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민성대장증후군 증상, 단순 장 트러블과 어떻게 구분하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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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민성대장증후군 증상, 단순 장 트러블과 어떻게 구분하고 계신가요?

병동에서 오래 일하다 보면 배가 자주 아프고 설사와 변비가 반복된다는 분들을 정말 많이 만납니다. 건강검진센터에서도 대장내시경을 앞두고 “저는 원래 장이 예민해요”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았고요. 사실 과민성대장증후군 증상은 흔합니다. 그런데 흔하다는 말이 곧 아무렇게나 넘겨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저는 진단을 하지 않습니다. 진단은 의사가 합니다. 다만 18년 동안 내과 병동과 검진센터에서 본 경험으로 말씀드리면, 장 증상은 ‘언제부터, 얼마나 자주, 어떤 양상으로, 어떤 경고 신호가 같이 있는지’를 따져보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과민성대장증후군 증상은 보통 반복되는 패턴이 있습니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은 대장에 암, 염증, 궤양 같은 구조적인 문제가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데도 복통이나 복부 불편감, 설사, 변비, 가스, 잔변감이 반복되는 기능성 장 질환으로 설명됩니다. 쉽게 말해 장이 망가졌다기보다 장의 감각과 운동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쪽에 가깝습니다.

미국 NIDDK와 소화기 진료 기준에서 공통적으로 보는 부분은 증상의 ‘반복성’입니다. 배가 아픈데 배변과 관련이 있고, 변을 보는 횟수나 변 모양이 달라지는 양상이 같이 나타납니다. 보통 최근 3개월 동안 주 1회 이상 복통이 반복되고, 증상이 시작된 지는 6개월 이상 된 경우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의심하는 기준에 들어갑니다.

  • 배변 전후로 배가 아프거나 불편하다
  • 변을 보고 나면 통증이 줄거나, 반대로 더 불편해지기도 한다
  • 설사가 잦거나 변비가 반복된다
  • 설사와 변비가 번갈아 나타난다
  • 배에 가스가 차고 더부룩하다
  • 변을 봐도 덜 본 느낌이 남는다
  • 긴장, 수면 부족, 특정 음식 뒤에 증상이 심해진다

근데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은 피검사 하나, 내시경 하나로 딱 찍어서 나오는 병명이 아닙니다. 다른 병이 아닌지 확인하고, 증상 패턴을 맞춰 보면서 판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설사형, 변비형, 혼합형에 따라 불편함이 다릅니다

환자분들이 “저도 과민성대장증후군인가요?”라고 물으실 때 이야기를 들어보면 양상이 꽤 다릅니다. 어떤 분은 출근길마다 화장실을 찾아야 하고, 어떤 분은 3~4일씩 변을 못 봐서 배가 빵빵해집니다. 또 어떤 분은 며칠은 설사, 며칠은 변비가 반복됩니다.

설사형

식사 후 바로 배가 꾸르륵거리거나 급하게 화장실에 가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아침 출근 전, 시험이나 발표 전, 낯선 장소에 갈 때 심해지는 분들이 있습니다. 물 같은 변이 반복되지만 열이 없고, 혈변이 없고, 검사에서 뚜렷한 염증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변비형

변이 단단하고 배출이 어렵습니다. 변을 봐도 시원하지 않고, 아랫배가 묵직하거나 가스가 차는 느낌을 호소합니다. 무리하게 힘을 주다 치핵이 악화되는 분들도 봤습니다. 변비약을 자주 바꿔 먹는 것보다 먼저 식사량, 수분, 활동량, 복용 중인 약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혼합형

설사와 변비가 번갈아 나타나는 형태입니다. 이 경우 본인도 설명하기 어려워합니다. “며칠 전엔 설사였는데 지금은 변비예요”라고 말하다 보니 병원을 미루기도 쉽습니다. 하지만 이 양상도 반복 기간과 동반 증상을 같이 보면 진료에 도움이 됩니다.

