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간염, 항바이러스제 치료 빠를수록 좋아

▲ 사진제공=서울대학교병원 

B형간염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우리 몸에 면역반응이 일어난다. 이 과정에서 생기는 간의 염증이 B형간염이다. 심한 경우 간경화와 간암으로 이어지는데 적절한 항바이러스제 치료로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최근, B형간염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조기에 시작해야 간암 발생 위험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학교병원 내과 이정훈 교수팀(보라매병원 장희준 교수, 부산백병원 윤준식 교수)은 B형간염 바이러스 외피항원(HBeAg)이 양성인 시기에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외피항원 소실 이후 시작하는 것보다 간암의 발생 위험을 낮다는 연구 결과를 7일 발표했다. 단, 간경화가 아직 생기지 않은 환자에게서만 이러한 경향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국내 16개 대학병원과 유럽·북미지역 11개 기관의 B형간염 환자 9,862명의 대규모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HBeAg이 양성일 때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시작한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간암 발생 위험이 낮았다. 한국인 환자의 경우 발생 위험이 약 54~59%까지 감소했다.

이번 연구는 이른 시기에 항바이러스 치료가 필요함을 밝혔다. 그간 논란이 있었지만 명확하게 규명되지 못했다. 만성 B형간염은 크게 ①면역관용기 ②HBeAg 양성간염기 ③비활동성 보유기 ④HBeAg 음성간염기 4단계로 진행된다. 일반적으로 염증 반응이 심한 ②HBeAg 양성간염기와 ④HBeAg 음성간염기에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권고해왔다. 다만, 어느 시점이 간암 발생 위험이 더 낮은지 뚜렷한 결론이 없었다.

연구팀은 국내외 27개 기관과 협력해 방대한 데이터를 확보했으며, HBeAg이 양성일 때 신속한 치료를 할 경우 HBeAg 음성이 된 후에 치료하는 것보다 효과가 간암 예방 효과가 높음을 증명했다.

이정훈 교수는 “기존에는 빠른 치료를 추천하는 근거도 부족했고 약제 내성 위험도 있어, 환자 스스로 HBeAg 양성간염기를 극복하도록 수개월을 기다리기도 했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HBeAg 양성간염기에 빠른 항바이러스제 시작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임상 위장병학·간장학회지(Clical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 IF=11.382)’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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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