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통증이 먼저 오면 대상포진 초기증상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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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통증이 먼저 오면 대상포진 초기증상일 수 있을까요?

내과 병동에서 오래 일하다 보면 다리가 아프다고 정형외과부터 찾았다가 며칠 뒤 물집이 올라와 대상포진 진단을 받는 분들을 종종 봅니다. 처음에는 허리디스크처럼 저리고, 종아리가 당기고, 허벅지 한쪽이 화끈거린다고 표현하세요. 그런데 피부를 자세히 보면 아직 아무것도 없거나, 아주 작은 붉은 점 몇 개만 보일 때가 있습니다.

대상포진은 피부병처럼 보이지만 시작은 신경 쪽에서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릴 때 앓은 수두 바이러스가 몸 안 신경절에 숨어 있다가 면역이 떨어진 시기에 다시 활동하면서 생깁니다. 그래서 다리에 생기면 단순 근육통, 좌골신경통, 벌레 물림, 접촉피부염과 헷갈리기 쉽습니다. 저는 진단하지 않습니다. 다만 병동에서 본 경과상, 놓치면 오래 고생하는 병이라 기준선을 분명히 알고 계셨으면 합니다.

다리에 오는 대상포진은 왜 헷갈릴까요?

대상포진 초기에는 발진보다 통증이 먼저 올 수 있습니다. CDC 안내에서도 발진이 생길 부위에 통증, 가려움, 따끔거림이 며칠 먼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다리에서는 이 느낌이 더 애매합니다. 허벅지 바깥쪽이 타는 듯하거나, 종아리 한 줄이 바늘로 콕콕 찌르는 듯하거나, 엉덩이에서 발끝으로 전기가 내려가는 느낌처럼 말입니다.

특히 한쪽 다리에만 증상이 있으면 더 의심해볼 만합니다. 대상포진은 보통 몸의 좌우 중 한쪽, 특정 신경이 지나가는 길을 따라 나타납니다. 양쪽 무릎이 동시에 쑤시고 몸살처럼 아픈 양상보다는, 오른쪽 허벅지 앞쪽만 유난히 화끈거리거나 왼쪽 종아리 바깥쪽만 손대기 싫을 만큼 예민해지는 식입니다.

  • 한쪽 다리 피부가 스치기만 해도 아픔
  • 근육을 삔 기억이 없는데 타는 듯한 통증이 지속됨
  • 통증 부위가 띠나 줄처럼 이어짐
  • 통증 후 1~5일 사이 붉은 반점이나 작은 물집이 생김
  • 미열, 오한, 몸살 기운이 같이 옴

초기증상은 어떤 순서로 나타나나요?

제가 환자분들께 자주 듣는 표현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피부 겉이 아니라 속에서 타는 느낌. 둘째,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 셋째, 옷감이 닿기만 해도 따갑다는 느낌입니다. 근육통은 누르거나 움직일 때 더 아픈 경우가 많지만, 대상포진 통증은 가만히 있어도 욱신거리거나 피부 감각이 이상해지는 쪽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후 붉은 반점이 생기고, 작은 물집이 여러 개 모여 올라오는 경우가 흔합니다. 물집은 보통 7~10일 사이 딱지가 앉고, 전체 피부 병변은 2~4주 정도 지나며 가라앉는 흐름을 보입니다. 다만 피부가 나았다고 통증이 반드시 끝나는 건 아닙니다. 일부는 포진 후 신경통으로 이어져 수개월 이상 아프기도 합니다.

단순 근육통과 다른 점

운동 후 근육통은 보통 양쪽이 비슷하게 뻐근하거나, 특정 동작에서 더 아픕니다. 반면 대상포진은 피부 감각 이상이 앞에 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손으로 쓸어내렸을 때 유난히 따갑다, 샤워 물줄기가 닿을 때 쓰리다, 바지를 입고 걷는 것만으로 아프다는 말이 나오면 단순 근육통만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또 하나는 범위입니다. 대상포진은 신경 분포를 따라 줄처럼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오른쪽 엉덩이에서 허벅지 뒤쪽으로, 또는 왼쪽 허벅지 앞쪽에서 무릎 쪽으로 이어지는 식입니다. 물론 모든 사람이 교과서처럼 나타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애매할수록 빨리 진료를 보는 편이 낫습니다.

