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물음표] 자꾸 깜빡깜빡 '경도인지장애', 치매의 그림자가 드리워지다

최근 채널A '아빠는 꽃중년'에서 가수 김원준이 과거 경도인지장애 판정을 받은 사실을 고백하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는 설거지를 한 후 물을 잠그지 않거나, 주차한 차 위치를 잊는 등 일상생활의 고충을 토로했다.

경도인지장애는 기억력이나 기타 인지기능이 저하돼 있지만 일상생활 수행 능력은 갖추고 있는 상태로, 치매와는 다르다. 다만 연구 결과에 따르면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10~15%가 매년 알츠하이머 치매로 진행되고, 전체 환자의 50%가 3년 안에 치매로 진행된다. 경도인지장애는 치매의 신호탄이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경도인지장애의 대표적인 원인은 노화다. 나이가 들면서 뇌의 기능이 저하됨에 따라 나타나는 현상일 수 있다. 이 외에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대사성 질환 ▲호르몬 불균형 ▲영양 결핍 ▲우울증, 불안, 스트레스 등 정서적 요인 ▲약물 부작용 등도 원인이 된다.

경도인지장애는 △기억상실형과 △비기억상실형으로 구분한다. 기억상실형은 기억력이 저하된 상태이며, 비기억상실형은 기억력은 있지만 시공간능력, 언어능력 등 다른 인지 기능이 저하된 상태다. 기억상실형 경도인지장애는 알츠하이머병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으며, 비기억상실형은 혈관성 치매, 루이소체 치매, 전두측두엽 치매 등으로 진행될 수 있다.


인지 기능 손상 범위에 따라 △단일영역과 △다영역으로도 나뉜다. 기억력만 저하된 경우라면 '기억상실형 단일영역 경도인지장애'로, 기억력저하와 함께 다른 인지 기능도 손상된 상태라면 '기억상실형 다영역 경도인지장애'로 분류된다. 비기억상실형도 손상 범위에 따라 '비기억상실형 단일영역 경도인지장애'와 '비기억상실형 다영역 경도인지장애'로 구분할 수 있다.

경도인지장애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무조건 치매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경고등이 켜진 셈이다. 잘 관리하지 않으면 치매로 진행될 수 있음을 예고한 것. 경도인지장애 증상이 보인다면 뇌 건강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조기에 증상을 발견하면 약물 치료와 생활습관 개선으로 증상 악화를 막을 수 있다. 치매 예방을 위해서는 ▲균형잡힌 식습관 ▲규칙적인 운동 ▲고혈압, 당뇨 등 기저질환 관리 ▲금주 및 금연 등 올바른 생활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뇌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음식으로는 견과류, 등푸른 생선, 유제품, 녹황색 야채, 과일 등이 있다.

신체 건강만큼이나 정신 건강도 중요하다. 뇌를 손상시키는 스트레스, 우울, 불안 등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필요하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뇌 건강을 촉진시키는 활동도 꾸준히 해주는 것이 좋다. 손운동, 퍼즐 맞추기, 독서, 글쓰기 등은 인지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치매는 소리없이 찾아오는 질병이 아니다. 나이가 들수록 뇌 기능이 저하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경도인지장애가 있는 경우 동일 연령대에 비해 뇌 기능이 빠르게 저하된다. 치매 전조증상이 의심될 경우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경도인지장애는 치매 전 단계이자 치매 예방의 골든타임이다. 골든타임을 잡아야 뇌에 드리워진 치매의 그림자를 걷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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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