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류성식도염인데 구역질까지 나는 건 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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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류성식도염인데 구역질까지 나는 건 왜일까요?

검진센터에서 문진을 하다 보면 “속이 쓰린 건 참겠는데 자꾸 울렁거려요”라고 말하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내과 병동에서도 비슷했습니다. 처음에는 체한 줄 알고 소화제만 먹다가, 밤마다 신물이 올라오고 아침마다 구역질이 심해져서 오시는 경우가 있었어요. 역류성식도염은 꼭 가슴이 타는 느낌만으로 오지 않습니다. 어떤 분은 목 이물감으로, 어떤 분은 마른기침으로, 또 어떤 분은 구역질로 먼저 느낍니다.

저는 진단을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진단은 의사가 합니다. 다만 18년 동안 환자분들을 보면서 느낀 건, 증상을 너무 오래 혼자 판단하면 병원에 가야 할 시점을 놓치기 쉽다는 점입니다.

역류성식도염 증상, 구역질이 같이 올 수 있습니다

역류성식도염은 위 내용물이나 위산이 식도로 거꾸로 올라오면서 식도 점막을 자극하는 상태입니다. 전형적인 증상은 가슴 중앙이 화끈거리는 느낌, 신물 올라옴, 트림, 명치 답답함입니다. 그런데 위산이 목 가까이까지 올라오면 속이 울렁거리거나 헛구역질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특히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구역질이 나는 분들이 있습니다. 밤사이 누워 있는 동안 역류가 반복되면 목 안쪽이 자극되고, 침을 삼킬 때 쓴맛이나 신맛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위가 안 좋은가?” 하고만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로는 식도와 목 쪽 자극이 같이 얽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국 국립당뇨소화기신장질환연구소에서도 역류 질환에서 속쓰림과 역류감 외에 메스꺼움, 삼킴 불편, 만성기침, 쉰 목소리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니까 구역질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큰 병이라고 볼 필요는 없지만, 역류성식도염의 한 표현일 수는 있습니다.

구역질이 심해지는 상황을 보면 단서가 보입니다

병동에서 환자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증상이 심해지는 패턴이 꽤 비슷합니다. 늦은 밤에 라면이나 치킨을 먹고 바로 눕는 날, 커피를 공복에 마신 날, 술을 마신 다음 날, 허리띠를 꽉 조인 날에 더 심하다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식후 2~3시간 안에 눕거나, 야식을 먹고 바로 잠드는 습관은 역류를 쉽게 만듭니다. 위 안에 음식물이 남아 있는데 몸이 누워 버리면 위와 식도 사이 압력이 달라지고, 위산이 올라오기 쉬운 조건이 됩니다. 구역질이 식후 바로보다 누웠을 때, 새벽이나 아침에 더 심하다면 이런 생활 패턴을 같이 봐야 합니다.

  • 식사 후 바로 눕거나 소파에 기대 잠드는 경우
  • 커피, 술, 탄산음료, 기름진 음식 뒤에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
  • 목에 가래가 붙은 느낌, 잦은 헛기침이 같이 있는 경우
  • 신맛이나 쓴맛이 입으로 올라오는 경우
  • 명치가 답답하고 트림이 잦은 경우

사실 생활습관만으로 모든 증상이 좋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증상 기록은 진료 때 꽤 도움이 됩니다. “자주 울렁거려요”보다 “저녁 먹고 1시간 안에 누우면 새벽 3시쯤 신물이 올라오고 구역질이 납니다”라고 말하면 의사가 판단할 정보가 훨씬 선명해집니다.

역류성식도염처럼 보여도 다른 병일 수 있습니다

구역질은 범위가 넓은 증상입니다. 위염, 위궤양, 담낭 문제, 약물 부작용, 임신, 편두통, 심장 문제에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명치 통증과 구역질이 같이 있을 때는 단순 역류로만 넘기면 안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환자 중에는 “체한 것 같고 울렁거린다”고만 하셨는데, 실제로는 담석 때문에 통증이 반복되던 분이 있었습니다. 또 다른 분은 가슴 답답함을 역류성식도염이라고 생각했지만 심장 검사가 먼저 필요했습니다. 겁을 주려는 말이 아닙니다. 증상이 겹칠 수 있으니, 내 몸에서 평소와 다른 신호가 이어질 때는 확인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역류성식도염은 흔한 질환이지만, 흔하다는 말이 가볍다는 뜻은 아닙니다. 반복되는 염증은 식도 점막을 예민하게 만들고, 삼킬 때 통증이나 음식 걸림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미국 소화기내시경학회 안내에서도 삼킴 곤란, 체중 감소, 위장관 출혈, 지속적인 구토 같은 경고 증상이 있으면 내시경 평가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약을 먹어도 계속 울렁거리면 확인이 필요합니다

약국에서 제산제나 위산 억제제를 사서 며칠 먹고 좋아지는 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반복적으로 약을 먹어야 버티는 상태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특히 2주 이상 증상이 이어지거나, 좋아졌다가 금방 다시 심해지는 경우에는 내과 진료를 권합니다.

진료실에서는 증상 기간, 식사와의 관계, 복용 중인 약, 체중 변화, 흑변 여부, 삼킴 불편을 확인합니다. 필요하면 위내시경, 혈액검사, 헬리코박터 검사 등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바로 내시경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이와 증상 양상에 따라 검사가 필요한 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위산 억제제는 보통 식전 복용이 중요한 약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처방받은 약을 식후 아무 때나 먹거나, 증상이 나아졌다고 임의로 끊었다가 다시 심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대로 오래 먹고 있는데도 계속 구역질이 난다면 약만 반복할 일이 아니라 원인을 다시 봐야 합니다.

이럴 땐 진료를 받으세요

다음 증상이 있으면 역류성식도염 증상 구역질로만 생각하지 말고 진료를 받는 쪽이 낫습니다. 응급에 가까운 신호도 섞여 있으니, 해당되는 항목이 있다면 미루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 구토가 반복되어 물도 제대로 못 마시는 경우
  • 토사물에 피가 보이거나 커피 찌꺼기처럼 보이는 경우
  • 검은 변, 피 섞인 변이 나온 경우
  • 음식이 걸리는 느낌이나 삼킬 때 통증이 생긴 경우
  • 이유 없이 체중이 줄거나 식욕이 뚝 떨어진 경우
  • 가슴 통증, 식은땀, 숨참이 같이 있는 경우
  • 50세 이후 새로 속쓰림과 구역질이 시작된 경우
  • 약을 먹어도 2주 이상 증상이 반복되는 경우

집에서 해볼 수 있는 관리도 있습니다. 저녁 식사는 잠들기 3시간 전에는 끝내는 편이 좋고, 야식과 음주는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식후 바로 눕지 말고, 복부를 꽉 조이는 옷은 피하는 편이 낫습니다. 누우면 신물이 올라오는 분은 상체를 약간 높이는 방식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런 방법은 증상을 줄이는 보조적인 관리이지, 검사가 필요한 신호를 대신 가려 주지는 못합니다.

구역질은 몸이 보내는 꽤 불편한 신호입니다. 하루 이틀 지나가는 울렁거림은 흔하지만, 신물 올라옴과 함께 반복되거나 삼킴 불편, 체중 감소, 출혈 신호가 붙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별것 아닌 줄 알고 참는 분들을 많이 봐서 더 조심스럽게 말하게 됩니다. 참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치료가 쉬운 시기를 놓칠 수 있으니, 애매할 때는 내과에서 한 번 확인받는 쪽이 저는 더 낫다고 봅니다.

역류성식도염인데 구역질까지 나는 건 왜일까요?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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