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여성 불감증, 제대로 진단하는 전문병원 찾아야

도움말: 리에스여성의원 정창원 대표원장

▲ 리에스여성의원 정창원 대표원장

최근 들어 여성 스스로 성감향상을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그런데 본원에 방문하는 여성들과 상담을 하다보면 깜짝 놀랄 경우가 많다. 학력과 상관없이, 여성들이 기본 성지식에 대해서 너무나도 많은 오해와 편견을 갖고 있어서이다. 그나마 잘못 알고 있는 경우는, 인터넷이나 여러 사람들에게 주워들은 어렴풋한 지식이라도 있는 반면, 본인 몸의 여성생식기에 대해서도 전혀 모르는 경우도 태반이다.

우리 사회는 여성들이 그럴 수 밖에 없는 불편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학교에서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다. 대부분 아직도 학교에서 행하는 성교육은 피임교육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여성이 본인의 성행위에 대해서 올바른 지식을 얻으려고만 해도, 비도덕적인 엉큼한 여자로 낙인찍히기 십상이다. 그렇다보니 여성불감증은 엄연한 병이고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치료하는 병원도 많지 않고 어느 병원을 가야할지도 잘 모른다.

또한 올바른 성지식에 대해서 믿고 참고할 만한 레퍼런스도 잘 없다. 언론에서도 남성성기능 이상이나 남성중심적 성오락물은 넘쳐나는데 반해서, 여성성기능 이상을 다루기만 해도 퇴페적이며 음란해서 방송금지가 되기 일수이다. 그렇다보니 성관련 문제가 생기면, 비전문가인 친한 언니나 친구에게 먼저 조언을 구해보거나 아니면 혼자서 인터넷을 뒤져서 온갖 그럴싸한 상술에 쉽게 현혹되기 쉽다.

의사입장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먼저 의과대학 교육과정을 거치면서 성기능장애에 대해서 제대로 배울 기회가 많지 않고, 보수적인 의사사회 조차도 성의학을 터부시하며 잘 다루려고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본인도 그래도 우리나라 가장 의학교육 환경이 잘 되어 있다는 서울대의대를 졸업하고 산부인과 전문의 과정과 임상강사과정도 서울대병원에서 마쳤지만, 성의학에 대해서 제대로 배워볼 기회는 많지 않았다. 남성성기능 장애보다는 여성성기능 장애가 훨씬 더 많고, 여성성기능 장애는 당연히 산부인과에서 다뤄야 할 주요 질환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체계적으로 다루는 국내 대학병원은 거의 없다.

그러다보니 그 가려운 빈자리를 온갖 근거없는 식품회사나 성기구회사 등이 메꾸기 시작했다. 그런데 더욱 치명적인 문제는, 요즘 일반적인 산부인과 개원가에서도 여성 성기능향상을 내세워 장사를 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질필러나 질레이저 이다. 물론 어떤 여성들에게는 이 시술이 성감향상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많은 경우 병원 수익향상을 목적으로 묻지마 식의 아니면 말고 식의 광고나 시술이 성행한다는 것이 문제이다.

질필러나 질레이저의 경우 큰 부작용이 없고 수술이 아닌 시술이라 간단하다는 점을 이용하여 환자들에게 홍보한다. 하지만 그 시술도 여러 종류가 다르고, 적응증별로 다르고, 성감향상의 효과는 매우 제한적이고 다양할 수 있다는 것을 과연 얼마나 시술 전에 환자에게 제대로 동의를 받는지 의문이다. 병원내에서 객관적으로 설명을 하더라도, 병원에 방문을 유도하기 위하여 성기능향상이 무조건 될 듯 묘하게 광고하는 문구는 마치, 허위매물로 방문을 유도하는 부동산이나 중고차매매상과 다를 바 없게 느껴지기도 한다.

여성성감이 주관적이고 애매한 부분이 많다 보니, 소위 말하는 플라세보 효과, 즉 위약효과를 대놓고 악용하는 병원들도 있다. 실제로 그 고가의 시술이 성감에 직접적인 영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여성성기능 장애를 부끄러워할 필요도 없고, 고칠 수 있는 경우도 많다. 우리가 더 건강해지면 좋은 것처럼 여성성감 향상은 어떤 사람관계들에서는 매우 중요한 삶의 질의 향상을 의미한다. 그래서 전문병원의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성기능장애의 정확한 진단과 성감향상을 위한 객관적인 치료방법이다. 개인별로 상황별로 충분한 상담과 정확한 진단에 따른 다양한 치료방법과 그 치료효과의 객관적 기대치의 정확한 전달이 중요하고, 그 과정에서 환자의 선호도와 기대치가 충분히 확보되어야 한다.

질필러나 질레이저가 효과가 없다는 얘기가 아니다. 성감향상을 보장하며 무분별하게 상업적으로 남발되는 시술에 현혹되어서는 안된다는 얘기이다. 환자들도 병원의 광고를 다 믿어서는 안되고 간단한 시술이라는 말에 넘어가서는 안된다. 시술 전 충분한 상담과 여러 병원을 객관적으로 비교해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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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이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