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요실금수술 받는데 대학병원까지 간다구요?

리에스여성의원 정창원 대표원장

▲ 리에스여성의원 정창원 대표원장 

최근 재미있는 정부 홍보 동영상을 본적 있다. 여러 자잘한 질병이나 부상을 가진 승객으로 엘리베이터 안이 가득 찬 이후, 마지막에 정작 아주 중한 질환 환자 침대는 들어갈 자리가 없어서 탑승을 못하는 영상이었다. 응급실에 경증 환자들이 몰리는 바람에, 정작 생명이 위중한 응급 환자들의 진료가 밀리고 늦어지는 현상을 경고하는 영상이다.

오래전부터 보건복지부에서도 병의 경중에 맞는 순차적인 1차, 2차, 3차 병원 방문에 대해서 계도를 많이 하고 있다. 또한 제도적으로도 종합병원 쏠림 현상을 막기위해서 종합병원 진료시에는 반드시 1차 병원에서 진료의뢰서를 받아서 가게 되어 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나라에는 일단 큰 병원을 선호하고 막연히 큰 병원이 모든 병을 더 잘 고쳐줄 거 같다는 오해가 만연되어 있는 듯하다.

요실금 같은 간단한 질환도 대학병원을 더 선호하는 환자분이 있다. 물론 진료분야에서는 뭐든지 큰 병원에서 비싸게 진료를 봐야만 안심이 되고 그 자체를 자부심으로 여기는 환자라면 그 선호도를 뭐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치료과정에 드는 시간이나 비용, 노력, 치료의 결과를 잘 비교해 본다면 요실금을 치료받으러 대학병원까지 가는 것은 매우 비합리적이고 크게 손해를 보는 선택일 가능성이 높기에,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냉정한 사실을 알리고 싶다.

복압성 요실금의 경우 생명을 위협하는 중증질환이라기 보다는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다. 치료방법도 ‘TOT’라는 간단한 수술만 받으면 비교적 쉽게 치료가 된다. 그런데 수술을 받기전에 요역동학 검사를 받아야만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기에, 이 검사가 필수적이다.

만약 대학병원에서 요실금수술을 받을 경우, 교수님 진료를 먼저 예약해서 기다려야 하고, 요역동학 검사와 각종 다른 여러 검사 받는 날을 또 따로 정해서 받아야 하고, 이를 토대로 다시 진료를 봐서 수술날짜를 따로 잡아야 하며, 수술후에 소변줄을 끼우고 입원을 하게 된다.

반면 개인전문병원에서 치료를 받는다면, 미리 예약 시 진료-검사–수술까지 모두 반나절만에 끝나게 된다. 더군다나 수술후에도 소변줄을 끼우지 않고 바로 당일 퇴원이 가능하다. 당연히 같은 검사와 수술을 받아도 큰 병원일수록 비용은 평균적으로 6배 이상 비싸지게 된다.

“수술결과나 치료면에서 큰 병원이 낫지 않을까”하는 오해가 있는데, 이 또한 결국 수술건수나 경험을 비교해 보면 참고가 될 것이다. 일단 대학병원의 비뇨기과에는 방광암이나 콩팥암 등 중증질환 환자들이 많고, 요실금 같은 경증 환자가 큰 병원까지 많이 가지는 않는 편이다. 그나마 대학병원 교수님들이 매일 수술을 하는 것도 아니다.

반면 요실금을 전문으로 하는 개인병원 원장들은 TOT수술을 거의 매일 하기에 수술경험이나 건수에서도 종합병원보다 월등히 많다. 물론 종합병원 교수님들이 더 수술을 못한다고 얘기하기는 어렵겠지만, 특별히 더 수술결과가 좋을 가능성도 없다. 그렇다면 같은 치료결과라면 왜 그렇게 몇배나 더 비싼 비용과 훨씬 더 많은 대기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대학병원까지 갈 필요가 있을까?

수술 후 입원을 하는 것도 환자입장에서는 매우 불편한 점이다. 대학병원은 3차 병원으로서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하고 모든 경우에 대비해서 해야 하는 모종의 룰이 있고, 모든 과들이 정해진 방침에 따라서 여러 직원들이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꼭 그 환자에게 하지 않아도 되는 검사와 과정을 모든 환자들을 대상으로 루틴하게 하게 된다. 심지어는 학생들의 교육도 진료과정 중에 시켜야 하고 환자들을 대상으로 연구도 해야한다.

물론 그런 과정에서 만의 하나 안 좋은 일이 걸러지는 경우도 있을 수 있지만, 반대로 굳이 필요하지 않는 많은 환자들은 불필요한 검사를 겪어야 되는 수도 많은 것이다. 그래서 요실금수술만 해도 마취과가 개입해서 큰 마취를 해야 하고, 큰 마취를 하면 당연히 소변줄을 끼우고 입원도 할 수밖에 없게 된다.

반면 본원 같이 요실금 전문으로 많은 노하우가 축적되게 되면, 최소마취와 최소침습으로 수술하게 되기 때문에 굳이 입원도 필요없고, 필요한 소수의 경우에만 소변줄을 거치하게 된다. 소변줄을 거치하더라도 외래 베이스로 간단히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물론 개인병원보다는 큰 종합병원에서 진료가 더 맞는 환자분들도 있다. 여러 복잡한 다른 비뇨기계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든지, 다른 내과적 여러 문제를 같이 가지고 있거나 여러 타과와의 협진이 필요한 경우에는 대학병원에서 수술이 더 나은 선택이 될 것이다.

비단 요실금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보건복지부에서 홍보하는 것처럼 먼저 동네의원을 잘 다니고 동네의원과 먼저 건강문제를 상의하면, 불필요한 시간과 노력과 돈을 아낄 수 있고 본인의 건강을 더 쉽게 증진시킬 수 있는 기회가 높아진다. 본인 요실금치료도 더 쉽게 받을 수 있을뿐더러, 사회적으로도 대학병원 진료가 꼭 필요한 환자들은 대기시간을 줄일 수 있어 전체 진료시스템도 더 합리적으로 돌아가는데 이바지 하는데 기여한다는 사실을 꼭 알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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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