을 관찰할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비수술적 치료를 진행하더라도 높은 성공률을 보인다.

비수술적인 치료는 흔히 단기간의 휴식, 약물치료, 물리치료, 재활치료, 신경차단술 등이 있다. 이러한 치료들은 섬유륜을 뚫고 나온 수핵을 해결해 주지는 못하지만 급성기에 심한 통증을 완화시켜주는 효과가 있어 치유기간을 단축시키고 빠르게 일상으로 복귀하기 위해 시행된다. 단 약물치료를 장기간 시행할 경우 위장관, 간 혹은 콩팥에 무리를 줄 수 있고, 흔히 ‘뼈 주사’로 알려진 경막외 신경차단술을 시행할 경우 스테로이드가 주로 사용이 되는데 장기간의 스테로이드 투여는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 수개월간의 치료에도 호전이 없을 경우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수술적 치료는 장기간 비수술적 치료에 반응이 없는 경우에 시행된다. 드물지만 대소변 장애나 하반신 마비가 발생할 경우에는 응급으로 시행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전신마취하에 현미경이나 내시경적 수술 1시간 정도에 걸쳐 시행하며, 국소마취하에 주사약으로 디스크를 녹이기 위한 시술을 시도할 수 있다. 수술의 성공률은 90% 정도로 매우 높지만 5~7%에서 재발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어 증상이 호전된 후에도 생활습관 교정 등을 통해 척추 위생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척추 건강을 위해서는 평소에 양반다리로 앉는 자세, 구부정한 자세는 허리에 부담이 되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고 이를 위해 바닥 생활을 피하고 의자에 앉는 생활습관을 들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운동도 매우 중요한데 걷기, 조깅 등도 도움이 되고 허리 근육을 강화하기 위한 신전운동이 도움이 되며 윗몸일으키기와 같이 허리의 굴곡신전이 큰 운동은 허리에 무리를 줄 수 있고, 수핵을 감싸고 있는 섬유륜은 해부학적으로 회전운동에 취약하기 때문에 허리를 회전시키는 운동도 피하는 것이 좋다.
추간판 탈출증이라는 질병이 두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정확한 진단과 꾸준한 치료, 그리고 올바른 생활습관을 통해 얼마든지 통증 없는 건강한 허리를 만들 수 있다. 척추 건강, 지금부터라도 신경 써서 관리해 보자.
<저작권자 ⓒ 헬스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현이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