72시간 이야기를 꼭 하는 이유

대상포진은 항바이러스제 치료 시기가 중요합니다. 여러 진료 지침과 CDC 안내에서는 증상 초기에, 특히 발진이 생긴 뒤 72시간 안에 치료를 시작할수록 피부 병변 진행과 급성 통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합니다. 병원에서도 그래서 언제부터 아팠는지, 물집은 언제 처음 봤는지를 꼭 묻습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다리 통증만 있을 때 파스나 진통제로 며칠 버팁니다. 그러다 물집이 넓게 올라오고 밤잠을 못 잘 정도가 되어 오세요. 솔직히 이때가 제일 안타깝습니다. 대상포진은 버틴다고 면역력이 증명되는 병이 아닙니다. 빨리 확인해서 약을 쓸 수 있는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게 더 현실적인 대처입니다.

72시간이 지났다고 병원에 갈 필요가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새 물집이 계속 생기거나, 통증이 심하거나, 고령이거나, 당뇨·암 치료·스테로이드 복용처럼 면역이 약해질 조건이 있으면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진료가 필요합니다. 치료 여부와 약 선택은 의사가 피부 상태, 통증 정도, 신장 기능, 복용 중인 약을 보고 판단합니다.

다리에 물집이 보일 때 집에서 주의할 점

물집을 터뜨리면 2차 세균 감염 위험이 올라갑니다. 병동에서도 긁어서 진물이 나고, 주변 피부가 벌겋게 번져 항생제 치료까지 같이 받는 경우를 봤습니다. 통증 때문에 만지고 싶어도 가능한 한 깨끗하고 건조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붙이는 파스나 자극 강한 연고를 임의로 바르면 피부가 더 헐 수 있습니다.

  • 물집은 일부러 터뜨리지 않기
  • 수건은 따로 쓰고 손 씻기 철저히 하기
  • 임산부, 신생아, 면역저하자와 직접 접촉 피하기
  • 진통제는 기존 질환과 복용약을 고려해 의료진과 상의하기
  • 발진 부위에 뜨거운 찜질이나 강한 마사지 피하기

대상포진 자체가 다른 사람에게 대상포진으로 바로 옮는다고 표현하긴 어렵지만, 수두를 앓지 않았거나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수두 바이러스 전파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물집 진물이 있을 때는 조심해야 합니다.

이럴 땐 진료를 받으세요

다리 대상포진은 초기에 놓치기 쉬운 만큼 기준을 조금 낮게 잡는 편이 좋습니다. 한쪽 다리에 설명하기 어려운 화끈거림, 찌릿함, 피부 예민감이 있고 그 부위에 붉은 반점이나 물집이 보이면 당일 진료를 권합니다. 피부과, 가정의학과, 내과, 통증의학과 등 접근 가능한 곳부터 가도 됩니다.

  • 한쪽 다리 통증 뒤 물집이 생긴 경우
  • 통증이 밤잠을 깰 정도로 심한 경우
  • 발진이 빠르게 번지거나 고름, 심한 붓기, 열감이 동반되는 경우
  • 50세 이상이거나 당뇨, 암, 신장질환, 면역억제제 복용 중인 경우
  • 임신 중이거나 주변에 신생아, 면역저하자가 있는 경우
  • 발진은 적어도 통증이 줄처럼 이어지고 피부 감각이 이상한 경우

다리 통증은 흔합니다. 대부분은 근육통이나 허리 문제일 수 있습니다. 근데 한쪽으로만 타는 듯하고, 피부가 이상하게 예민하고, 며칠 안에 작은 물집이 올라온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대상포진은 겁먹을 병이라기보다 시간을 놓치지 말아야 하는 병에 가깝습니다. 애매해서 병원에 갔는데 아니었다면 다행이고, 맞았다면 빨리 잡은 겁니다. 저는 그 차이가 이후 통증 기간을 꽤 바꿀 수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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