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네 가지 주요변화에 주목해야

도움말: 최종화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신산업전략연구단장

▲ 최종화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신산업전략연구단장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이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각 국가들은 이동을 중시하는 ‘셧다운’을 시행하고 있다. 이는 ‘언택트(Untact)’라는 신조어를 부상시키며 비대면·비접촉 소비 등 새로운 비즈니스방식을 촉발하게 되었다.

특히 소비자의 수용이라는 측면에서 큰 변화를 야기하고 있는데, 셧다운 정책이 국가로부터 발의된 ‘타의적 고립’의 맥락이었다면 이 과정상의 경험은 국민에게 ‘자의적 고립’을 추구하는 경제 즉, ‘셧인 이코노미(Shut-in Economy)’ 현상을 불러오고 있다.

셧인 이코노미란 ‘스스로 가두다’라는 사전적 의미를 바탕으로 외부와 물리적 소통을 차단하고 개인화된 공간상에서 경제사회활동을 영위한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셧인 이코노미가 부상하면서 셧다운 보다 더 전향적이고 가속화된 경제사회적 변화가 예측되고 있으며 본 글에서는 다음의 네가지 변화에 주목 할 필요가 있음을 설명하고자 한다.

변화1, 온라인화(化)를 넘어 가상공간으로 확장

가상화 방향성 측면에서 살펴보면,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우려가 온라인 쇼핑시장의 성장을 유도했다면 앞으로는 가상쇼핑을 통해 필요한 물건을 배송 받는 등 가상-물리 공간이 융합된 O2O(Online to Offline) 비즈니스가 더욱 파격적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 핵심적이다.

이는 상호 접촉하는 환경을 회피하면서 코로나 상황 초기에 물리적 비접촉을 추구하기 위한 ‘드라이브 스루’ 등의 거래방식이 유행한 것의 진화된 모습이라 하겠다. AR·VR장비들을 기반으로 온라인샵에서 쇼핑을 하고 택배를 받거나 집근처 편의점에서 3D프린팅으로 물리적 물건을 손에 쥘 수 있는 환경이 빠르게 구현되고 있다는 것이다. 학원, 취미강습 등을 다니지 못하면서 화상통신을 이용한 원격교육, 온라인 요가, 요리강습 등이 강세를 보이면서 아예 온라인으로 체험을 하는 환경이 집집마다 구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변화2, 삼밀(三密)은 결국 도시의 저밀평탄화로 이어져


또한 평단화 방향성에서의 진화가 예상되는데 이는 재택근무, 원격교육 등이 일상화되면서 국민의 평균 인당 거주공간의 확장욕구가 증대되어 도시는 저밀평탄화 되는 방향을 지향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각종 활동들이 외부접촉을 꺼리면서 집 내부에서 진행되는 현 상황의 특성상, 집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

사무환경, 교육환경, 취미활동 등에 대한 공간 필요성이 늘어나면서 집안의 질적 수준이 높아지는 방향과, 양적 수준이 높아지는 방향이 발생하고 있다. 질적 수준이 높아지는 방향은 집안의 체류시간이 늘어나고 공간활용의 목적성이 다변화되면서 이에 필요한 환경을 갖추는 방향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양적수준 측면은 이러한 다목적성 공간이 필요하게 되면서 발생되는 현상으로 보통 다양한 공간을 한꺼번에 수용할 수 없기 때문에 ‘체험방’과 같은 다목적형 방(공간)이 필요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변화는 소위 국민평수라고 하는 개념의 변화를 야기할 것으로 판단되고 단위면적당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정해져 있으므로 결과적으로 도시 외곽으로 넓은 평수를 선택하는 부류가 증가되면서 도시는 보다 저밀평단화 되는 환경을 지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변화3, 거리두기는 결국 언제나 연결되는 ‘온택트(Ontact)’사회를 가속화

원격화 방향 측면에서는 원격파티 등의 사례와 같이 물리적 비접촉을 지향하지만 소외되지 않고자 하는 인간의 본성은 언제나 연결되는 ‘온택트(Ontact)’로 강화되는 현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 블루’와 같은 현상이 상호단절된 상황 속에서 소외감과 우울감을 증폭시키며 반작용의 하나로 나타난 것의 결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편의중심의 원격방식의 선택과 더불어 감정중심의 교감방식의 선택이라는 모순적 방향성을 기술을 통해 이루어간다는 특별한 사회로의 진입을 더욱 가속화 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변화4, 비접촉이 몰고 온 공유경제의 위축은 ‘독점적 전유’라는 새로운 생존방향을 지향

마지막으로 소유화의 방향은 ‘공유하지 않고 소유한다. 소유할 수 없으면 일시적으로 전유한다.’는 관점의 트렌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의미이다. 이는 공유경제의 몰락을 예측했던 초기의 방향에서 다소 전향된 방향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초기 쏘카(Socar)와 같은 기업이 공유경제의 몰락이 예상되면서 위축될 것으로 생각하였으나 단기렌트에서 장기렌트로 비즈니스 모델을 빠르게 전환하면서 생존성을 높이고 있는 현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소유한다는 것은 획득과 유지측면에서 많은 비용을 발생시키지만 우리는 모두 경제성을 고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또 공유하는 것이 주는 큰 이득인 자본집적화라는 측면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다수가 모임으로써 개인이 소유할 수 없는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누릴 수 있었던 기존의 공유경제 시스템은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한계점으로 인해 소소하게 소유하거나, 일시적으로 전유한다는 측면에서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펜션보다 차박과 캠핑이 유행하는 것에서 이러한 트렌드를 읽을 수 있으며, 안전이 확보된 공간 등을 외부와 차단된 형태로 전유하고자하는 경향이 사업모델로 빠르게 등장하고 있는 것을 유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변화의 핵심은 ‘사회의 수용성’

이러한 변화가 시사하는 점은, 새로운 기술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이 증가되고 변화를 수용하기 위해, 보다 근본적인 것까지도 바꿔나가는 동력이 되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핵심이 여기에 있다

그동안 우리가 가진 경제사회시스템은 고착화되었다. 이런 시스템의 고착은 기존 것을 개선하는 차원에 그칠 수밖에 없는 근본적 원인이다. 슘페터는 ‘마차를 아무리 연결해도 철도가 되지 않는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이 말이 주는 의미처럼 우리는 이 상황을 기회로 연결시키기 위해 새로운 혁신의 방법을 시도해야만 한다.

이 새로운 방식의 혁신을 불러오기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첫 번째 과업은 ‘미래비전’을 설계하는 것이다. 우리사회가 무엇을 지향하는지를 명확히 할 때 비로소 우리는 ‘수용된 미래’를 사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 미래’를 살 수 있게 될 것이다.

<저작권자 ⓒ 헬스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재회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