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패혈증, 묶음치료로 생존율 높일 수 있어

의정부성모병원 신장내과 김영수 교수

▲ 의정부성모병원 신장내과 김영수 교수

9월 13일은 ‘패혈증의 날’이다. 세계적으로 급증하는 패혈증 사망자 수로 패혈증의 심각성을 알리고자 2012년 세계 패혈증 연맹(Global Sepsis Alliance)에 의해 지정됐다.

패혈증이란, 신체가 세균 및 기타 미생물에 감염되어 이들이 생산한 독소에 의해 중독 증세를 나타내거나, 전신성 염증 반응, 심각한 장기 손상 및 합병증을 보이는 증후군을 뜻한다. 상처, 호흡기, 소화기관을 통해 병원체가 혈액 내 침투하여 신체의 면역체계를 뚫고 번식한 상태다. 간단히 말하자면 균이 우리 몸에 들어왔을 때 면역반응이 조절되지 않아 장기가 망가져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다.

전세계적으로 패혈증으로 인해 약 600만 명이 사망하며, 생존하더라도 극도의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호소한다. 전세계 평균 패혈증 사망률은 약 24%인데 국내 패혈증 사망률은 28.6%로 외국에 비해 높으며, 2020년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평균 사망률은 약 39%로 세계 평균의 약 2배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패혈증은 미생물에 의한 감염이 발병원인이다. 주요 병원균으로는 포도상구균, 대장균, 폐렴균, 진균, 등 다양하므로 감염부위 또한 신체의 모든 장기가 가능하다. 특히 여름철 언론에 많이 보도되는 비브리오 패혈증이 바로 바다에 사는 비브리오 불니피쿠스 세균 감염으로 발병한다. 또한, 폐렴, 신우신염, 뇌막염, 봉와직염, 복막염, 욕창, 담낭염, 담도염이 발생한 경우, 원인이 되는 미생물이 혈액 내로 침범하며 패혈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공통된 증상으로는 발열 또는 저체온증, 저산소증, 저혈압이며, 신체에 공급되는 혈액량이 저하되므로 피부가 파랗게 보이고 시간이 지나면서 피부가 썩기 시작하는 조직 괴사가 나타난다. 구토, 설사, 부정맥, 장 마비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패혈증은 짧은 시간 내에 사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패혈증 증상이 보이면 즉시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일반적인 패혈증의 경우도 사망할 위험이 20~35%에 달하며, 악화되어 패혈증에 저혈압이 동반된 경우를 뜻하는 ‘패혈성 쇼크’가 오게 되면 40~60%가 사망할 수 있다.

패혈증의 치료법은 먼저 대량의 수액 공급으로 혈압 유지, 광범위한 항생제로 경험적 치료를 시작하고 이후 지속적으로 균배양 검사를 보고 항생제를 조절한다. 거의 대부분의 병원균들이 패혈증을 일으키므로 이에 따라 사용되는 항생제가 달라지기 때문에 균종을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 다른 치료법은 사망률을 낮추는 데 기여한 ‘묶음 치료’이다. 패혈증 묶음치료(Surviving Sepsis Campaign bundle)란 패혈증 환자에게 젖산 농도 측정, 혈액 배양 검사, 항생제 투여, 수액 치료, 필요 시 승압제 투여 등을 한꺼번에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미국 중한자의학회의 지침에서는 패혈증 환자에게 1시간 이내에 5가지의 묶음치료를 권고한 바 있다.

패혈증은 치명률이 매우 높지만 사회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제대로 관리만 한다면 사망률을 줄일 수 있다. 패혈증 증상이 나타나면 신속히 병원에 가서 ‘골든타임’ 내에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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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훈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