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20일 세계 골다공증의 날을 맞아, 노년층의 삶의 질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척추 압박 골절에 대한 이해와 조기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척추 압박 골절은 뼈의 강도가 약해지는 골다공증 환자에게서 작은 충격에도 척추체가 주저앉는 상태를 말한다. 이는 단순한 허리 통증을 넘어 척추 변형, 만성 통증, 그리고 전신 건강 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척추 압박 골절은 넘어지거나 무거운 물건을 드는 사소한 충격, 심지어 기침이나 재채기만으로도 척추체가 눌려 찌그러질 수 있다. 특히 흉추와 요추의 경계 부위인 제12흉추와 제1요추가 가장 취약하다. 우리나라 50세 이상 인구 약 3명 중 1명이 골다공증을 앓고 있으며, 이에 따른 척추 골절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특히 노년 여성에게서 흔히 발생한다.
문제는 환자들이 허리 통증을 ‘나이 탓’으로 여기거나, 통증이 줄었다고 느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외래에서 단순 염좌로 치료받다가 통증 지속으로 정밀검사를 통해 뒤늦게 압박 골절이 발견되기도 한다.
가장 흔한 증상은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허리와 옆구리 통증이다. 허리를 펴기 힘들고 움직일 때 통증이 심해지며, 골절 부위를 누르면 압통이 발생한다. 골절을 방치하여 시간이 지나면 찌그러진 골절 부위가 유합되면서 척추 변형, 전신 건강 악화, 연쇄 골절 위험 증가 등의 심각한 후유증이 발생한다.
척추 압박 골절의 진단은 세심한 병력 청취(최근 낙상 및 위험 인자 확인)가 첫 단계이다. 영상검사에서는 단순 X-ray로 척추체 높이 감소를 확인하고, MRI로 골절의 시기나 신경 압박 여부를 파악하며, CT로 세밀한 골절 양상을 파악한다. 더불어 골밀도 검사를 통해 골다공증 여부와 재골절 위험도를 평가하여 치료 방침을 결정한다.

치료는 보존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구분된다. 안정된 골절은 2~3주 단기 안정, 통증 조절 약물, 흉요추 보조기 사용 등 보존적 치료를 우선 시행한다. 이때 골다공증 약물치료는 필수적이다. 전통적으로 파골세포 억제제(비스포스포네이트)가 사용되었으나, 최근에는 데노수맙, 로모소주맙 등 단일항체 기반 주사제 사용이 늘고 있다. 특히 최근 1년 이내 골절 이력이 있는 초고위험군 환자에게는 로모소주맙이나 부갑상선호르몬 제제와 같은 골형성 촉진제가 적극 권장된다.
통증이 심하거나 골절이 불안정한 경우 수술을 고려한다. 가장 흔한 방법은 국소마취로 골시멘트를 주입해 뼈를 안정화하는 척추성형술(Vertebroplasty)이다. 척추 높이 회복이 필요한 경우 풍선척추성형술(Kyphoplasty)을 적용하며, 신경 압박이 심하면 후방 감압술 및 고정술을 시행하여 후만 변형을 교정할 수 있다.
최근 연구에서는 로모소주맙 같은 새로운 골형성 촉진제가 재골절 위험을 줄이는 데 효과적임이 입증되고 있다. 또한, 낮은 체중뿐만 아니라 높은 체질량지수(BMI) 역시 척추 골절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는 환자 개개인에 맞춘 맞춤형 골절 예방 전략의 필요성을 보여준다.
척추 압박 골절을 막기 위해서는 예방과 조기 발견이 핵심이다. 폐경 이후 여성이나 65세 이상 남녀는 정기적인 골밀도 검사를 받는 것이 필수다.
뼈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칼슘과 비타민 D를 충분히 섭취하고, 근력과 균형 감각을 유지할 수 있는 규칙적인 운동을 해야 한다. 금연, 절주, 적정 체중 유지가 필수이며, 미끄러운 바닥 정리, 밝은 조명, 욕실/계단 안전 손잡이 설치 등 가정 내 환경 개선을 통해 낙상 위험을 크게 줄여야 한다.
척추 압박 골절은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면 연쇄 골절을 막고 건강한 노년기 삶의 질을 지킬 수 있다. 정기 검진과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건강한 척추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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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