‘장 예민함’으로 넘기면 안 되는 신호가 있습니다

제가 가장 조심스럽게 보는 부분은 경고 증상입니다. 과민성대장증후군처럼 보여도 대장암, 염증성 장질환, 감염성 장염, 갑상샘 질환, 약물 부작용, 유당불내증 같은 다른 문제가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원래 장이 약해서 그래요”라는 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 대변에 피가 섞이거나 검고 끈적한 변을 본다
  • 의도하지 않았는데 체중이 줄었다
  • 밤에 자다가 설사 때문에 깬다
  • 열, 오한, 식은땀이 동반된다
  • 빈혈을 들었거나 어지럼, 심한 피로가 있다
  • 50세 이후 처음으로 이런 장 증상이 생겼다
  • 대장암, 염증성 장질환, 셀리악병 같은 가족력이 있다
  • 최근 항생제를 먹은 뒤 설사가 계속된다
  • 통증 양상이 갑자기 달라졌거나 점점 심해진다

이런 경우에는 과민성대장증후군이라고 단정하면 안 됩니다. 특히 혈변과 체중 감소, 야간 설사는 검진센터에서도 그냥 넘기지 않았습니다. 의사가 혈액검사, 대변검사, 대장내시경, 복부 영상검사 등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증상을 기록하면 진료가 훨씬 정확해집니다

진료실에서 “배가 자주 아파요”라고만 말하면 의사도 범위를 좁히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최근 4개월 동안 주 2~3회 아프고, 아침 식사 후 묽은 변을 보며, 피는 없고 체중 변화는 없습니다”라고 말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검사보다 먼저 병력 청취가 진단의 방향을 잡는 경우가 많습니다.

  • 증상이 시작된 시점
  • 복통 위치와 지속 시간
  • 배변 후 통증 변화
  • 하루 배변 횟수
  • 변 모양과 색
  • 피, 점액, 검은 변 여부
  • 최근 체중 변화
  • 악화되는 음식이나 상황
  • 복용 중인 약, 항생제 사용 여부

음식도 너무 극단적으로 제한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우유, 밀가루, 기름진 음식, 카페인, 술, 매운 음식, 양파나 콩류처럼 가스를 잘 만드는 음식이 증상을 키우는 분들이 있습니다. 다만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나쁜 음식은 아닙니다. 2주 정도 식사와 증상을 같이 적어보면 본인에게 맞는 단서가 보입니다.

민간요법이나 특정 건강식품은 조심해야 합니다. 유산균도 사람마다 반응이 다르고, 장 청소를 한다는 제품이나 강한 설사 유도 제품은 오히려 탈수, 전해질 이상, 복통을 만들 수 있습니다. 특히 고혈압약, 당뇨약, 항응고제, 신장질환 관련 약을 드시는 분은 임의로 보충제를 추가하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럴 땐 진료를 받으세요

과민성대장증후군 증상은 생명을 바로 위협하는 병은 아닌 경우가 많지만, 삶의 질은 꽤 떨어뜨립니다. 출근길이 두렵고, 외식이 부담스럽고, 여행 전에 화장실 위치부터 찾게 되니까요. 그 정도로 생활이 흔들린다면 참는 것이 능사는 아닙니다.

복통과 설사 또는 변비가 3개월 이상 반복되거나, 증상이 점점 잦아지거나, 식사와 생활 조절을 해도 일상이 불편하면 소화기내과 진료를 권합니다. 혈변, 검은 변, 체중 감소, 빈혈, 야간 설사, 발열, 50세 이후 새로 시작된 증상은 더 빨리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제가 현장에서 배운 건 하나입니다. 장 증상은 부끄러워서 미루는 분들이 많지만, 빨리 말할수록 확인할 수 있는 것도 많습니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이라면 생활 조절과 약물치료로 훨씬 편해질 수 있고, 다른 병이라면 늦기 전에 방향을 잡을 수 있습니다.

과민성대장증후군 증상, 단순 장 트러블과 어떻게 구분하고 계신가요?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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