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시한폭탄 ‘뇌동맥류’, 사전 진단이 위험 예방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기온이 낮은 겨울철은 뇌혈관 관리가 중요한 때인데, 돌연사 예방을 위해 꼭 확인해야 하는 것 중 하나다. 뇌혈관 질환은 한국인 사망원인 5위에 달할 정도로 발병 빈도와 위험도가 높은 질환이다.

특히 뇌동맥류가 치명적이다. 뇌동맥류는 뇌동맥 혈관 일부가 약해지고 결손이 생겨 해당 부분이 꽈리처럼 부풀어 오르는 질환이다. 원인은 명확하지 않으며, 대부분 후천성으로 선천적인 발병은 드문 편이다.

건강한 이들에게도 종종 나타나며, 고혈압이 주요 원인이지만 유전성 질환이 있는 경우 발병률이 좀 더 높다. 혈관이 약해지면 나타나기 쉬운 만큼 중년 이후 연령대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하기도 한다.

뇌동맥류의 유병률은 전인구의 2~4% 수준이나, 고령화 사회로 접어드는 국내에서는 최근 발병이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집계에 따르면 뇌동맥류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8년 9만8천116명에서 2022년 16만5천194명으로 68%까지 증가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뇌동맥류를 미리 인지하고 사전에 예방해야 하는 이유는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생명에 매우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아무런 전조나 증상이 없다가도, 파열 현상이 갑작스레 나타나면 사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뇌 속의 시한폭탄’으로 불리기도 한다. 뇌동맥류 파열로 인한 사망률은 25%에서 최대 50%에 이르며, 환자 100명 중 15명이 병원 도착 전 사망할 정도로 치사율이 높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문제는 뇌동맥류는 파열 전 뚜렷한 증상이 없어 미리 대비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뇌동맥류가 일정 크기 이상으로 커지면 주변 조직을 압박해 신경마비나 두통, 감각저하 및 근력저하, 안면마비 등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기도 하지만, 이런 경우는 많지 않다.

한 번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통증 양상이 완전히 다르게 나타나게 된다. 생전 처음 겪는 수준의 극심한 두통이 대표적 증상이다. 이에 더해 구역, 구토가 나타나며 경련, 발작, 갑작스러운 의식저하, 심정지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드물기는 하지만 감기처럼 가벼운 두통 같은 증상이 수일간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뇌동맥류 질환의 예후는 파열 및 출혈로 인한 뇌 손상의 심각성에 달린 만큼, 의심증상이 나타나면 최대한 빠르게 응급실로 직행해야 한다. 자연호전을 기다리거나 검증되지 않은 약물복용, 민간요법을 시도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뇌동맥류는 정기적인 뇌 검사를 통해 미리 발견할 수 있는 만큼 고혈압, 연령, 음주, 흡연, 가족력 등 우려되는 사항이 있을 경우 일반적인 뇌 검사로 잘 알려진 MRI, MRA 등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특히 평소 잦은 어지럼증과 두통을 겪고 있고, 고혈압을 앓고 있다면 뇌혈관 검사를 진행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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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훈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