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바오 보러 갈 때 어지럽다면 괜찮을까요?

검진센터에서 일할 때, 오래 서 있다가 어지러웠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습니다. 대부분은 잠깐 쉬면 나아졌지만, 식사를 거른 채 당뇨병 약을 먹었거나 실제로 쓰러진 분도 있었습니다. 슈바오를 보러 가는 날처럼 이동과 대기가 길어지면 평소 괜찮던 사람도 몸 상태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어지럼증을 무조건 큰 병의 신호로 볼 필요는 없지만, ‘좀 쉬면 되겠지’ 하고 넘겨도 되는지는 구분해야 합니다.
슈바오를 기다리다 왜 어지러울까요?
오래 서 있으면 혈액이 다리 쪽에 몰립니다. 몸이 혈압을 빠르게 조절하지 못하면 눈앞이 흐려지거나 힘이 빠질 수 있지요. 갑자기 일어섰을 때 더 심하고 앉거나 누우면 가라앉는다면 자세 변화와 관련된 혈압 저하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증상만으로 원인을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수분 섭취가 부족했거나 식사를 늦춘 날에도 비슷한 느낌이 납니다. 특히 인슐린이나 일부 당뇨병 약을 쓰는 분은 저혈당을 확인해야 합니다. 대한당뇨병학회는 혈당이 70mg/dL 이하일 때 저혈당에 대처하도록 안내합니다. 식은땀, 손 떨림, 갑작스러운 허기, 멍한 느낌이 함께 온다면 혈당을 재는 것이 우선입니다. 반대로 당뇨병이 없다고 해서 어지럼증을 모두 저혈당으로 설명할 수도 없습니다.
그 자리에서 먼저 할 일
어지러우면 줄에서 빠져 안전한 곳에 앉으세요. 곧 쓰러질 것 같다면 누워서 주변 사람이나 직원에게 알리는 편이 안전합니다. 운전이나 계단 이동은 증상이 가라앉을 때까지 피해야 합니다. 의식이 또렷하고 삼킬 수 있다면 물을 조금씩 마시고, 마지막 식사가 언제였는지도 떠올려 보세요.
당뇨병 치료 중이고 혈당이 70mg/dL 이하라면 당류 15~20g을 섭취한 뒤 15분 후 다시 측정합니다. 아직 낮으면 같은 방법을 반복합니다. 당류가 든 음료나 포도당 정제처럼 빨리 흡수되는 것을 준비해 두면 좋습니다. 초콜릿은 지방 때문에 당 흡수가 느릴 수 있어 첫 선택으로 적합하지 않습니다. 혈당이 회복된 뒤에는 다음 식사까지 남은 시간에 맞춰 간식이나 식사를 챙기세요. 약을 임의로 줄이거나 끊지는 말고, 저혈당이 반복됐다면 처방한 의료진과 상의해야 합니다.
동행인이 의식을 잃었거나 제대로 삼키지 못한다면 음식과 음료를 입에 넣지 마세요. 기도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바로 119에 연락하고 현장 직원의 도움을 받으세요.
수치보다 증상을 더 급하게 봐야 할 때
혈압계가 있다면 앉거나 누운 상태와 일어선 뒤의 혈압을 기록해 두면 진료에 도움이 됩니다. 의료진은 보통 일어선 지 3분 이내에 수축기 혈압이 20mmHg 이상 또는 이완기 혈압이 10mmHg 이상 떨어지는지를 기립성 저혈압 판단에 참고합니다. 하지만 대기 줄에서 잰 한 번의 수치만으로 스스로 진단할 수는 없습니다. 탈수, 복용 약, 심장 문제 등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가슴 통증이나 심한 숨참, 갑자기 생긴 말 어눌함·한쪽 팔다리의 힘 빠짐이 어지럼증과 함께 나타나면 즉시 119에 연락해야 합니다. 실제로 쓰러졌거나 머리를 다친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심장협회는 실신을 경험한 사람에게 진료를 통한 초기 평가가 필요하다고 안내합니다. 금방 정신이 돌아왔다는 이유만으로 원인을 확인할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럴 땐 진료를 받으세요
잠깐 쉬어 나아졌더라도 어지럼증이 되풀이되거나 처음 겪는 증상이 뚜렷했다면 진료를 받으세요. 특히 혈압약·이뇨제·당뇨병 약을 복용 중이거나, 두근거림이 동반되거나, 혈당 70mg/dL 이하가 반복된다면 방문 시점과 측정값, 식사 시간, 복용 약을 적어 가는 것이 좋습니다. 의사는 그 기록과 진찰 결과를 함께 보고 필요한 검사를 결정합니다.
슈바오를 보고 싶은 마음에 몸의 신호를 뒤로 미루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잠깐 쉬는 것으로 충분한지, 진료가 필요한지는 증상이 어떻게 시작해 얼마나 지속되고 무엇이 함께 나타났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다시 어지럽거나 평소와 다른 증상이 남는다면 관람 일정보다 진료를 먼저 잡는 편이 마음도 놓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