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마취 후유증은 언제 병원에 가야 할까요?

병동에서 수술을 마친 분들을 보면, 같은 전신마취를 받아도 회복 모습이 꽤 다릅니다. 한 분은 금세 식사를 하고, 다른 분은 몇 시간 동안 속이 메스껍고 목이 따갑다고 하시지요. 보호자분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건 대개 같습니다. ‘언제까지 기다려도 괜찮을까요?’ 저는 증상 이름보다 시간이 지나며 나아지는지, 새 증상이 생기는지를 함께 보자고 말씀드립니다.
처음 몇 시간, 흔히 겪는 증상은 무엇일까요?
전신마취에서 깬 직후에는 졸음, 어지러움, 메스꺼움, 오한, 입마름이 생길 수 있습니다. 수술 중 호흡을 돕기 위해 기도에 기구를 넣었다면 목이 따갑거나 목소리가 쉴 수도 있고요. 영국 국민보건서비스와 미국마취과학회도 이런 증상을 전신마취 뒤 나타날 수 있는 반응으로 안내합니다. 대부분은 몇 시간에 걸쳐 가라앉지만, 회복 속도는 수술 종류와 진통제 사용, 평소 건강 상태에 따라 다릅니다.
여기서 한 가지 구분이 필요합니다. 수술 다음 날에도 피곤하다고 해서 모두 ‘마취약이 남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통증으로 잠을 설쳤거나, 식사를 제대로 못 했거나, 출혈로 빈혈이 생겼을 수도 있습니다. 큰 수술을 받은 뒤 피로가 며칠 이상 이어지는 경우도 있어요. 그래서 퇴원할 때 들은 수술별 회복 안내와 현재 증상을 같이 확인해야 합니다.
하루가 지나도 멍하다면 어떻게 봐야 할까요?
마취 뒤에는 깨어 있는 것처럼 보여도 판단력과 반응 속도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적어도 첫 24시간은 운전, 자전거 타기, 기계 조작, 음주, 중요한 계약이나 결정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당일 퇴원한다면 성인 보호자가 함께 있는 편이 안전합니다. 수술 종류에 따라 더 긴 주의 기간을 안내받았다면 그 지시를 따르세요.
‘말은 하는데 평소와 다르다’는 가족의 관찰도 중요합니다. 특히 고령자는 수술 뒤 혼란이 나타났다가 잠시 좋아 보이는 일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잠이 덜 깬 상태로만 넘기기보다, 사람이나 장소를 알아보지 못하거나 혼란이 심해진다면 수술한 병원에 바로 알리세요. 깨우기 어렵고 호흡까지 느리거나 이상하다면 응급 평가가 필요합니다. 퇴원 후 복용한 진통제도 의료진에게 알려주셔야 합니다.
메스꺼움과 목 통증은 언제 연락해야 할까요?
가벼운 메스꺼움은 수술 뒤 흔하지만, 물도 넘기지 못할 만큼 계속 토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처방받은 구토 억제제가 있는지 확인하고, 반복 구토로 수분을 유지하기 어렵다면 당일 수술 병원에 연락하세요. ‘마취 후유증이겠지’ 하며 약을 임의로 추가하기보다는 복용 중인 진통제와 구토가 시작된 시간을 함께 전하는 게 진료에 도움이 됩니다.
목이 까끌하거나 목소리가 잠긴 느낌은 기도 기구 때문에 생길 수 있습니다. 보통은 점차 나아지는 방향이어야 합니다. 삼키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심해지거나, 숨쉬기가 불편해지거나, 증상이 계속 악화된다면 확인을 받아야 합니다. 숨이 차는 증상은 목 통증과 별개로 즉시 평가해야 할 신호입니다.
이럴 땐 진료를 받으세요
퇴원 후에는 ‘마취 때문인지, 수술 때문인지’를 집에서 가려내려 애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음 증상이 있으면 몸 상태와 수술 내용을 의료진이 함께 판단해야 합니다.
- 갑자기 숨이 차거나 가슴 통증이 생기고, 입술이 파래지거나 의식이 흐려진다면 119에 연락하세요.
- 깨우기 어렵거나 혼란이 심해지고, 새로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말이 어눌해지면 즉시 응급 진료를 받으세요.
- 38도 이상의 열이 나거나 상처의 붉은기·부기·통증이 커지고 고름이 보이면 수술한 병원에 당일 연락하세요. 수술별 퇴원 안내에 다른 기준이 있다면 그 기준을 우선하세요.
- 구토가 반복되어 물을 마시기 어렵거나, 통증이 처방약으로도 조절되지 않거나, 한쪽 다리가 붓고 아프다면 지체하지 말고 진료를 받으세요.
병동에서 회복을 지켜보며 느낀 건, 증상이 있다는 사실만큼 그 증상이 어느 방향으로 변하는지가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조금씩 편해지고 있다면 안내받은 대로 쉬면서 지켜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숨쉬기 어렵거나 의식이 달라지는 증상은 기다릴 일이 아닙니다. 애매하더라도 나아지지 않거나 더 심해진다면 수술한 병원에 연락해 진료를 받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