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합병증, 혈당만 괜찮으면 안심해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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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 합병증, 혈당만 괜찮으면 안심해도 될까요?

병동에서 보면 당뇨 합병증은 조용히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과 병동에서 오래 일하다 보면 “혈당이 조금 높은 편이긴 했어요”라고 말씀하시던 분들이 갑자기 입원하는 모습을 자주 봅니다. 당뇨 합병증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몇 달에서 몇 년 동안 서서히 쌓인 변화가 겉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뇨는 혈액 속 포도당이 높은 상태가 오래 이어지는 병입니다. 문제는 혈당 숫자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높은 혈당은 작은 혈관과 큰 혈관, 신경, 콩팥, 눈, 심장, 발에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당화혈색소가 7% 안팎으로 관리되는지, 혈압이 130/80mmHg 이상으로 자주 올라가는지, LDL 콜레스테롤이 높은지, 소변에서 단백이 나오는지까지 같이 봐야 합니다.

사실 환자분들이 제일 많이 놓치는 부분은 “아프지 않다”는 이유로 검사를 미루는 것입니다. 당뇨망막병증은 시야가 뿌예지기 전까지 모르는 경우가 있고, 당뇨병성 신장질환도 몸이 붓거나 피곤해지기 전부터 소변검사에서 먼저 신호가 나옵니다. 증상이 없을 때 확인해야 덜 큰 치료로 막을 수 있습니다.

눈, 콩팥, 신경은 매년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당뇨 합병증 중 가장 익숙하지만 가장 늦게 알아차리는 것이 눈 합병증입니다. 당뇨망막병증은 망막의 작은 혈관이 약해지고 새거나 막히면서 생깁니다. 시력이 괜찮아도 진행 중일 수 있어서, 보통 당뇨 진단 후 정기적인 안저검사나 산동검사를 권합니다. 갑자기 검은 점이 떠다니거나, 한쪽 눈이 뿌옇게 보이거나, 시야 일부가 가려지는 느낌이 있으면 기다리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콩팥은 소변 알부민/크레아티닌 비율과 혈액검사의 크레아티닌, 추정 사구체여과율로 상태를 봅니다. 질병관리청과 당뇨 진료 지침에서도 당뇨 환자는 신장 기능과 소변 단백 여부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도록 안내합니다. “소변 거품이 많다”는 말만으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거품뇨가 계속되거나 다리 부종, 혈압 상승이 같이 있으면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신경 합병증은 발끝 저림, 화끈거림, 감각 둔함으로 시작하는 일이 많습니다. 어떤 분은 “양말을 신은 것처럼 둔하다”고 표현하고, 어떤 분은 밤에 발바닥이 타는 듯해서 잠을 못 잡니다. 무서운 건 통증보다 감각 저하입니다. 발에 상처가 생겨도 늦게 알아차리고, 작은 물집이 궤양으로 커질 수 있습니다.

  • 눈: 시야 흐림, 번쩍임, 검은 점, 갑작스러운 시력 저하
  • 콩팥: 거품뇨 지속, 다리 부종, 혈압 상승, 피로감 증가
  • 신경과 발: 저림, 화끈거림, 감각 둔함, 상처가 잘 낫지 않음

심장과 뇌혈관 합병증은 ‘혈당 말고도’ 같이 봐야 합니다

당뇨가 있으면 심근경색, 협심증, 뇌졸중 위험도 올라갑니다. 그런데 당뇨 환자는 흉통이 전형적이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가슴을 쥐어짜는 통증이 아니라 소화가 안 되는 느낌, 식은땀, 숨참, 왼쪽 어깨나 턱의 불편감으로 오기도 합니다. 병동에서도 “체한 줄 알았다”고 하다가 심장 문제로 확인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혈당만 보는 관리는 부족합니다. 혈압, 콜레스테롤, 흡연, 체중, 가족력까지 같이 봐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당뇨가 있는 분은 진료 때 혈압을 확인하고, 집에서도 혈압을 재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진료실에서 반복 측정한 혈압이 130/80mmHg 이상이면 의사와 관리 목표를 상의해야 합니다.

