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 생존율 높아졌다... ‘치료해 볼 만한 난치병’이 된 이유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조기 진단이 늘고, 효과적인 항암제가 개발되며 췌장암 생존율이 증가하고 있다. 6개월 전후였던 전이성 췌장암의 생존율이 1년 전후로 향상되면서 ‘치료해 볼 만한 난치병’으로 인식이 바뀌어 간다.

소화 효소와 호르몬을 분비하는 기관인 췌장은 음식물의 소화와 흡수, 체내 혈당과 대사를 조절하는 기관이다. 췌장 세포 내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을 췌장암이라 하는데, 다른 암과는 달리 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예후가 좋지 않은 암 중 하나다.

췌장암의 치료 성적을 올리기 위한 방법은 조기진단 뿐이므로 특별히 위장 질환이나 담석이 없는데도 등과 배의 통증, 그리고 소화불량이 반복된다면 췌장암이 보내는 신호로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췌장암의 무서운 점은, 첫 진단 시 이미 50% 정도의 환자가 원격 전이를 동반한 4기 췌장암 상태라는 것이다. 전이는 없더라도 수술이 불가능한 국소 진행성 암도 35%에 달한다. 이렇듯 췌장암은 미세 전이나 주변 장기로 침범하는 특징을 보이고, 항암치료에 쉽게 내성을 가지며 표적치료나 면역치료에서도 큰 효과를 보지 못한다. 거기에 수술 후에도 재발하는 경우마저 흔하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 생존율이 높아지며 치료해 볼 만한 난치병으로의 췌장암의 인식이 바뀌고 있다. 당뇨병, 만성췌장염, 가족력, 췌장의 낭성 종양이 있는 고위험군에서 잦은 검사로 조기 진단이 늘고 있으며, 효과적인 항암제 개발과 수술 전후 적극적인 항암치료법이 췌장암 생존율 증가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거기에 이미 암이 진행돼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가 어려울 때 시행하는 복합 항암 치료제의 병용요법이 소개되면서 생존 기간이 향상된 부분도 있다.

췌장암은 초기에 느끼는 특별한 증상은 없지만, 췌장 머리 쪽에 종양이 발생하면 담도폐쇄로 인한 황달이 나타날 수 있다. 혹은 배나 등 쪽의 통증, 소화불량과 식욕부진, 급격한 체중 감소, 기존에 없던 당뇨 발생 등의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기존에 당뇨 환자라면 갑자기 혈당 조절이 잘되지 않는 현상을 경험하는 경우도 있다.

췌장암의 위험 요인으로는 당뇨병, 음주로 인한 만성 췌장염, 흡연 등이 있다. 가족력이 있을 때 발병률이 높아질 수 있으며, 췌장에 낭성 종양이 있는 경우에도 발병률이 상승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위험 요인을 줄이기 위한 노력과 함께 진단 후에는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충분한 영양을 공급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며, 금연과 금주는 필수다. 수면과 휴식을 적절히 하고, 기름진 음식을 피하며,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는 것도 바람직하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이종찬 교수는 “췌장암 치료의 핵심은 수술과 함께 항암 및 방사선 치료를 포함한 복합적 치료들을 얼마나 잘 완수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의료진과 함께 치료 과정 및 예후에 대해 충분히 상의하면서 본인에게 적합한 치료를 성실히 받는다면 췌장암도 언젠가는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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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