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폐암은 국내 암 사망률 1위를 차지하는 심각한 질병이다. 안타깝게도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 진단이 어렵고, 병이 상당히 진행된 후에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기침, 호흡곤란, 흉통, 객혈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이를 가볍게 여기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아 조기 발견율은 20%에 불과하다. 특히 폐암 환자의 80% 이상이 3기나 4기에 진단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국가암등록 통계에 따르면 폐암은 2022년 기준 갑상선암, 대장암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발생한 암이다. 남성은 전체 암 환자 14만7,468명 중 2만1,646명, 여성은 13만4,579명 중 1만667명이 폐암으로 남성이 거의 2배 이상 많았으며, 65세 이상 고령층에서 폐암 발생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폐는 공기 중 산소를 흡수하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우리 몸의 필수적인 호흡 기관이다. 폐에 악성 종양이 생기는 폐암은 호흡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혈액을 통해 간, 뼈, 신장, 뇌 등 전신으로 전이될 수 있다. 폐에는 감각신경이 없어 폐 내부가 손상돼도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며, 심지어 4기에도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늦게 발견되는 사례가 많아 사망률이 높고 5년 생존율이 낮은 편이다. 수술 후에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생존율이 감소하므로, 조기 발견과 치료가 폐암 극복에 매우 중요하다.
폐암은 발생 부위에 따라 폐 자체에 생기는 원발성 폐암과 다른 부위에서 전이된 전이성 폐암으로 나뉜다. 원발성 폐암은 다시 암세포 형태에 따라 비소세포폐암과 소세포폐암으로 분류되는데, 전체 폐암 환자의 80% 이상이 비소세포폐암에 해당한다. 비소세포폐암은 성장 속도가 비교적 느려 초기에는 수술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지만, 전조증상이 없는 폐암의 특성상 조기 진단이 어려워 수술이 가능한 경우는 전체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또한, 진행이 많이 된 상태에서 치료에 성공하더라도 재발 확률이 높다.
폐암의 가장 대표적인 원인은 흡연이다.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폐암에 걸릴 확률이 20배 가까이 높다. 담배는 50가지 이상의 발암물질이 포함돼 있으며, 폐암의 70%가 흡연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간접흡연 또한 폐암의 중요한 원인이며, 요리할 때 발생하는 조리흄, 대기오염, 미세먼지, 라돈, 석면, 비석 등의 발암물질에 노출되는 직업을 가진 사람도 폐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 유전적인 요인도 폐암 발생률에 영향을 미쳐, 폐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 발생률이 2~3배 증가할 수 있다.

폐암은 수술, 방사선치료, 항암화학요법, 표적치료제, 면역치료 등 다양한 치료법이 존재하지만, 근본적으로 암을 제거하는 수술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연령, 폐기능, 신체 능력, 기저질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므로 모든 환자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만, 초기 폐암의 경우 수술로 병변과 전이된 주변부를 절제하면 완치율이 높다.
자각 증상만으로는 폐암을 조기에 발견하기 어렵기 때문에, 꾸준한 검진을 통한 조기발견이 매우 중요하다. 현재 국가에서는 만 55세 이상이면서 30년 이상 매일 담배 한 갑 이상을 피운 고위험 흡연자에게 매년 저선량 흉부 CT 검진을 권고하고 있다. 저선량 CT는 2017년부터 보건복지부에서 시행한 폐암 검진 시범사업에 활용되는 검사법으로, 대한폐암학회에 따르면 이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율은 68.4%에 달한다.
실생활에서는 금연이 폐암을 예방하는 가장 최선의 방법이다. 금연 후 약 5년째부터 폐암 발생위험이 감소하기 시작하며, 15년 정도 금연하면 비흡연자의 1.5~2배 수준으로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이 외에도 과일과 채소를 포함한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고, 호흡기 강화를 위한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폐 건강에 도움이 된다.
폐암은 여전히 사망률이 높은 질병이지만, 최근 30년 동안 5년 생존율이 약 3배 가까이 상승하는 등 치료 및 진단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따라서 장기간 흡연을 해왔거나 평소 폐가 좋지 않고, 가족 중 폐암 환자가 있다면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조기 발견과 치료에 힘쓰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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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이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