당화혈색소는 지난 2~3개월 평균 혈당을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많은 성인 당뇨 환자에서 7% 미만을 목표로 삼지만, 나이, 저혈당 위험, 심장·콩팥 질환, 복용약에 따라 목표는 달라집니다. 어르신이거나 저혈당이 잦은 분에게 무조건 낮은 수치만 요구하면 오히려 위험할 수 있습니다.

검진표에서 그냥 넘기면 안 되는 숫자들이 있습니다

건강검진센터에서 일할 때 많이 들었던 말이 “공복혈당만 조금 높대요”였습니다. 공복혈당 100~125mg/dL은 당뇨 전단계로 볼 수 있고, 126mg/dL 이상이 반복되면 당뇨 가능성을 확인해야 합니다. 당화혈색소는 5.7~6.4%가 당뇨 전단계, 6.5% 이상이면 추가 확인이 필요합니다. 물론 한 번의 수치만으로 혼자 판단하지 말고 진료실에서 재검과 상황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미 당뇨 진단을 받은 분이라면 검진표에서 혈당만 보지 말고 L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크레아티닌, eGFR, 소변 단백 또는 미세알부민 항목을 같이 보세요. 특히 소변검사에 단백, 알부민, 잠혈이 반복해서 나오면 “컨디션 탓이겠지” 하고 넘기기보다 진료 때 검사지를 가져가는 것이 좋습니다.

복약도 중요합니다. 당뇨약은 종류에 따라 저혈당, 위장 증상, 탈수, 신장 기능과 관련된 주의점이 다릅니다. 식사를 거의 못 했는데 평소처럼 약을 먹고 식은땀, 손 떨림, 심한 허기가 온 분들도 봤습니다. 반대로 임의로 약을 끊고 며칠 뒤 혈당이 300mg/dL 이상으로 올라 응급실에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약을 조절해야 할 상황은 혼자 결정하지 말고 처방한 병원에 먼저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이럴 땐 진료를 받으세요

당뇨 합병증은 겁을 내야 하는 병이라기보다, 기준선을 정해두고 놓치지 않아야 하는 병에 가깝습니다. 다음 상황은 미루지 말고 진료를 권합니다.

  • 공복혈당이 126mg/dL 이상으로 반복되거나 당화혈색소가 6.5% 이상으로 나온 경우
  • 당뇨 진단 후 1년 이상 안과 검사를 받지 않은 경우
  • 발 저림, 화끈거림, 감각 둔함, 발 상처가 1주 이상 잘 낫지 않는 경우
  • 소변 거품이 지속되거나 다리 부종, 혈압 상승이 함께 있는 경우
  • 가슴 답답함, 숨참, 식은땀, 턱·어깨 통증, 갑작스러운 한쪽 마비나 말 어눌함이 있는 경우
  • 혈당이 300mg/dL 이상으로 반복되거나, 심한 갈증·소변 증가·체중 감소가 동반되는 경우
  • 식은땀, 손 떨림, 어지럼, 의식이 멍해지는 저혈당 증상이 반복되는 경우

응급 신호도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한쪽 팔다리 힘 빠짐, 말이 어눌해짐, 극심한 흉통, 호흡곤란, 의식 저하는 바로 응급실 기준입니다. 발 상처에 고름이 나오거나 검게 변하거나 열이 동반될 때도 지체하면 안 됩니다.

당뇨 관리는 완벽하게 사는 일이 아닙니다. 검사 날짜를 놓치지 않고, 발을 매일 한 번 보고, 이상한 증상을 오래 끌지 않는 것부터 시작됩니다. 병원은 혼내러 가는 곳이 아니라 지금 상태를 숫자와 진찰로 확인하고 다음 단계를 정하는 곳입니다. 그 기준을 알고 움직이는 분들이 합병증을 훨씬 덜 크게 겪는 것을 저는 병동에서 여러 번 봤습니다.

당뇨 합병증, 혈당만 괜찮으면 안심해도 될까요? - 요약
당뇨 합병증, 혈당만 괜찮으면 안심해도 될까요? | 질병노트 : https://healthweek.co.kr/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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