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혈증 수치 낮추는 법, 약 없이도 가능한 기준이 궁금하신가요?

검진센터에서 오래 일하다 보면 혈압보다 콜레스테롤 결과지를 더 가볍게 넘기는 분들을 자주 만납니다. “증상도 없는데요”라고 하시는데, 사실 고지혈증은 조용한 편입니다. 내과 병동에서는 협심증이나 뇌경색으로 입원한 뒤에야 예전 검진표의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다시 보게 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겁을 주려는 말은 아닙니다. 고지혈증 수치 낮추는 법은 거창한 비법보다, 내 수치가 어느 정도 위험한지 알고 꾸준히 낮추는 쪽에 가깝습니다.
먼저 내 수치가 어느 구간인지 봐야 합니다
질병관리청과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기준을 보면 이상지질혈증은 대략 총콜레스테롤 200mg/dL 이상, LDL 콜레스테롤 130mg/dL 이상, 중성지방 150mg/dL 이상, HDL 콜레스테롤이 남성 40mg/dL 미만 또는 여성 50mg/dL 미만일 때 의심합니다. 흔히 “나쁜 콜레스테롤”이라고 부르는 LDL은 혈관 벽에 쌓이는 쪽과 관련이 깊어서 특히 중요하게 봅니다.
다만 숫자 하나만 보고 모두 같은 처방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당뇨병, 고혈압, 흡연, 가족력, 협심증·심근경색·뇌졸중 병력이 있으면 목표 LDL이 더 낮아집니다. 심혈관질환을 이미 겪은 분은 LDL 70mg/dL 미만, 경우에 따라 55mg/dL 미만까지 목표로 잡기도 합니다. 반대로 위험인자가 적은 분은 생활습관 조절을 먼저 충분히 해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결과지를 볼 때는 “정상/비정상”보다 “내 위험도에서 이 수치가 높은가”를 봐야 합니다.
식사는 기름을 끊는 게 아니라 종류를 바꾸는 일입니다
고지혈증이라고 하면 계란부터 끊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실제 상담을 해보면 LDL을 올리는 데 더 크게 작용하는 것은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삼겹살, 갈비, 소시지, 베이컨, 버터, 생크림, 치즈가 잦고, 빵·과자·튀김류가 매일 들어가면 수치가 잘 내려가지 않습니다.
기름을 전부 없애겠다고 삶은 음식만 먹다가 오래 못 가는 분도 많습니다. 현실적으로는 붉은 고기 횟수를 줄이고, 닭가슴살·생선·두부·콩류를 자주 넣는 쪽이 낫습니다. 볶음에는 버터 대신 식물성 기름을 조금 쓰고, 튀김은 횟수 자체를 줄이는 방식이 오래 갑니다. 중성지방이 높은 분은 기름보다 술, 단 음료, 흰빵, 떡, 과자, 야식이 더 문제인 경우도 흔합니다.
- LDL이 높다면 포화지방이 많은 고기와 유제품을 먼저 줄입니다.
- 중성지방이 높다면 술, 당분, 흰쌀·면·빵 양을 같이 봐야 합니다.
- HDL이 낮다면 식사만큼 활동량, 흡연 여부, 체중이 중요합니다.
- 식이섬유는 귀리, 보리, 콩, 채소, 해조류처럼 씹어 먹는 음식으로 채우는 편이 좋습니다.
운동은 LDL보다 중성지방과 HDL에 먼저 반응합니다
운동을 시작했는데 LDL이 생각보다 빨리 안 떨어져 실망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실제로 운동은 중성지방을 낮추고 HDL을 올리는 데 더 뚜렷하게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도 심장과 혈관 전체 위험을 낮추는 데는 아주 중요합니다. Mayo Clinic과 여러 심혈관 예방 권고에서도 주 150분 정도의 중등도 유산소 운동을 권합니다.
중등도 운동은 산책보다 조금 빠릅니다. 옆 사람과 짧은 대화는 되지만 노래 부르기는 어려운 정도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처음부터 매일 1시간씩 하려다 무릎이 아파 중단하는 분을 많이 봤습니다. 10분씩 하루 2~3번 걷는 것부터 시작해도 됩니다. 계단 오르기, 식후 걷기, 지하철 한 정거장 먼저 내리기처럼 생활 안에 넣어야 오래 갑니다.
검사 전날만 조심한다고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검진 전날 고기와 술을 피하면 중성지방은 어느 정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LDL이나 총콜레스테롤은 하루 이틀로 크게 바뀌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질 검사는 보통 9~12시간 금식 후 시행하고, 특히 중성지방은 금식 여부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수치가 예상과 너무 다르면 같은 조건으로 다시 확인하는 것이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제가 현장에서 봤을 때 가장 아쉬운 경우는 “작년에 높았는데 올해도 높네” 하고 끝나는 분들입니다. 생활습관을 바꿨다면 보통 3개월 정도 뒤에 다시 확인해야 변화가 보입니다. 약을 시작한 경우에는 의사가 4~12주 사이에 재검을 잡는 일이 많습니다. 수치를 낮추는 과정은 감으로 하는 일이 아니라, 검사표로 확인하면서 조정하는 일입니다.
약은 실패의 표시가 아닙니다
고지혈증 약을 권유받으면 “평생 먹어야 하나요” 하고 걱정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해됩니다. 매일 먹는 약이 하나 늘어나는 일은 부담스럽습니다. 그런데 당뇨병이 있거나, 이미 심근경색·협심증·뇌졸중을 겪었거나, LDL이 190mg/dL 이상으로 매우 높은 경우에는 생활습관만 기다리기보다 약을 같이 쓰는 쪽이 더 안전할 수 있습니다.
스타틴 계열 약은 LDL을 낮추는 대표적인 약입니다. 복용 중 근육통, 심한 피로감, 소변 색이 진해지는 증상, 간수치 이상이 의심되는 상황이 있으면 처방한 병원에 알려야 합니다. 그렇다고 임의로 끊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병동에서 보면 약을 끊고 몇 달 뒤 수치가 다시 올라온 상태로 오시는 분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부작용이 걱정되면 약 종류나 용량을 조정할 수 있으니 먼저 상의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이럴 땐 진료를 받으세요
검진표에서 LDL 160mg/dL 이상, 중성지방 200mg/dL 이상, 총콜레스테롤 240mg/dL 이상이 반복되면 진료를 받아 수치와 위험도를 같이 평가받는 것이 좋습니다. LDL이 190mg/dL 이상이면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가능성도 보아야 해서 미루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중성지방이 500mg/dL 이상이면 심혈관 문제뿐 아니라 급성 췌장염 위험도 올라갈 수 있어 빠른 상담이 필요합니다.
가슴이 조이듯 아프거나, 식은땀이 나거나,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말이 어눌해지는 증상이 있으면 콜레스테롤 관리 이야기를 할 때가 아닙니다. 바로 응급 진료가 우선입니다. 고지혈증 수치 낮추는 법은 결국 식사, 운동, 체중, 금연, 필요하면 약까지 함께 가는 긴 관리입니다. 증상이 없을 때 시작하는 관리가 나중의 입원을 줄인다는 것을 저는 현장에서 여러 번 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