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회근 부장판사 프로필이 궁금하신가요?

병원에서 일하다 보면 같은 검사 결과도 언제 나온 것인지에 따라 설명이 달라집니다. 법관의 이력을 볼 때도 날짜가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 구회근 부장판사의 이름을 기사에서 자주 보셨을 텐데요. 어느 법원에서 일해 왔고, 최근 어떤 재판을 맡았는지 공개된 기록을 기준으로 짚어보겠습니다.
구회근 부장판사는 어떤 경력을 거쳤을까요?
구회근 부장판사는 사법연수원 22기이며 연세대학교 출신입니다. 법원행정처가 2023년 공개한 법원소식지에는 2008년 광주지방법원 장흥지원장, 2012년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 2016년 광주고등법원 부장판사 경력이 실려 있습니다. 한 지역이나 한 종류의 재판만 오래 맡은 이력은 아닙니다.
2018년에는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수석부장판사를 맡았습니다. 이후 서울고등법원에서 재판을 맡아 왔고, 2026년 10월 현재 보도된 형사사건에서는 서울고법 형사7부 재판장으로 확인됩니다. ‘부장판사’라는 직함은 같아도 소속 법원과 담당 재판부는 인사에 따라 바뀔 수 있습니다. 오래된 소개 글의 ‘현재’라는 표현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작성 날짜를 함께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출신지와 학교에 관한 소개도 있지만, 판사의 역할을 이해하는 데에는 실제 법원 경력이 더 중요합니다. 출생연도나 사적인 관계처럼 공개 자료마다 표현이 다르거나 확인이 어려운 내용은 섣불리 덧붙이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어떤 재판으로 알려졌나요?
서울고등법원은 2023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유족이 일본국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사건의 항소심 판단을 주요 판결로 공개했습니다. 구 부장판사가 속한 민사33부는 이 사건에서 한국 법원의 재판권을 인정하고 일본국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했습니다. 쟁점은 국가면제를 적용할 수 있는지, 피해자들의 청구를 한국 법원이 심리할 수 있는지였습니다. 사건의 이름만 기억하기보다 재판부가 무엇을 판단했는지 함께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2024년에는 의과대학 입학정원 증원과 관련한 집행정지 신청을 심리한 서울고법 행정7부의 재판장으로도 알려졌습니다. 대법원은 그해 6월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원심의 판단을 수긍했습니다. 여기서 집행정지는 행정 조치의 효력을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잠시 멈출지 따지는 절차입니다. 그 결정 하나를 정책 전체에 대한 최종 판결처럼 읽으면 판단 범위를 넓히게 됩니다.
2026년에는 형사7부 재판장으로 정치자금법 사건 항소심을 맡았습니다. 10월 23일 오세훈 서울시장 사건에서 형사7부는 1심의 벌금 1천만 원 판결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는 항소심 선고 내용입니다. 당시 특검이 상고 의사를 밝혔다는 보도도 있어, 사건의 최종 경과는 이후 절차를 확인해야 합니다.
재판장 한 사람의 판단으로 봐도 될까요?
기사 제목에는 재판장 이름이 가장 크게 등장합니다. 그래서 특정 사건의 결과를 한 판사의 개인적 판단이나 정치적 성향으로 곧바로 연결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서울고법 형사7부처럼 여러 법관이 함께 심리하는 합의부의 판결은 재판부의 판단입니다. 재판장은 심리를 이끌고 선고하지만, 기사에 이름이 나온다는 이유만으로 결과를 혼자 결정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또 민사 손해배상, 행정 집행정지, 형사 항소심은 판단하는 질문 자체가 다릅니다. 손해배상책임이 있는지, 행정 조치를 잠시 멈출 요건이 되는지, 형사 혐의가 증명됐는지는 서로 다른 기준으로 따집니다. 서로 다른 사건의 결과를 몇 개 나열한 뒤 ‘이 판사는 늘 이렇다’고 말하기 어려운 까닭입니다.
특정 판결이 마음에 걸린다면 유죄·무죄라는 한 단어보다 사건의 쟁점, 재판부가 인정한 사실, 적용한 법률, 상급심 진행 여부를 차례로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특히 1심과 2심 결과가 다르면 어느 증거나 법리에서 판단이 갈렸는지가 중요합니다.
프로필을 읽을 때 무엇을 확인하면 좋을까요?
먼저 소속과 시점을 보시면 됩니다. ‘서울고법 부장판사’라는 경력과 ‘형사7부 재판장’이라는 최근 역할은 함께 쓸 수 있지만, 과거의 민사·행정 재판부까지 현재 담당인 것처럼 적으면 혼동이 생깁니다. 법원행정처의 인사 자료, 서울고등법원의 주요 판결 안내, 선고 날짜가 명시된 보도를 나란히 보면 이 차이가 드러납니다.
다음은 판결 단계입니다.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는 말과 사건이 최종 확정됐다는 말은 다릅니다. 상고 여부와 이후 대법원 판단에 따라 법적 상태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최근 사건일수록 기사 작성일을 살펴야 합니다. 정치 성향이나 앞으로의 판결을 단정하는 글이라면 어떤 기록을 근거로 삼았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 병동에서 배운 습관 중 하나는 숫자 하나보다 그 숫자가 나온 시점과 앞뒤 경과를 함께 보는 것입니다. 구회근 부장판사의 프로필도 비슷합니다. 확인된 경력은 경력대로, 개별 판결은 그 사건의 쟁점과 절차대로 읽을 때 인물과 재판을 조금 더 차분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