쭈꾸미낚시 가기 전, 내 몸 상태도 점검하고 계신가요?

가을이면 건강검진센터에서도 쭈꾸미낚시 다녀오신 이야기를 꽤 많이 듣습니다. 새벽 배를 타고, 바람 맞고, 종일 서 있다가 오니 재미는 있는데 몸은 생각보다 많이 씁니다. 병동에서 보면 낚시 자체보다 그날 무리한 뒤에 탈수, 어지럼, 상처 감염, 혈압 문제로 오시는 분들이 더 걱정될 때가 있었습니다.
새벽 출항 전, 컨디션이 먼저입니다
쭈꾸미낚시는 보통 이른 시간에 출발합니다. 잠을 3~4시간만 자고, 커피만 마신 채 배에 오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수면 부족, 공복, 카페인, 멀미가 겹치면 어지럼과 식은땀이 쉽게 옵니다. 평소 혈압약이나 당뇨약을 드시는 분은 더 조심해야 합니다.
당뇨약을 복용하는 분이 아침을 거의 못 먹고 배를 탔다가 손 떨림, 식은땀, 멍한 느낌이 와서 급하게 내린 경우도 봤습니다. 혈당이 낮아질 때는 배고픔보다 먼저 기운 빠짐이나 집중력 저하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사탕이나 주스처럼 빨리 먹을 수 있는 당분, 물, 간단한 탄수화물은 챙기는 게 좋습니다.
- 평소보다 심한 두통이 있으면 출항을 미루는 편이 안전합니다.
- 가슴 답답함, 숨참, 한쪽 팔다리 힘 빠짐은 낚시보다 진료가 먼저입니다.
- 혈압이 180/120mmHg 이상으로 반복 측정되면 증상이 없어도 의료진 상담이 필요합니다.
- 당뇨약을 먹는 분은 공복 출항을 피하고, 저혈당 대처 식품을 가까이 둡니다.
멀미약은 가볍게 볼 약이 아닙니다
멀미는 처음엔 속이 더부룩하고 하품이 나거나 식은땀이 나는 정도로 시작합니다. 이후 어지럼, 구역, 구토로 이어지면 낚시를 즐길 여유가 없어집니다. 메이요클리닉 안내에서도 멀미약은 이동 30~60분 전 복용하는 항히스타민제가 흔히 쓰이고, 스코폴라민 패치는 필요한 시간보다 몇 시간 전에 붙이는 약으로 설명합니다.
문제는 졸림입니다. 배 위에서는 발을 헛디디거나 낚싯바늘에 다치는 일이 생길 수 있어요. 술과 같이 먹는 건 특히 피해야 합니다. 녹내장, 전립선비대증으로 소변이 잘 안 나오는 분, 고령자, 임신 중인 분은 멀미약을 고르기 전에 약사나 의사에게 본인 상태를 말하는 게 안전합니다.
- 멀미약 복용 후 운전은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 패치형 약은 눈을 만지기 전에 손을 씻어야 합니다.
- 심한 졸림, 혼돈, 소변 곤란, 심한 입마름이 생기면 추가 복용하지 않습니다.
- 구토가 반복돼 물도 못 마시면 탈수 위험이 올라갑니다.
작은 상처도 바닷물에 닿으면 달라집니다
쭈꾸미낚시를 하다 보면 낚싯바늘, 칼, 집게, 아이스박스 모서리에 손이 잘 다칩니다. 보통은 물로 대충 씻고 장갑을 다시 끼는데, 바닷물과 해산물이 닿은 상처는 평소 상처와 다르게 봐야 합니다. 미국 CDC도 연안 바닷물과 상처가 접촉했을 때 비브리오균 감염이 생길 수 있고, 간질환·당뇨·면역저하가 있으면 위험이 커진다고 안내합니다.
상처가 생기면 먼저 깨끗한 물로 충분히 씻고, 피가 나면 직접 압박합니다. 빨갛게 번지는 범위가 커지거나 열감, 붓기, 고름, 물집, 심한 통증이 있으면 집에서 소독약만 바르며 기다리기 어렵습니다. 특히 통증이 상처 크기에 비해 과하게 심하면 빨리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 간경변, 만성간염, 항암치료 중인 분은 열린 상처가 있으면 바닷물 접촉을 피합니다.
- 상처 부위가 보라색 또는 검게 변하면 응급 진료가 필요합니다.
- 발열과 오한이 동반되면 단순 찰과상으로 넘기지 않습니다.
- 파상풍 예방접종이 오래됐다면 의료진에게 접종 필요성을 확인합니다.
햇빛, 탈수, 저체온은 계절과 상관없습니다
쭈꾸미낚시 시즌에는 선선하다고 느껴도 배 위 햇빛과 바람은 체력을 빨리 빼앗습니다. 땀이 많이 나지 않는 것 같아도 소변 색이 진해지고 두통이 오면 수분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젖은 옷을 입고 바람을 오래 맞으면 체온이 떨어져 떨림, 말 느려짐, 멍함이 생길 수 있습니다.
물은 한 번에 많이 마시기보다 조금씩 자주 마시는 쪽이 낫습니다. 술은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느낌은 있어도 판단력과 균형감각을 떨어뜨리고 탈수를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선크림, 챙 넓은 모자, 여벌 옷, 방수 장갑은 장비만큼 중요합니다.
- 어지럼이 있으면 서서 버티지 말고 앉아서 쉬어야 합니다.
- 소변이 6시간 이상 거의 없거나 매우 진하면 탈수를 의심합니다.
- 38도 이상 열, 의식이 흐림, 반복 구토는 귀가 후 관찰만 할 상황이 아닙니다.
- 가슴 통증이나 호흡곤란은 즉시 119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이럴 땐 진료를 받으세요
낚시 다녀와서 하루 이틀 피곤한 건 흔합니다. 근육통도 있을 수 있고, 잠을 못 자서 멍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증상이 시간이 지나며 좋아지는지, 반대로 번지고 심해지는지가 중요합니다. 병동에서 보면 환자분들이 가장 많이 후회하는 말이 ‘조금만 더 일찍 올걸’이었습니다.
상처가 붓고 뜨겁거나, 열이 나거나, 물집과 색 변화가 생기면 진료를 미루지 않는 게 좋습니다. 멀미 뒤 구토가 멈추지 않거나 물을 못 마시는 경우, 당뇨 환자에서 식은땀과 떨림이 반복되는 경우도 확인이 필요합니다. 쭈꾸미낚시는 즐거운 취미지만,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면서까지 다녀올 일은 아닙니다. 출조 전날 내 컨디션을 한 번 더 보는 습관이 생각보다 큰 사고를 막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