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운동선수들의 공공의 적 ‘전방십자인대 파열’ 예방하려면?

도움말: 은승표코리아정형외과 은승표 원장

▲ 은승표코리아정형외과 은승표 원장 
무릎 관절의 전방십자인대 파열은 이동국, 황선홍, 타이거우즈, 호나우두 등을 괴롭혔던 부상으로 유명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조사에 의하면, 국내 전방십자인대 파열 환자는 연간 4만 명 이상이 발생하고 있고 그 수는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환자 중 30% 이상이 20대이니,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활동적인 연령의 수많은 젊은이들이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고생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수술 경과가 좋아도 운동을 다시 시작하려면 6개월 이상 걸리므로, 운동선수들의 경우 한두 시즌을 허비하게 되어 선수 경력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곤 한다.

진단은 그리 어렵지 않다. 수술 경험이 많은 정형외과 전문의라면 대부분 무릎을 붙잡고 흔들어보는 간단한 테스트로도 인대 파열을 확진할 수 있다. 문제는 병원을 방문하지 않거나 수술이 무서워서 의사의 판단을 어기는 환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전방십자인대가 끊어진 상태에서도 일상생활과 어느 정도 운동 능력의 회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별다른 치료 없이도 시간이 가면 부기와 통증이 가라앉고, 3~4주 지나면 일상생활 및 심지어 달리기 등의 운동도 가능해진다. 거기에 ‘수술 없이 회복해서 잘살고 있다’는 식의 무책임한 인터넷 정보들이 환자의 판단력을 더 혼란시키곤 한다.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된  환자가 수술 없이 다시 운동을 지속하면 대부분 재부상으로 이어진다. 무릎이 흔들리는 불안정한 상태가 되기 때문에 착지나 방향 전환 등의 동작에서 무릎이 어긋나는 재부상이 일어난다. 그리고 이런 부상이 반복되면 연골 손상에 의해 물이 차고 염증이 반복돼 결국 관절염이 발생하는 후유증으로 이어지게 된다.

치료는 수술과 재활로 이어지는 과정인데, 수술은 부기가 빠지고 측부인대 등의 동반 손상 조직의 치유가 일어나는 부상 후 4~6주 시기가 적당하다. 의사들마다 수술 방식에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운동선수들을 포함해 스포츠 활동으로 조기 복귀를 원하는 젊은 환자의 경우 자가조직을 채취해 이식하는 ‘자가건 방식’이 기본 술기이다.

손재주와 열정을 겸비한 국내 의료진의 실력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으로 정평이 나 있다. 과거에 국내 의사들이 배우러 찾아갔던 나라에서 역유학을 오는 경우도 많다. 그동안 많은 부상 선수들이 외국에 나가서 치료받았던 이유는 수술과 연계된 재활 시스템 때문이었는데,  그 사이 대부분의 국내 병원에도 재활 시설이 갖춰져서 수술·재활이 동시에 진행되는 ‘조기 재활 시스템’이 국내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하게 됐다.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꾸준한 체력 훈련이 중요하다. 특히 점프·착지, 방향 전환 등 전방십자인대 부상을 일으킬 소지가 큰 동작을 견딜 수 있도록, 무릎 주변의 근력을 키워야 한다.
아울러 준비 운동을 철저히 해야 한다. IOC, FIFA 등의 경기단체에서도 선수들의 부상을 줄이기 위해서 스트레칭, 근력 트레이닝, 파워 운동, 민첩성 운동, 정리 운동 등으로 구성된 경기 전 준비 운동을 홍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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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이 기자 다른기사보기