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우신염 증상 구토까지 있다면 언제 병원에 가야 할까요?

병동에서 일할 때 “체한 줄 알고 하루 쉬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여러 번 있습니다. 처음에는 메스껍고 토해서 위장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뒤늦게 오한과 옆구리 통증이 뚜렷해진 경우였습니다. 구토만으로 신우신염을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열이나 옆구리 통증이 함께 있다면 진료를 미루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구토가 왜 함께 나타날까요?
신우신염은 대개 요로를 따라 올라온 세균이 신장에 감염을 일으킨 상태입니다. 흔히 열과 오한, 갈비뼈 아래쪽 등이나 옆구리의 통증이 나타납니다. 메스꺼움과 구토, 아랫배 통증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미국 국립당뇨병·소화기병·신장병연구소도 구토를 신장 감염에서 나타날 수 있는 증상으로 안내합니다.
방광염처럼 소변을 볼 때 따갑거나 자주 마려운 증상이 먼저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증상을 느끼지 못했다고 해서 신우신염 가능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고령자는 전형적인 배뇨 증상보다 기운이 급격히 떨어지거나 평소와 달리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이 먼저 눈에 띌 수 있습니다.
구토에는 장염, 약물 부작용 등 다른 원인도 많습니다. 신우신염인지, 다른 병인지 가르는 일은 의사의 진찰과 검사로 해야 합니다. 집에서는 구토 횟수 하나보다 함께 나타난 증상과 수분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보시는 게 중요합니다.
같은 날 진료를 받아야 하는 조합
38℃ 안팎의 열이 나거나 오한이 들면서 한쪽 또는 양쪽 옆구리, 갈비뼈 아래 등 부위가 아프고 구토까지 한다면 그날 진료를 받으세요. 38℃는 참고할 수 있는 수치일 뿐, 그보다 낮다고 안심할 기준은 아닙니다. 열이 뚜렷하지 않아도 옆구리 통증과 구토가 함께 생기거나 증상이 빠르게 심해지면 확인이 필요합니다.
임신 중이거나 당뇨병·신장질환이 있는 분, 면역을 억제하는 치료를 받는 분은 더 일찍 의료진과 상의해야 합니다. 신장결석처럼 소변길이 막힐 수 있는 문제를 알고 있다면 그 사실도 꼭 알리세요. 영국 국민보건서비스는 신장 감염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구토, 옆구리 통증, 혈뇨 또는 임신이 있으면 긴급히 의료진의 도움을 받도록 안내합니다.
진료를 받으러 갈 때는 열이 언제부터 났는지, 어느 쪽 옆구리가 아픈지, 몇 번 토했는지, 소변을 본 때가 언제인지 기억해 두면 좋습니다. 최근 복용한 항생제와 평소 먹는 약도 함께 알려주세요. 이런 정보가 진료에 도움이 됩니다.
물을 마실 수 없거나 의식이 달라지면
물을 조금씩 마셔도 계속 토하거나 먹은 약을 유지할 수 없다면 지체하지 말고 응급진료를 받으세요. 구토가 심하면 탈수가 생길 수 있고, 먹는 항생제로 치료하기 어려워 수액이나 주사 항생제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MSD 매뉴얼도 심한 구토나 탈수가 있으면 입원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하루 종일 소변을 보지 못했거나, 어지러워 서 있기 어렵거나, 멍하고 대화가 평소와 다르다면 응급실로 가야 합니다. 숨이 가빠지거나 통증이 매우 심한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장 감염이 드물게 패혈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의식이 흐리거나 혼란스러운 분은 혼자 이동하지 말고 119의 도움을 받으세요.
집에서 물을 억지로 많이 마시며 기다리는 것은 해법이 아닙니다. 메스꺼울 때 조금씩 마실 수는 있지만, 마시는 족족 토한다면 진료가 우선입니다. 신장질환 때문에 평소 수분 섭취를 제한받았다면 마실 양도 의료진에게 확인해야 합니다.
검사와 치료 중에는 무엇을 살필까요?
의사는 증상과 진찰 결과를 바탕으로 소변검사와 소변배양검사를 할 수 있습니다. 배양검사는 원인균과 항생제 선택에 도움을 줍니다. 상태에 따라 혈액검사로 감염 정도와 신장 기능을 확인하고, 결석이나 소변길의 막힘이 의심되면 영상검사를 추가할 수 있습니다. 구토가 있다고 모두 입원하거나 영상검사를 받는 것은 아니며, 필요한 검사는 의사가 상태를 보고 결정합니다.
세균성 신우신염으로 판단되면 항생제 치료가 중심입니다. 증상이 좀 나아졌다고 임의로 끊지 말고 처방받은 방법대로 복용해야 합니다. 약을 먹을 때마다 토하거나 부작용이 생기면 다음 복용을 어떻게 할지 처방한 의료진에게 바로 알리세요. 남은 항생제를 임의로 먹거나 민간요법으로 치료를 대신해서는 안 됩니다.
치료 중에도 열이나 통증이 악화되거나, 항생제를 복용한 뒤 2~3일이 지나도 나아지는 기미가 없다면 다시 진료를 받으세요. 치료를 마친 뒤 같은 증상이 돌아와도 재평가가 필요합니다. 병동에서 제가 중요하게 봐 온 것은 구토 자체보다 그 뒤의 변화였습니다. 열과 옆구리 통증이 함께 생기거나 물조차 못 마시는 상황이라면, 참는 시간보다 진료를 받는 시간이 더 중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