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프로락틴, 생리불순과 유즙 분비가 같이 있나요?

Last Updated :
고프로락틴, 생리불순과 유즙 분비가 같이 있나요?

검진센터에서 호르몬 검사를 받고 오신 분들 중에 프로락틴 수치가 높다고 적혀 있는데 이게 큰 병이냐고 조심스럽게 묻는 분들이 꽤 있었습니다. 특히 생리가 들쭉날쭉하거나, 임신도 수유도 아닌데 유즙이 비치는 분들은 검사지를 들고 많이 불안해하셨습니다.

고프로락틴은 말 그대로 혈액 속 프로락틴이라는 호르몬이 기준보다 높게 나온 상태를 말합니다. 프로락틴은 원래 출산 후 젖 분비에 관여하는 호르몬입니다. 그런데 임신이나 수유와 관계없는 상황에서도 높아질 수 있고, 그때는 생리불순, 무월경, 난임, 성욕 저하, 남성의 발기 문제 같은 증상으로 드러나기도 합니다. 저는 진단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 수치가 나왔을 때 어떤 순서로 확인해야 하는지는 꼭 알고 계셨으면 합니다.

프로락틴 수치, 어느 정도면 높은 걸까요?

검사실마다 기준값이 조금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여성은 25 ng/mL 안팎, 남성은 그보다 낮은 범위를 정상 상한으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검사 결과지에는 보통 해당 병원의 기준 범위가 함께 적혀 있으니 그 줄을 먼저 봐야 합니다.

20~40 ng/mL 정도의 가벼운 상승은 한 번의 검사만으로 너무 앞서 걱정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잠을 제대로 못 잤거나, 채혈 직전에 긴장했거나, 운동을 했거나, 유두 자극이 있었거나, 식사와 스트레스의 영향만으로도 일시적으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내분비 진료 지침에서도 증상과 맞지 않는 경미한 상승은 재검을 권하는 흐름입니다.

그런데 수치가 100 ng/mL 이상으로 높거나, 200 ng/mL을 넘는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특히 200 ng/mL 이상이면 프로락틴을 분비하는 뇌하수체 종양 가능성을 의사가 더 적극적으로 확인하게 됩니다. 500 ng/mL을 넘는 매우 높은 수치는 큰 프로락틴종과 관련되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약물 때문에 200 ng/mL 이상까지 올라가는 예도 있어서 숫자만 보고 혼자 단정하면 안 됩니다.

증상은 생리 문제만 보지 않습니다

병동에서 봤던 환자 중에는 몇 달 동안 생리가 없었는데 체중 변화 때문이라고만 생각하신 분이 있었습니다. 나중에 문진을 해보니 속옷에 유즙이 묻는 일도 있었고, 두통도 잦았습니다. 이런 증상들이 따로따로 있으면 놓치기 쉽습니다. 같이 있으면 방향이 보입니다.

여성에게 흔히 보이는 신호

  • 생리 주기가 35일 이상으로 길어지거나 몇 달씩 건너뜀
  • 임신이나 수유 중이 아닌데 유즙이 나옴
  • 배란이 불규칙해져 임신이 잘 되지 않음
  • 질 건조감, 성욕 저하가 생김

남성에게도 나타날 수 있는 신호

  • 성욕이 줄고 발기 유지가 어려움
  • 피로감이 오래가고 근육량이 줄어드는 느낌
  • 드물게 유방이 커지거나 유즙이 비침
  • 원인이 애매한 난임 검사 중 발견됨

여기에 두통, 시야가 좁아지는 느낌, 한쪽이 잘 안 보이는 증상이 같이 있으면 지체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뇌하수체는 시신경 근처에 있어서 혹이 커지면 시야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단순 호르몬 수치 문제로만 보면 안 됩니다.

약 때문에 올라가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고프로락틴 결과를 보면 많은 분들이 바로 뇌하수체를 걱정합니다. 그런데 실제 문진에서는 약물이 원인인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특히 항정신병약, 일부 항우울제, 위장약 중 메토클로프라미드 계열, 고혈압약 중 베라파밀, 마약성 진통제 등이 프로락틴을 올릴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약을 임의로 끊으면 안 된다는 점입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약이나 심장약은 갑자기 중단했을 때 원래 질환이 나빠질 수 있습니다. 의사는 복용 중인 약, 시작 시점, 수치 상승 시점, 증상 유무를 맞춰 보고 필요하면 대체 약을 의논합니다.

또 갑상선기능저하증, 신장 기능 저하, 간 기능 문제도 프로락틴을 올릴 수 있습니다. 임신 역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하는 원인입니다. 그래서 병원에서는 보통 임신 반응, 갑상선 기능, 신장 기능, 간 기능, 복용 약을 같이 봅니다. 수치 하나만 떼어 놓고 판단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재검은 어떻게 받는 게 좋을까요?

가볍게 높게 나온 수치는 재검만으로 정상화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능하면 전날 과격한 운동은 피하고, 충분히 자고, 채혈 전에는 너무 오래 뛰어다니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유두 자극이나 성관계도 검사 전날에는 피하는 쪽이 낫습니다.

채혈 시간은 병원마다 안내가 다를 수 있지만, 오전에 안정된 상태에서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프로락틴은 스트레스와 수면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채혈실에서 너무 긴장한 상태였다면 의사에게 그 상황도 말하는 게 좋습니다. 일부 지침에서는 스트레스 영향이 의심될 때 반복 채혈이나 간격을 둔 채혈을 고려한다고 설명합니다.

증상은 없는데 수치만 높은 경우에는 마크로프로락틴이라는 형태를 확인하기도 합니다. 이건 검사에서는 높게 잡히지만 몸에서 실제로 증상을 덜 일으키는 큰 형태의 프로락틴입니다. 그래서 증상 없는 고프로락틴에서는 불필요한 검사와 치료를 줄이기 위해 이 부분을 확인하는 일이 있습니다.

이럴 땐 진료를 받으세요

생리가 3개월 이상 없거나, 임신·수유와 관계없이 유즙이 나오거나, 난임 평가 중 프로락틴이 높게 나왔다면 산부인과나 내분비내과 진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남성도 성욕 저하, 발기 문제, 유즙 분비가 있으면서 수치가 높다면 비뇨의학과나 내분비내과에서 원인을 확인해야 합니다.

두통이 점점 심해지거나 시야가 좁아지는 느낌, 물체가 겹쳐 보이는 증상이 있으면 더 빠르게 진료가 필요합니다. 이런 증상은 호르몬 문제를 넘어 영상검사가 필요한 상황일 수 있습니다.

프로락틴 수치는 무섭게만 볼 숫자는 아닙니다. 하지만 그냥 넘겨도 되는 숫자라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검사지는 방향을 알려주는 신호이고, 진짜 판단은 증상과 약, 임신 가능성, 갑상선과 신장 기능, 필요할 때 영상검사까지 함께 놓고 의사가 하게 됩니다. 몸이 보내는 신호가 반복된다면 너무 오래 미루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고프로락틴, 생리불순과 유즙 분비가 같이 있나요? - 요약
고프로락틴, 생리불순과 유즙 분비가 같이 있나요? | 질병노트 : https://healthweek.co.kr/73
질병노트 © healthweek.co.kr All rights reserved. powered by modoo.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